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생강"을 샀으니 "떡" 본 김에 "제사"도 지내야 되겠죠?
(바로 앞의 글 " 삼치쇼가동" 해 먹었던 이야기 이어서 하는 겁니다.)
남은 생강을 보니 돼지고기쇼가야끼 생각도 나서 주말에 해 먹어 봤어요.
"알록달록, 우리집 식탁에도 꽃이 피었습니다."
"늙은 처녀의 가슴에도 꽃이 피면 좋으련만...-.-"
오랜만에 생강향을 느껴보니 돼지고기생강볶음이 해 먹고 싶어서 돼지앞다리살을 이용해
덮밥을 해 봤어요.
고기가 조금 도톰해야 맛있긴 한데 앞다리살이 있어서 그냥저냥 생강맛으로 먹을려고 만들어 봤는데요,
앞다리살과 목살은 달라도 너무 다르더군요.
목살이 승!! 아쉽지만 목살 없어서 그냥저냥 앞다리살로...
돼지 앞다리 살,간장,설탕,후추,마늘를 넣고 볶아 준 후..
(고기가 얇아서 양념해서 재워두지 않고 바로 양념 넣어 볶았어요.
원래 쇼가야끼엔 고추장이나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는데 고기가 앞다리살이라서 맛이 없는건지 영--
맛이 부족해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조금씩 더 넣었어요.
갖은 양념을 넣고 볶은 후 마지막에 생강채,대파,당근을 넣고 센불에 아주 살짝만 숨 죽여 줍니다.
(생강을 다진 걸 넣으셔도 됩니다. 단, 다진 생강은 오래 볶으면 쓴맛이 나니 주의
먹을려고 하니 향이 약해서 생강을 다져서 더 넣었어요.)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넣고 만든 돼지고기앞다리살 볶음,붉은기가 돌아도 생강향이 나니 맛은 괜찮터라구요.
근데 이거 한 접시로만 오랜만에 먹는 집밥을 맛있게 먹을 수 없어서 "고장난 신호등계란말이" 해 먹고 남은
계란,시금치,당근이 있어서
나름 찌라시(흩뿌림)부타(돼지)동(덮밥)을 만들어 봤어요.
일영 "부타찌라시동"쯤으로 해야 맞을까요?
신호등계란말이 말고 남은 재료 3가지예요.
여기에 서너 가지 더 넣는다면..?
표고버섯,대파채...정도 더 넣고 싶은데 없어서 그냥 세 가지로 만족
대략 이렇게 알록달록한 찌라시"스시" 보셨지요?
찌라시스시니까 생선회나 숙회가 들어가는데 저는 회가 아닌 돼지고기생강볶음을 깔아봤어요.
쌀밥이 보이지 않게 국물없이 볶은 돼지고기를 넉넉히 깔고..
그 위에 준비한 세 가지 재료를 적당히 뿌려줍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찌라시부타동"
자작자작한 열무김치, 엄마가 주신 거 아니고 제가 얼마 전에 담근 손사장표 열무김치랍니다.
당당하게 올려 보고 으쓱...
하지만 맛은..?
"내가 담궜으니 아,까,워,서,먹,는,다." 딱 이 말이 나올 맛이었어요.
근데 막상 차려서 먹을려고 하니 뭔가 아쉬움이 계속 드는겁니다.
우리네 덮밥처럼 밥에 국물이 자작하게 있는것도 아니고..
더구나 날씨까지 추우니 뻑뻑해서 밥만 꾸역꾸역 먹기 싫터라구요.
"뭔 뜨거운 국물이라도 있었음 좋겠다."
"잠시만 기다려..!!"
내장 제거한 국물 멸치 유일하게 많아요.
밥이 식기 전에 뜨거운 국물을 만들어야 하기에 만만한 잔치국수(?)를 만들게 됐죠.
잔치국수에 올려질 고명(계란,시금치,당근)이 다 있어서 만만하게 생각했어요.
"과함은 부족함만 못하다."
어째 삶으면서도 많다 싶었는데 삶아보니 잔치국수 3인분!!
이를 어째...?호호호(은근히 좋았어요.)
잔치국수,사실 디게디게 좋아하거든요.근데 꾀가 생겨서 못 해 먹고 있었는데..
넉넉히 삶는 걸 실수라고는 하지만 너무 잘 한 실수였네요.
진한 멸치국물에 고명 3가지 얹어 차려보니...?
까악-----이랬어요.
찌라시부타동,잔치국수,부타쇼가야끼(돼지고기생강볶음)자작자작열무김치
밥이 식기 전에 서둘러 국물을 만들어서 많이 식지 않아서
그저그런 돼지고기볶음이지만 색다르게 먹을 수는 있었는데..
먹다보니 날씨 때문인지 뜨거운 국물에 눈길이 더 가고 젓가락은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결국 앞다리살 덮밥은 뒤로 국수와 자리 바꿈을 하게 됐네요.
밥이야 나중에 데워서 먹을 수 있지만 국수는 잠깐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띵띵 불어서 말이죠.
국수를 3인분쯤 삶은 건 저의 탁월한 실수였었네요.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