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남은 마빡의 머리털이 죄다 탈출할 것 같은 요즘의 계란장사~
자연육추로는 감당할 길이 없어
큰맘먹고 병아리 100마리쯤 입추할 생각으로
새로 닭장을 짓는 중입니다.
네 귀퉁이를 정확하게 맞추지 않았을 뿐더러
작년 봄 돌풍에 통째로 날아가 저어기 농장 여기저기 처박힌
거의 고물에 가까운 자재를 다시 주워다가 짓다보니
완전히 흥부네 닭장~
일명 오가네가 맞질 않아 개판인 닭장짓기에
속으로 끓탕을 하는 중인데
마님의 참으로 속 편안하신 제안으로
닭장앞에 석축을 쌓았습니다.
저어기 영월 마차5리에 귀농해
유기농과 자연농의 경계를 아우르시는
뭔꺽정댁의 남편분이 쌓은 석축에 시샘이 난건지......
석축쌓을 돌이 부족해서
지게질 해서 돌맹이 나르는 것도 열이 받습니다.
거기다가 가재는 게편이라고 딸년마저 돌 더 있어야 한다며
해가 지도록 애비 부려먹을라고...... ㅠㅠ
담날은~ 에라이 닭장이고 지랄이고 다 집어치우고
담배한대 피워물고 농장을 헤집다보니
얼씨구나~ 조오타~ 봄이로세~
두릅이 피었습니다. 아싸~
키작은 나무의 두릅은 고라니놈들이 다 처묵고
남은것만 챙겼는데도 모자로 하나~
저어기 아랫편에는 이제 피어나고 있으니
그야말로 올봄엔 땡잡았습니다.
잽싸게 끓는 물에 데쳐 막걸리 한잔하니
그려~ 너네들은 석축을 쌓거라~
나는 취중망행에 취할란다~
너희가 두릅맛을 알어?
마켓에서 파는 물두릅과는 비교블가~
천만다행인 것은 살짝 가시만 돋히면 딸래미도 먹질 않습니다.
어린 아들녀석 안먹고...... 옆집여편네만 함께 먹는디......
그럼 내 몫은?
네식구 * 1/4 * 얼씨구 절씨구 = 3/4 이 바로 제 몫입니다.
그렇게 닭장 손놓은지 며칠째~
웬일로 달래 뜯어 양념장 곱게 만들어 손수 비벼주시며 하시는 말씀이
"여보~ 나 오늘 피곤해서 그러는데 열무좀 솎아와~ 물김치 해줄께~"
그래~ 네 열무 팍팍 뽑아다 주마~
땡중 머리털대신 수염뽑아대듯 바짝 뽑으며 속내는
ㅋㅎ~ 내 열무 먹을때쯤엔 네 열무는 역사속으로 사라질지니..... ㅍㅎㅎㅎ
제 열무는 시방 온실에서 아주 자알 자라는 중입니다.
열무 한봉지 솎아내고
산불에 그슬린 표고재배장에서 화고 몇개 따고
상추 쬐끔 뜯다보니
불현듯 떠오르는 땅두릅~
역시나~ 이쁘게들 이제 올라오기 시작입니다.
두눈 부릅뜨고 땅두릅을 찾아 헤맸건만
아직은 먹을거리만 간신히 건지는 지경입니다.
제초제 안쓰고 한여름 뙤약볕에 예초기돌리는 이유가
바로 이때문입니다.
제초제만 사용하지 않아도
매년 나물이며 약초들이 다양해지고 개체수가 늘어나고......
농장에서 내려오는 길에 참나물에 돌미나리 한웅큼 뜯고
마님께 안부전화 올리며 자랑질을 했더만
오늘 저녁엔 뭐~? 뼈다귀해장국?
여하튼 소통이 않되는 산소가스같은 여편네 같으니라구...... ㅠㅠ
그러나~
뼈다귀면 뭐 고기 아닐라구요?
이산화가스도 가스는 가스이니......
사정없이 이것저것 손에 잡히는대로 싸서 먹는 맛~
마님께 인심좀 썼습니다.
"여보~ 내 열무 다 자기꺼 해 ~"
난 인제 그딴거 다 필요 업음이니......
너는 그걸로 열무김치며 물김치나 열심히 담그려무나~
인제 난 막걸리만 곁에 끼면 그만이닝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