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빨강머리앤입니다.
하루가 삼년이 아닌 삼십년쯤 된 것 같았던 6월이 지나네요.
나이든 신혼부부축에 끼는 저희 부부는 요즘 아이갖기에 애쓰고 있답니다.
누구에게는 쉬운일이 어느 누구에게는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듯이
아이갖기.는 저희 부부에게 더없이 어려운 일이네요.
작년부터는 일도 좀 줄여보고 좋다는 약도 먹고 운동도 하고 병원도 다니고
편안한 마음을 갖고자 여행도 다니고 해도 계속 안되니 자꾸 기운만 빠집니다.
이번달에는 결심을 하고 적극적 시술 방법으로 발을 내디뎠습니다.
정말 하루가 삼년같고 삼십년같이 흐르다가 맞게된 남편의 생일.
생일때면 특별히 더 신경써서 준비하는 생일 밥상외에
올해엔 아주 특별한 선물을 줬으면 하는 생각으로
생리예정일이 좀 남았지만 테스트기를 꺼냈습니다.
이런 마음을 눈꼽만큼도 헤아리지 않고 단번에 선명한 한 줄이 뜨더군요.
며칠 후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습니다.
생일 아침, 새벽같이 일어나 전날 준비해 둔 재료로 불고기와 잡채를 볶아내서
팥밥과 미역국으로 차분하게 아침을 먹고 생일 축하를 전했습니다.
임신 소식을 같이 알렸으면 더욱 기쁜 생일이 되었을텐데 담담하게..

그리고 하루지난 저녁, 생일날 미처 케익을 준비하지 못해
이번엔 늦은밤 일인용 시루를 꺼내 백설기 한 그릇을 쪘습니다.
부쩍 늘어난 마누라의 신경질과 변덕과 짜증과 우울에
늘 의연히 대처하는 남편한테 고마운 마음을 가득 담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