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나는 당근인데 이렇게 작아요.
얼마전에 도시농부님이 당근을 솎으셨다며 자잘한 당근가족 한 줌을 가져다 주셨어요.
참 앙징맞고 곰살스러운 이 당근을 어찌해 먹나 머리가 심란~~하더라구요.
그런데 한 참 시간이 지난뒤 어머님을 보여드렸더니 웃으며 한 말씀 하십니다.
"누가~~그런 당근을 가져왔냐? " 시며
"그거 당근개떡 만들면 맛있겠다~." 그러 십니다.
제 손가락 보다 더 작더라는 그러니 제가 머리가 안아프나요? 이렇게 깨끗히 씻어서
엥? @!@ 당근개떡?
" 어머니 그런 개떡도 있나요?" 했더니
"그럼 옛날에 밀가루 묻혀 쪄 먹으면 얼마나 달달하니 맛있었는 줄 아냐?." 그러십니다.
그래요?
알았습니다!!
밀가루에 소금을 뿌려 대충 간을 맞추고 당근을 내맘대로 굴려줍니다.
제가 누굽니까? 바로 작업들어갔지요.^^
가뜩이나 이 풍신난 당근을 어찌먹나? 도시 농부님 성의를 봐서라도
맛나게 먹어야 하는데 머리 싸매고 있었던지라 너무나 반갑더라구요.
묻으면 묻은대로 찜판에 올리고 푹~~찌면 되는거지요.
참 귀여워 죽겠어요.
무슨 장난감 같기도 하고...
그래도 신이나더라구요.
어머님은 쌀가루로 찌면 더 맛나다고 하셨어요.
푹 찐 당근은 이외로 달콤하고 개운하고 말랑보다 더 물커렁하니
입에 살살 녹았습니다.
이게 뭔 맛이여~! 처음 먹어본 사람들은 그럴거 같은데...
울 어머니 앉은 자리에서 남은 개떡 싹싹 비우시네요.
이렇게 한 방에 멋지게 해치울 것을 괜시리 고민했나 싶어 허망하기도 했답니다.
옛날에 드셔봤던 맛이라 감회가 새로우신거 같았어요.
당근개떡을 어머님이 너무 반가워 하셨답니다.
큰 당근은 썰어서 해도 된다고 말씀하셨지만 제 보기엔
그냥 이렇게 자잘한 당근으로만 하는게 더 폼도 나고 맛도 있을거 같아요.
맛 보다는 고단한 삶 이야기가 더 들어있을 것 같습니다.
당근개떡 혹시 이야기 들어보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