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움을 조금 벗어난듯한 느낌입니다.
찬물을 끼얹고 난 뒤 짧게나마 가져보는 이 시원함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렵니다.
얼음 동동 띄운 생수 한 컵에 내 더운 마음 맡겨놓고
또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어제 오신 작은 시누님과 사돈님은 아까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집으로 가셨습니다.
일산에 오시면 그 멋장이들이 경빈과 같은 일명 무수리가 되어 일을 해주십니다.
뭐? 할거 없나? 우리 있을때 얼른 부려먹어요~
하면서 한시도 쉬지를 않으시네요.
저 보다 더 많은 세월을 사셨던 분이라 이해하고 헤아리는 마음이
조금은 남다름을 느낍니다.
아~~하면 어~ 하고 받아주시니 힘들어도 이를 악물고 요즘 일을 했네요.
내 주변에 자연스레 어우어진 고마운 인연들을 소중히 주워 담습니다.

친정 어머님의 애닳은 마음을 가장 크게 느끼는 이 멸치젓갈.
나 살아 있을때 이거라도 네게 해주마~ 하시며 45도 꺾어진 허리로 해마다
5~6월이 되면 멸치젓갈을 담가 보내주시네요.
막내딸 잘 되길 바라는 그 마음 어찌 제가 모르나요?
"어머니...
이 젓갈로 맛난 김치 잘 담고 있습니다. 밥 잘 먹고 분들과 마음 함께 나누면서
열심히 잘 살고 있으니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혼자 이렇게 읇조려 봅니다.
내일 모레 글피 일요일은 돌아가신 큰 오빠 생일입니다.
친정 어머니 가슴에 묻은 큰 오빠의 생일날을 당신이 어떻게 이겨내실지 모르겠네요.
세월이 흐르면 더 옅어질까 기대해 보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지난 시간이 더 또렷해지니 어쩌나요?
작년 멸치 젓갈을 오픈하면서 가여운 친정어머니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세상의 어머니들은 왜 그리 가여운가요?
철 모를때 시집와서 다 그렇게 사는갑다~긴 세월을 마음속에
가득 품고 살아오신 시어머님 친정어머님. 그 외 어머님들...
그 흐르는 세월속에 당신들의 아픈 마음들을 살~살 흔들어 씻을 수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멸치 육젓 그대로 한사발 무쳐봅니다.
마늘 다진것, 홍고추 송송 썰은것. 파 송송 썰은것. 청량고추 썰은것.깨소금,고춧가루
넣고 버무리는 동안 꼬소롬 짭짜롬한 맛이 코 끝을 스칩니다.

어때요? 맛있는 냄새 나는가요?

회원님께 선물로 받았던 다시마 입니다.
아마도 이 젓갈 먹을 무렵이지 싶어 미리 준비해주신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배려...
이 작은 배려가 그나마 그 동안의 힘들었던 일들을 잠시 잊게 해주네요.
내가 혼자인 듯 하지만
뒤에서 말없음으로 지켜봐 주시는 그 누군가가 있음을 기억합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음을 기억합니다.
맑은 물에 몇 번이고 헹구고 또 헹구어 우려낸 싱싱한 다시마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이렇게 올려 먹어보고...

상추에 요렇게도 올려 먹어보고...

연하디 연한 호박잎에도 먹어봅니다.
더 이상 말이 필요있나요?
드셔보신 분들은 아마 꿀꺽!
하시며 나도 모르게 침넘김을 하실지 모르겠네요.
멸치젓갈만 보면 등허리 굽은 친정어머님 생각에
괜시리 뒤숭숭 해지는 경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