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면 봄탄다고나 하지 아직 봄도 멀었건만...
우리가족 중에서 가장 무난한 식성을 가진 사람은 남편입니다
반찬이 있으나 없으나 그저 한그릇 뚝딱인 사람이에요
이참에 남편 자랑질 좀 해볼까요...^^*(워낙 자랑 할 만한 일이 없으니 이거라도~ㅋ)
저 결혼한지 올해로 16년차인데
이제껏 살면서 반찬투정 하는 소리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아울러 맛있다는 말도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는...ㅠㅠㅠ
남편의 식성이 까다로웠다면 제 음식 솜씨가 한층 업될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죠..
근데...남편이 까다롭지 않아서 좋다 싶었더니..만만치 않은 적수가 나타났습니다
누군 누구겠어요...아들들이죠..
제 주변 사람들은 제가 아이들 입맛을 버려 놓았다고 하기도 합니다
먹거리는 그저 집에서 만든것,무농약일것,튀기지 않은것,인스탄트 아닌것...등등
제 잘못(?)이기도 하지만 사실 어느 어미의 마음이좋은 음식 먹이고 싶지 않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며칠전에 먹은 동태찌게 선보입니다
일반적으로 동태찌게는 무를 깔고 콩나물을 얹어서 얼큰하게 끓이잖아요
근데 저희 시댁에서는 김치와 동태를 넣고 약간의 된장과 맛술을 조금 넣고 끓입니다
김치와 끓인다니까 다들 이상하다 놀라기도 하고 맛이 상상이 안된다고 하시는 분들도
맛을 보면 아주 괞찮다고 하시죠

우리들이 잘 알다시피 김치는 어느 음식과도 궁합이 잘 맞잖아요
고등어나 꽁치와 찜을 해도 좋고 이렇게 동태찌게에 넣어도 좋아요...
처음에 이 음식을 보았을때 숟가락 가기가 쫌 그랬어요
웬쥐~~~
근데 먹어보고는 그 맛에 반해서 겨울만 되면 김치 동태찌게를
몇번씩 해먹고 지나갑니다
신혼때 재래시장에서 동태를 사왔는데...
동태대가리를 넣어야 국물맛이 풍부해 진다는 소리는 어디서 들어가지구서리...
온갖 정성을 다해서 끓였는데....
맛을 보니 도저히 먹을 수가 없는거에요...그 쓴맛이라니..
대가리쪽에 들어 있는 쓸개를 빼지 않았던 거지요
생선가게 아짐니가 빼주는것이 정상(?)인 것으로 알고 있었던 새댁인 저...
그 날 이후로 동태 쓸개에 대해서는 노이로제에 걸렸다지요
요즘도 가끔 동태찌게를 끓일때면 꼭 쓸개의 유무를 꼭 확인하곤 한답니다

입맛 없는 작은아이가 아주 달게 먹어줘서 기분이 좋았어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매일 고기만 찾더니만 입맛이 없어지니 얼큰한
국물을 찾네요
끓이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잘 익은 김장김치의 속을 털어내고 적당한 크기로 자릅니다
냄비 바닥에 김치를 깔고 쓸개를 제거한 동태를 대가리까지 다 넣고
미리 내놓은 멸치육수를 부어요 맹물 부어도 됩니다
된장을 반스픈정도 넣고 맛술을 반스픈정도 다진 마늘 약간만 넣어주세요
이 정도만 해도 간이 잘 맞지만 만약에 간이 안맞는다면 소금으로 간을 보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대파를 큼직하게 썰어서 넣어주시구요

커다란 냄비에 끓여서 요기에 담아 먹었어요
돌냄비 꺼내기도 귀찮아서리~ㅋㅋ
김장김치가 맛있게 익었을때 해먹는 메뉴로 한가지 추가...^^*
이렇게 올리다 보니 김장김치를 활용한 음식 연재가 될것 같네요
제목에 암시를 쩜 줘볼까 싶어요...홍홍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