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열린 자연의 마트에 더 활짝 열린 마음이랄까~

| 조회수 : 7,474 | 추천수 : 1
작성일 : 2013-04-24 19:49:08

그나마 남은 마빡의 머리털이 죄다 탈출할 것 같은 요즘의 계란장사~

자연육추로는 감당할 길이 없어

큰맘먹고 병아리 100마리쯤 입추할 생각으로

새로 닭장을 짓는 중입니다.

네 귀퉁이를 정확하게 맞추지 않았을 뿐더러

작년 봄 돌풍에 통째로 날아가 저어기 농장 여기저기 처박힌

거의 고물에 가까운 자재를 다시 주워다가 짓다보니

완전히 흥부네 닭장~

일명 오가네가 맞질 않아 개판인 닭장짓기에

속으로 끓탕을 하는 중인데

마님의 참으로 속 편안하신 제안으로

닭장앞에 석축을 쌓았습니다.

저어기 영월 마차5리에 귀농해

유기농과 자연농의 경계를 아우르시는

뭔꺽정댁의 남편분이 쌓은 석축에 시샘이 난건지......


석축쌓을 돌이 부족해서

지게질 해서 돌맹이 나르는 것도 열이 받습니다.

거기다가 가재는 게편이라고 딸년마저 돌 더 있어야 한다며

해가 지도록 애비 부려먹을라고...... ㅠㅠ

담날은~ 에라이 닭장이고 지랄이고 다 집어치우고

담배한대 피워물고 농장을 헤집다보니

얼씨구나~ 조오타~  봄이로세~

  

두릅이 피었습니다.   아싸~

키작은 나무의 두릅은 고라니놈들이 다 처묵고

남은것만 챙겼는데도 모자로 하나~

저어기 아랫편에는 이제 피어나고 있으니

그야말로 올봄엔 땡잡았습니다.

  

잽싸게 끓는 물에 데쳐 막걸리 한잔하니

그려~  너네들은 석축을 쌓거라~

나는 취중망행에 취할란다~

너희가 두릅맛을 알어?

마켓에서 파는 물두릅과는 비교블가~

천만다행인 것은 살짝 가시만 돋히면 딸래미도 먹질 않습니다.

어린 아들녀석 안먹고......   옆집여편네만 함께 먹는디......

그럼 내 몫은?

네식구 * 1/4 * 얼씨구 절씨구 = 3/4  이    바로 제 몫입니다. 


그렇게 닭장 손놓은지 며칠째~

웬일로 달래 뜯어 양념장 곱게 만들어 손수 비벼주시며 하시는 말씀이

"여보~  나 오늘 피곤해서 그러는데 열무좀 솎아와~  물김치 해줄께~"

  

그래~  네 열무 팍팍 뽑아다 주마~

땡중 머리털대신 수염뽑아대듯 바짝 뽑으며 속내는

ㅋㅎ~ 내 열무 먹을때쯤엔 네 열무는 역사속으로 사라질지니..... ㅍㅎㅎㅎ

제 열무는 시방 온실에서 아주 자알 자라는 중입니다. 

열무 한봉지 솎아내고

산불에 그슬린 표고재배장에서 화고 몇개 따고

상추 쬐끔 뜯다보니

불현듯 떠오르는 땅두릅~

역시나~   이쁘게들 이제 올라오기 시작입니다.

두눈 부릅뜨고 땅두릅을 찾아 헤맸건만

아직은 먹을거리만 간신히 건지는 지경입니다.

제초제 안쓰고 한여름 뙤약볕에 예초기돌리는 이유가

바로 이때문입니다.

제초제만 사용하지 않아도

매년 나물이며 약초들이 다양해지고 개체수가 늘어나고......


농장에서 내려오는 길에 참나물에 돌미나리 한웅큼 뜯고

마님께 안부전화 올리며 자랑질을 했더만

오늘 저녁엔 뭐~?  뼈다귀해장국?

  

여하튼 소통이 않되는 산소가스같은 여편네 같으니라구...... ㅠㅠ

  

그러나~

뼈다귀면 뭐 고기 아닐라구요?

이산화가스도 가스는 가스이니......

사정없이  이것저것 손에 잡히는대로 싸서 먹는 맛~

마님께 인심좀 썼습니다.

"여보~  내 열무 다 자기꺼 해 ~"

난 인제 그딴거 다 필요 업음이니......

너는 그걸로 열무김치며 물김치나 열심히 담그려무나~  

인제 난 막걸리만 곁에 끼면 그만이닝께......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월요일 아침에
    '13.4.24 8:26 PM

    드뎌 두릅이 났군요~

  • 게으른농부
    '13.4.28 11:02 AM

    예~ 양지바른 곳은 이제 먹을만 하고
    그늘진 곳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합니다. ^ ^

  • 2. 우화
    '13.4.24 9:23 PM

    이런식으로 어부인 자랑질 하시면 안됩니다, 구속영장 발부합니다.

    두릅도 못먹어보고 세발나물은 구경도 못했고 이거야원~
    저도 더 늙으면 어디 외딴시골에 가서 닭똥꼬에서 금방나온 달걀 위아래 구멍내서
    홁~~ 하고 먹으리라 상상합니다.

  • 게으른농부
    '13.4.28 11:02 AM

    ㅎㅎ 그 계란맛이 일품이죠~ ^ ^

  • 3. 맨도롱
    '13.4.24 9:23 PM

    제가 돌 날라다 드리고 싶네요. 제주거든요.
    어제 비에 고사리 올라왔을 텐데 .
    까막눈이라 지천에 널린 나물도 못 알아보네요.ㅠㅠ

  • 게으른농부
    '13.4.28 11:03 AM

    아~ 제가 아는 형님이 담달이면 제주로 귀농을 하시는데......
    요즘 고사리가 많이 올라왔더군요.
    눈만 돌리면 사방에 좋은 먹거리가 지천인 계절입니다. ^ ^

  • 4. 피치피치
    '13.4.24 11:39 PM

    우와~ 우와~ 우와~ 맛있겠네요^^
    저도 까막눈이라 무슨 나물인지 못 알아보겠으나
    귀하고 몸에 좋다는 건 한 눈에 딱. 알아 보겠네요^^

  • 게으른농부
    '13.4.28 11:06 AM

    지금은 그야말로 산나물이 제철인 계절이죠.
    숲속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즐거움이기도 하고요. ^ ^

  • 5. 호호아줌마
    '13.4.25 12:29 AM

    그래요~ 니 열무 내 열무 따지지 말고 사이좋게 드셔요... ^^
    글고 올 초여름 날씨가 아주 궂을 거래요. 닭장 또 날아가지 않도록, 사모님 말씀대로 탄탄하게 지으세요.

  • 게으른농부
    '13.4.28 11:08 AM

    ㅎㅎㅎ 그냥 다 마님열무 하시라고......
    닭장이 날아간 것은 아니고 달구들 운동장에서 놀다가 천적들 나타나면 숨으라고
    지어준 작은 움막들이 ......

    튼튼함은 제 삶의 모토입니다. 작년 태풍에 나무들이 뽑히고 쓰러졌어도
    닭장이며 구조물들은 까딱 없었거든요. ^ ^

  • 6. 둥이모친
    '13.4.25 7:09 AM

    오늘 아주 날 잡으셨쎄요.
    지대로 염장이십니다.
    두릅에 땅두릅에 참나물...헐.
    제가 좋아하는 것들 죄다 거 있네요.
    돌미나리에 화고라. 저 버섯 그냥 생으로 먹어도 맛있겄다.
    오독오독 씹히겄어요. 침..넘어가네.
    여기 막걸리가 아주 쥑이는데 제가 말로 받아가면 쪼매 같이 드심 안될랑가요?

  • 게으른농부
    '13.4.28 11:09 AM

    음~ 막걸리 한말에......
    그러죠 뭐~ 화고와 두릅을 안주삼아 주고 받으며...... ^ ^*

  • 7. 소연
    '13.4.25 9:17 AM

    지난주 토요일에 양평장구경 갔다가..
    땅두릅 한봉지에.. 1만원... 한 20개나 들었던거 같아요...
    농부님네..두릅..향이 진할거 같아요..

  • 게으른농부
    '13.4.28 11:11 AM

    예~ 아무래도 밭에 거름줘서 키우는 것보담은 향이 좋더라구요.^ ^
    땅두릅이 그리 비싼지 첨 알았네요.

  • 8. 제닝
    '13.4.25 9:55 AM

    ㅎㅎㅎ
    닭장이고 지랄이고...
    그럼 난 공문이고 지랄이고... 에헤라디여~~

  • 게으른농부
    '13.4.28 11:11 AM

    ㅎㅎㅎ 그래도 일은 해야 하지 않을까요? ^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37784 풀밭으로~ 8 게으른농부 2013.04.30 7,319 4
37783 오늘은 봄날 맞는거죠? 3 아이리스 2013.04.30 5,363 2
37782 메밀묵반찬과 통오징어구이~~.쪽파김무침. 18 시네라리아 2013.04.29 9,216 3
37781 이어 양념게장 담그는 요령입니다.^^ 10 쿠쿠 2013.04.29 8,230 1
37780 점심밥 3탄 28 광년이 2013.04.29 18,898 8
37779 아름다운 제주살이53~ 제주여행시 운전조심하세요(하얀콩자반) 11 제주안나돌리 2013.04.29 9,386 1
37778 한 잔의 커피를 마시기까지: 박사 세 명이 모이면 이러고 놀아요.. 32 소년공원 2013.04.29 19,051 4
37777 우리집 먹거리 7 kate1227 2013.04.29 8,936 2
37776 새댁의 먹고사는 이야기 50 전박사 2013.04.28 21,688 5
37775 갯가재 요리 출동~ (강아지,꽃 있어요) 38 꿈꾸다 2013.04.28 12,142 4
37774 39차 모임공지...(오리훈제와 어린이날 선물) 1 카루소 2013.04.27 6,439 7
37773 충무김밥-늙은 처녀귀신들의 주말 아점 36 손사장 2013.04.27 16,302 7
37772 오늘 점심 뭐 드셨어요? 비빔국수 - 비빔면맛 비빔장 레시피 48 딩동 2013.04.27 49,036 7
37771 고딩의 아침상 2 11 frizzle 2013.04.27 10,371 4
37770 나물 몇 번째? 29 둥이모친 2013.04.27 7,611 7
37769 4월의 집밥 두번째 49 somodern 2013.04.26 24,201 11
37768 자취생의 든든한 지원군. 그이름은 "엄마" 또.. 14 쿠키왕 2013.04.26 11,299 5
37767 '봄' 이라 입맛이 없으신 분들~입맛 찾아가세요.. 7 하나미 2013.04.26 7,054 2
37766 남들은 뭐 먹나...아침 20분 과제 17 딩동 2013.04.26 11,707 3
37765 찹쌀매실고추장, 보리마늘고추장 쉽고 간단하게 담기. 59 매발톱(올빼미) 2013.04.26 43,954 7
37764 고딩의 아침상 1 17 frizzle 2013.04.25 13,398 3
37763 오늘같은날 먹고싶은 것 6 오후에 2013.04.25 8,007 3
37762 쫄면,김말이...그리고 수다는 여자들의 힘!! 25 손사장 2013.04.25 13,728 6
37761 간단한 아침식사 4 마크로한민 2013.04.25 10,441 1
37760 조촐한 생신상차림 6 슈퍼맘young 2013.04.25 9,844 3
37759 전 장아찌 이렇게 해요(모든장아찌)-절대실패없음. 110 7530 2013.04.25 32,435 7
37758 고3을 아들을 위해 이것저것... 20 babymonte 2013.04.25 13,527 4
37757 열린 자연의 마트에 더 활짝 열린 마음이랄까~ 16 게으른농부 2013.04.24 7,47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