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잔기침이 조금씩 이어지고 있어서
도라지 차를 끓여봅니다.
며칠 전에 시아버님과 신랑이 산에 가서 캐온 약도라지,
과수원 끄트머리에 있는 대추나무와 배나무에서 따왔던 대추와 배.
깨끗이 씻어 손질.
배는 제 주먹만한 작은 크기에요.
작아도 맛난 배 향이 가득해요 ^^
큰 솥에 넣어 3시간 정도 달일거예요.
이 지역은 아직 LPG 를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도시가스보다 비싼 가격이 좀 흠이에요.
그래도 건강을 위해 달이는 도라지 차니까 하는 마음에 당당하게 3시간 달입니다 ^^;
이렇게 달이는 것은 마당에 있는 가마솥에 하면 좋은데,
전 한번도 사용해본적이 없어서 ^^; 엄두가 안나요.
이렇게 솥 하나 얹어두고,
밖에 슬그머니 나가보니......
온 세상이 하얘졌네요 ^^
집 마당 입구 왼편에 있는 커다란- 정말 커다란 배나무.
시아버님께서 아주 어렸을때부터 배가 열린 나무래요.
가끔 시아버님 어린 시절 배가 툭- 떨어지는 그 장면을 꿈으로 꾸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이야기를 들은 후엔 저 배나무를 볼때마다 아버님 생각이 나요 ^^
요 몇 년간 저 배나무에 배가 열린 적이 없었다던데,
올해는 배가 아주 많이 열렸어요.
적과(열매가 작을때 솎아주어 과실을 크게 만드는 것)를 해주지 않아서
다 익은 배가 제 주먹보다 작았어요.
그래도 맛은 어찌나 좋던지, 그 달콤한 맛이 아직도 생생해요. ^^
집 바로 뒤에는 산이라서
산까치, 딱따구리 등 많은 새들이 살아요.
아침마다 여러 종류의 새 지저귀는 소리- 산까치가 훼방놓는 소리 다양한 소리가 들려요.
산까치는 서울에 살던 까치와 생김새도 목소리도 좀 다르더라구요 ^^
딱따구리가 나무 때리는(?) 소리를 첨 들었을땐 신기해서 한참이나 현관에 서있었어요 ㅎㅎ
이것저것 하다보니 3시간이 훌쩍 지나서
도라지차가 완성되었어요.
한모금 홀짝 마셔보니 대추의 달달한 맛과 도라지의 은은한 맛이 느껴지네요 ^^
대추 덕에 꿀을 안넣고 마셔도 되겠어요.
요즘 병원에서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해서 노력하곤 있는데,
평소에 잘 마시지 않았더니 자꾸 물 마시는걸 잊어요.
그냥 물은 심심하니 차가 좋아요.
마침 어제 빻은 거피들깨가 있어서 들깨차 한 잔.
들깨 2 숟갈, 꿀 조금 뜨거운 물에 타먹으니 좋네요-
생각보다 맛나서 홀짝홀짝 다 먹었어요 ㅎㅎ
추운 날, 따뜻한 차가 좋다고해도
이렇게 눈 쌓인 날에는 구운 고구마가 빠지면 안되죠~
멧돼지 습격에도 꿋꿋이 살아 남은 기특한 호박고구마입니다 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