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사는 파주에는 이제서야 개나리, 목련 진달래가 피고 있어요.
서울, 하다못해 일산보다 봄이 늦게 오는 덕분에 쑥도 이제 한창이고
진달래도 한창입니다.
출근길에 마주하는 산들의 연분홍 꽃들이 얼마나 이쁜지요?
학창시절엔 진달래 하면 김소월님이 생각나더니 언젠가부터 왜 진달래화전만 생각나는지요?
이 봄에도 앞산에 진달래가 피자 어김없이
~~~달님처럼 둥그런 진달래 꽃전은 송화 가루 냄새보다 더 구수하고 ~~~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화전놀이 갈 꿈을 꿉니다.
어제 점심시간에는 회사 근처 산을 찾았습니다.
쑥도 뜯고, 진달래도 따고, 막걸리 식초 만들 욕심에 솔잎도 좀 땄어요.
그동안 꿈만 꾸던 진달래화전,
제 나이 마흔이 다 되어서 82쿡의 힘을 빌어 만들어 봤습니다.
너무 간단해서 레시피라 할 것도 없지만 함께 만들어 보실까요?
재료 : 찹쌀가루 2컵, 진달래 꽃잎 20장, 쑥 3개,
1. 찹쌀가루를 익반죽합니다.
저는 방앗간에서 빻을 때 소금 넣은 것이라 따로 간 안 했습니다만
시판 찹쌀가루라면 소금 약간 넣어 주세요.
2. 송편반죽보다 좀 더 질게 반죽해서 비닐로 덮어 냉장고에서 30분 숙성시킵니다.
3. 쑥을 깨끗이 씻고, 진달래도 조심스럽게 씻어 주세요.
꽃잎에 상처 나지 않도록 흐르는 물 대신 볼에 받아서 두세 번 흔들어 주세요.


꽃의 술은 떼어 주세요.

4. 면 보에 놓고 물기를 제거합니다.


5. 반죽을 경단크기로 동글동글 빚어서 설탕 뿌린 쟁반에 담아 주세요.
질게 반죽 했더니 저절로 가라앉아서 조금 동글납작해졌습니다.

6. 데운 후라이팬에 식용유 조금 넣고 동글린 반죽을 5~6개 올리고
뒤지개로 눌러 주세요.
7. 한 면이 다 익으면 뒤집고, 진달래와 쑥을 올립니다.
8. 진달래가 있는 면을 한 번 더 빠르게 뒤집어 주면 진달래가 익으면서
색이 더 예쁘게 살아납니다.
9. 접시에 설탕을 뿌리고 그 위에 화전을 올려 주세요.
화전을 여러 겹 포개려면 위에도 설탕을 뿌려 주세요. 금방 들러붙거든요.


막연히 번거럽게만 느껴지던 일들,
막상 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새삼 알았습니다.
주말에 작은 산이라도 올라서 진달래 몇 잎 따서 꼭 화전 만들어 보세요.
진달래 구하기가 정 어렵다면 식용 꽃 사다가 하셔도 좋겠지요.
이도저도 어렵다면 대추꽃 만들어서 쑥갓 잎 두 개 올려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