너무 갑작스럽게 남편이 발령이 나서.. 그냥 막, 정신없이 어찌어찌 해버렸네요.
29년을 살던 서울 땅인데, 결혼하고 몇해 지내면서 대전사람이 다 되서, 다시 올라가려니 한참 까마득하더라구요.
82에서 만난 인연도 많아.. 저에게 아이들 책이며 고맙게 물려주신 **님, 베이킹 재료 나누어 주신 &&님, 아이들 키우는 얘기 사는 얘기..반갑게 나누어 주시던 --님 등등..
사실 다 인사드리고 왔어야 했는데 어쩌다 보니 홀랑 날짜가 되서 올라와 버렸어요. ㅠ.ㅠ;;
사람 인연이라는게 어찌 그리.. 칼로 자르듯 잘라지는건가요? 마음 한구석이 아직도 거기 남아 있어요.
이제 이사한지 한 열흘 남짓?? 되는데, 아직도 집정리는 다 못했어요. ㅠ.ㅠ
그저 밥은 겨우 끓여 먹어요. 그런데, 내 부엌이 아직도 내 부엌이 아닌듯 맨날 뭐 하나 하려면 여기저기 다 열어보고 찾느라 헤매요. ㅠ.ㅠ;;;

이사한지 사흘째만에 처음으로 밑반찬 세가지 만들어 겨우 밥 해먹기 시작했지요.
두어달 남편과 떨어져 지내다 보니 반찬하는 걸 다 까먹어 버려서..ㅠ.ㅠ.. 재료 물어다 오는건 둘째치고 뭘 해먹어야 하나 한참을 서성 거렸다는...ㅎㅎㅎ
결국 만들었다는게 메추리알 삶아 넣은 장조림에 콩자반, 무말랭이 무침이었어요.
이걸 해놓고도 식구들 어찌나 좋아하던지... 집밥에 다들 굶주려 있었던 게지요.

그리고 그 다음 다음날 쯤은 저도 처음으로 동네 마트 나가서 이것저것 사다 가짓수를 늘려 봤지요.
계절이 언제 바뀌었는지도 몰랐는데 시장에 온통 봄나물 천지더라구요.
동부묵 사다 무치고, 미나리 데쳐서 초장이랑 놓고, 달래에 오이랑 새콤하게 무쳐 놓고..

바지락이랑 달래 넣고 된장찌개도 구수하게 끓여 먹었어요.
너무 행복한거 있죠? ^^

이사통에 오븐은 멀쩡한가 싶어 베이킹도 다시 시작했지요.
버터며 계란이며 재료가 뭐가 없어서 걍 암것도 안들어가는 바게트 부터 해봤어요.
아주 플레인은 아니고.. 밀가루 대비 호밀가루를 20% 정도만 섞었어요. 더 많이 섞고 싶은데 제대로 나올지 자신이 없어서...
한개는 그냥 칼집 내서 굽고요, 두개는 마늘+ 버터를 섞어서 칼집 사이에 넣고 구워 봤어요.
분명 어디서 본 기억이 있는데 자세하게는 기억이 안나서 마늘 버터를 처음부터 올리고 굽는지 아니면 중간에 올리는지 한참 고민했었어요.
궁리 끝에 결국 전 나중에 올리고 구웠는데, 나중에 언니한테 물어보니까 첨부터 올리는 거더라구요.
2차 발효 한다음 칼집을 내고, 조금 두어 사이가 좀 벌어지면, 마늘 버터를 짜주머리를 이용해서 일자로 짜주는 거랩니다.
마늘 버터 만들때 연유를 조금 넣기도 한다는 군요. 그러고 보니 제 기억에 전에 빵집에서 사먹던 마늘빵은 살짝 달짝지근한 맛도 있었더랬어요.

이 담담하고 구수한 빵은 굽자 마자 그자리에서 쓱쓱 잘라 다 먹어 버렸지요. ^^

그리고 그 담날은 이사 기념으로 이웃들에게도 돌릴겸 부쉬맨 브레드를 이렇게나 많이 구웠는데..
벨 누르는 족족 모두 다 빈집이더라는...아래, 옆, 윗집이 모두 말예요..ㅠ.ㅠ;;;
이럴수도 있습니까? 하여간에 덕분에 남은거는 다 랩에다 꽁꽁 싸서 냉동시켜 버렸어요.

울 큰아이 새 어린이집 처음 간날, 간식으로 먹을 카스테라도 만들었어요. 계란 한판 산 기념으로..ㅎㅎㅎ
계란만 넉넉히 있으면 다른 재료는 특별히 필요한게 별로 없어서 이런거 너무 좋아요.
이번엔 히트레시피의 꿀카스테라로 했어요. 꿀카스테라는 soralees님 레서피와는 달리 별립법인데요, 어찌보면 실패 확률은 더 적은거 같아요. 보울을 두개 써야 해서 그게 좀 귀찮은데, 나머진 참~~ 쉬어요.
언제나처럼 식할때는 실리콘 패드에다가 버터를 잔뜩 발라서 뒤집어 식혔더니 각은 진짜 끝내주게 나왔지요??
히트레시피의 분량대로 계란 7개를 하면 파이렉스 사각 용기에 맞춘것처럼 한판이 딱 나온답니다.
제껀 오븐용기로 손잡이 있게 나온게 아니라 밀폐용기 겸용으로 파란색 뚜껑 달린 거예요.
그게 높이가 좀 높아서 카스테라 굽기에 딱 좋거든요.
정확하지는 않은데 사이즈가 한 20*25~30정도 되나봐요.
원래 카스테라는 각잡힌 나무틀에다가 많이 굽는데요, 그게 사이즈가 무지 큰사이즈 밖에 팔지를 않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목재상에서 나무 사다 맞추는 분들도 있긴 한데 저는 아무래도 그게 조리 전용으로 나온 소재가 아니면 찝찝해서리...
그래서 일부러 카스테라 굽는데 쓰고 싶어서 파이렉스를 장만했었어요. 크기도 적당하고 유리 두께가 꽤 두꺼워서 옆면이 지나치게 두꺼워지거나 타지를 않는답니다.

대강 썰어서 아이들 간식으로 슈웅~
구멍이 좀 숭숭~~ 하네요. 그래도 촉촉하고 아주 맛나요. ^^
바람이 많이 찬데, 그래도 봄 햇살이 참 좋습니다.
모두들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