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치미 항아리를 마지막으로 부시고 나니 남은 동치미 국물이 텁텁하네요.
그래도 시지 않으니 맛있습니다. (부시다는 깨끗히 씻었다는 뜻이지요.)
그냥 숭숭 썰어 먹다가 이제는 채를 썰어 먹습니다.
다 먹을때까지 깔끔하게 먹으니 기분이 참 좋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집에 있다보니 냉장고 문이 몸살이 납니다.
뭐 특별한 것도 없거늘 먹을거 마실거 찿는 아이들 통에 정신이 없어요.
마음이 뒤숭숭하니 식혜 한 번 한다고 맘만 먹었지
얼른 서둘러 지지 않습니다.
생각난김에 동치미 김밥을 만들어 주었어요.
단무지가 없는 바람에 떠오른 아이디어 입니다.
잘 익은 김치는 머리만 자르고 국물을 꼬옥 짜주고
동치미 무를 굵게 길게 썰어주고 계란지단 부쳐놓고
참기름 소금 식초 설탕 통깨를 넣고 밥 밑간을 해 준 다음
도르르르 말아주었습니다.
배고프고 출출할때야 뭔 들 안맛있겠습니까?
집에 있는 찬으로 또 한 끼를 해결했다지요.
어제는 조카들도 와 있어서 김밥 재료만 따로 만들어 주고
너네들 맘대로 김밥을 싸 먹어라~~ 했더니
생각보다 즐거워 하고 김밥도 제법 잘 말고 알아서 맛있게 먹더라구요.
종종 이런 방법 써 먹어야 겠습니다.
올 다가올 겨울에는 동치미 담그는 양을 더 늘려야 겠어요.
된장찌개도 양이 조금 많지요?
멸치와 냉동게를 넣고 된장풀어 끓이다 두부와 달래 버섯만 넣고 끓인 찌개입니다.
파래 한 주먹 사서 3분의 2는 무치고
3분의 1은 파래전을 해 먹었습니다.
가끔 식당에 가면 얇사롬하고 파릇하니 부쳐내는게 뭔가 했더니
바로 파래로 부친 파래전이더라구요.
밀가루 반죽에 잘 씻어 건져놓은 파래를 넣고
소금 간만 하여 부쳤더니 맛이 아주 깔끔하더군요.
옆에 김치 부침으로 색깔을 맞춰 주었더니 이쁘지요?
콩나물 국 끓이고 난 뒤 남은 한 줌으로 콩나물지짐도 해 보았어요.
살짝 삶아준 뒤 갖은 양념(소금 참기름 마늘)을 하여 밀가루 반죽하여 부쳤습니다.
뜨거울때 먹어야 제 맛인거 같아요.
두부 남은걸 계란 옷을 입혀 부쳐주었습니다.
남은 야채 아무거나 살짝 올려 색감도 줘 봤는데 참 허접하네요~

초스피드 콩나물 국입니다.
아침 국으로 참 좋지요.
이것 저것 준비가 안되어 있을 때에는 콩나물 만큼 착한 재료가 없지 싶습니다.
육수도 없고 국 끓이기도 싫고 그렇다고 안 끓일 수는 없는 그런 날 있잖아요~
그러면 종종 이렇게 대충 콩나물 국을 끓인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1000원 어치라도 콩나물은 준비를 해 놓는 편입니다.
맹물에 콩나물 씻어 넣고 멸치망 주머니에 멸치좀 넣어주고 뚜껑을 열고 팔팔 끓여줍니다.
어느 정도 끓고 난 뒤 멸치망을 꺼내주고 왕소금 마늘 고춧가루 이렇게만 넣어주면 끄읕!
여기에 파가 있으면 송송 썰어 넣어주면 띵호야 입니다.^^
그러면 밥 한 공기 말아 잘 익은 김치 척 올려 먹으면 아침이 든든하지 않겠는지요.
새로운 음식이 없으면 아이들에겐 반찬이 없는 집이 된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어쩌겠어요.
맛없다고 하다가도 배 고프니 할 수 없이 먹더라구요.
집에 있는 재료로 뭘 해 먹는다는 것도
주부로서 생각을 많이 해야지 싶어요.
귀차니즘이 발동하거나 너무 길게 귀찮아 한다면
모두 버려야 하는 아픔이 있습니다.
잘 해서 먹는다 해도 식구가 아무리 많다고 해도
때를 놓치고 조금만 게으름을 피우면 꼬옥 버리는게 나오더라구요.
옛 어르신들 보시면 정말 혼나도 열 댓번 혼나지 싶어요.
맘 먹은 김에
냉장고 냉동실 한 번 뒤져 보는 새로운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저도 시장 안가고 한 번 버텨보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