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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도라지 차, 눈오는 날

| 조회수 : 6,861 | 추천수 : 2
작성일 : 2013-12-13 14:40:45

가족들 잔기침이 조금씩 이어지고 있어서

도라지 차를 끓여봅니다.

 


며칠 전에 시아버님과 신랑이 산에 가서 캐온 약도라지,

과수원 끄트머리에 있는 대추나무와 배나무에서 따왔던 대추와 배.

 

깨끗이 씻어 손질.

 

배는 제 주먹만한 작은 크기에요.

작아도 맛난 배 향이 가득해요 ^^

 


큰 솥에 넣어 3시간 정도 달일거예요.

이 지역은 아직 LPG 를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도시가스보다 비싼 가격이 좀 흠이에요.

그래도 건강을 위해 달이는 도라지 차니까 하는 마음에 당당하게 3시간 달입니다 ^^;

 

이렇게 달이는 것은 마당에 있는 가마솥에 하면 좋은데,

전 한번도 사용해본적이 없어서 ^^; 엄두가 안나요.

 

이렇게 솥 하나 얹어두고,

밖에 슬그머니 나가보니......

 


온 세상이 하얘졌네요 ^^

 


집 마당 입구 왼편에 있는 커다란- 정말 커다란 배나무.

시아버님께서 아주 어렸을때부터 배가 열린 나무래요.

가끔 시아버님 어린 시절 배가 툭- 떨어지는 그 장면을 꿈으로 꾸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이야기를 들은 후엔 저 배나무를 볼때마다 아버님 생각이 나요 ^^

 

요 몇 년간 저 배나무에 배가 열린 적이 없었다던데,

올해는 배가 아주 많이 열렸어요.

적과(열매가 작을때 솎아주어 과실을 크게 만드는 것)를 해주지 않아서

다 익은 배가 제 주먹보다 작았어요.

 

그래도 맛은 어찌나 좋던지, 그 달콤한 맛이 아직도 생생해요. ^^

 


집 바로 뒤에는 산이라서

산까치, 딱따구리 등 많은 새들이 살아요.

아침마다 여러 종류의 새 지저귀는 소리- 산까치가 훼방놓는 소리 다양한 소리가 들려요.

산까치는 서울에 살던 까치와 생김새도 목소리도 좀 다르더라구요 ^^

딱따구리가 나무 때리는(?) 소리를 첨 들었을땐 신기해서 한참이나 현관에 서있었어요 ㅎㅎ

 

 


이것저것 하다보니 3시간이 훌쩍 지나서

도라지차가 완성되었어요.

한모금 홀짝 마셔보니 대추의 달달한 맛과 도라지의 은은한 맛이 느껴지네요 ^^

대추 덕에 꿀을 안넣고 마셔도 되겠어요.

 

 

요즘 병원에서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해서 노력하곤 있는데,

평소에 잘 마시지 않았더니 자꾸 물 마시는걸 잊어요.

 

그냥 물은 심심하니 차가 좋아요.

마침 어제 빻은 거피들깨가 있어서 들깨차 한 잔.


들깨 2 숟갈, 꿀 조금 뜨거운 물에 타먹으니 좋네요-

생각보다 맛나서 홀짝홀짝 다 먹었어요 ㅎㅎ

 

 

 

추운 날, 따뜻한 차가 좋다고해도

이렇게 눈 쌓인 날에는 구운 고구마가 빠지면 안되죠~




멧돼지 습격에도 꿋꿋이 살아 남은 기특한 호박고구마입니다 ㅋ ^^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eesun
    '13.12.13 4:55 PM

    어릴적 동심으로 돌아가는듯한 장면들입니다 도라지차와 구운고구마 먹구싶네여 ~~

  • 기념일
    '13.12.13 7:22 PM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
    가까운 곳에 계심 함 대접해드리고 싶네요 ㅎㅎ

  • 2. 언제나23살
    '13.12.13 8:33 PM

    도라지차에 배를 넣고도 하는군요 덩달아 건강해져요

  • 기념일
    '13.12.13 9:07 PM

    네, 도라지와 배가 기관지에 좋다고 하네요 ^^
    달달한 맛을 추가하려고 대추는 덤으로 넣었구요,

    '언제나23살'님 닉을 보면 항상 즐거워지는 것 같아요~
    어쩜 그렇게 닉을 잘 지으셨는지요 ㅎㅎ

  • 3. 꽃편지
    '13.12.13 10:49 PM

    하늘과 땅의 경계가 안보일정도로 내린 눈을 보니 울컥하네요...아..이렇게 고향을 우리나라를 떠나오면 이런거구나 하며 보고 또 봅니다
    참 국산도라지 너무 탐나네요..얼마나 향긋할까요!!

  • 기념일
    '13.12.14 9:49 AM

    어디 보여드리기 부끄러운 사진과 글이라고 생각해서
    글을 잘 안올리게 되는데...
    꽃편지 님의 댓글을 마주하니 그 기분이 전해져오는것 같아요..^^

  • 4. 수민이아빠
    '13.12.13 11:52 PM

    경치도 좋고 산에서 캐온 도라지 (자연산 치곤 엄청 큰편이네요^^)
    차 한잔 뜨끈하게 해서 마시면 신선 노름이 따로 없겠어요

  • 기념일
    '13.12.14 12:32 PM

    도라지는 6년 넘은 것이라고 하셨어요 ^^
    그래서 좀 큰가봐요 ㅎㅎ
    근데 전 볼줄을 몰라서 첨에 보고 참 작다고 생각했어요 ㅌㅌㅌ

  • 5. 부관훼리
    '13.12.16 10:31 AM

    저렇게 배나무가 크게도 자라는군요. 과수원 배나무밖에 본적이 없어서... ^^;;
    공기 너무 좋을것 같아요...

  • 기념일
    '13.12.16 11:22 AM

    저도 저 나무가 배나무라는 말을 들었을때 믿기지 않았어요 ㅎㅎ
    근데 제 주먹보다 작은 배들이 주렁주렁 달리더군요 ^^

    이렇게 시댁에 내려와서 살아보니
    왜 신랑이 서울에서 살때 숨쉬기 힘들다는 말을 자주 했는지 알겠더라구요^^;
    소백산 바로 밑이라 더 공기가 좋은가봐요,
    대신 쪼-끔 춥습니다 ㅎㅎ

  • 6. 고구마아지매
    '13.12.22 9:34 PM

    이것이 바로 시골살이의 매력인듯 하네요..ㅎㅎ
    정겹습니다..눈온뒤의 풍경이 요...

  • 기념일
    '13.12.23 9:04 AM

    시골에서의 첫 겨울나기라 모든게 좋고 신기하기만해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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