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도둑" 이라는 꽤 괜찮지만 무시무시한(?) 단어가 붙는 찬이 몇 가지 있지요.
장아찌가 그렇구 젓갈류가 그렇잖아요.
간이 짭짜름해서 오래오래 보관이 된다는 장점이자 단점이 있지만
자주 먹어도 언제나처럼 맛있고 입맛 잃었을 땐 입맛도 찾아 주는 묘한 매력까지 있지요.
김,장아찌,젓갈류!! 유학생시절이 있으셨던 분들이라면 다들 공감하실텐데요,
유학생들의 생활이 대부분 풍족하지 않은데 너도나도 풍족하게 만들어 주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김"이잖아요.
저도 유학시절 김만큼은 늘 부자였었어요.
넉넉했던 생김,그게 구워서 간장에 먹으면 조미김과는 또 다른 맛이긴 한데..
일본이 습해서 그런지 한국에서보다 김을 개봉하면 쉽게 눅눅해지고 색깔까지도 변하더라구요.
시간 지나 눅눅함,색깔변함은 물론 냄새까지 나서 맛있게 먹기엔 무리가 좀 있죠.
혼자 김 100장을 맛있게 먹기에 무리가 있던 그 시절,일본 티브에서 눅눅해진 김 알뜰하게 먹는 방법을 소개하더라구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방법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처음 알게된 터라 바로 만들어 맛을 봤는데요,
조금 번거롭긴한데 냄새까지 나는 오래된 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어요.
김의 생명은 바삭함 아니겠어요.
김은 바삭하게 구워서(또는 구원진 김) 밥에 싸 먹는 게 젤 맛있는데요,
맛있게 한동안 먹다 어느 순간 잊고 시간이 지나면 눅눅함은 물론 냄새까지 나게 되잖아요.
눅눅함도 싫은데 색깔까지 변한 김은 구워도 안 바삭,색깔도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고
묵은 김 냄새는 이런저런 양념을 넣어도 없어지지도,가려지지도 않기에 방법이 없죠.
이럴 때 사용하면 딱 좋은 방법입니다.
이런 상태까지 된 김이 있으시면 만들어 보세요.
만들어서 두루두루 빵과 밥,과자에 활용할 수 있어요.
1.뜨거운 물에 김을 넣고 김이 완전히 풀어질 때까지 데쳐준다.
물이 끓으면 김을 넣고 뭉치지 않게 저어 잘 풀어준 후 완전히 풀어지면 고운 체에 받쳐 물기를 빼줍니다.
2.조림간장을 만든다.
간장,물,설탕(물엿)을 기본으로 취향껏 생강,건홍고추,통마늘, 가쯔오부시 를 추가하세요.
(예전에 가쯔오부시를 넣고 조림간장을 만들었었는데 저는 가쯔오부시를 좋아해서 그런지 더 괜찮았어요.)
이렇게 넣은 간장을 반 정도 될때까지 졸여줍니다.
(반 정도까지 양을 줄이고 다시 김을 넣고 조림해야 하기에 처음부터 간을 맞추시면 안 됩니다.)
3.2의 조림간장에 1의 데친 김을 넣고 약한 불에서 김이 뽀글뽀글
거리며 졸여질 때까지 중간중간에 저어주면서 조림합니다.
4.저처럼 센불에 올려 놓고 긴 수다,짧은 수다 떨면 이렇게 솥이 됩니다.
약한 불에서 서두르지 말고 조림하세요.
주의하세요.
김이 조림간장에서 뽀글뽀글하다가 뽀---글,뽀---글 띄엄띄엄 작은 뽀글이를 만들면
나무주걱으로 솥 바닥을 긁어서 김이 바닥에 묻어나지 않으면 된겁니다.
김이 바닥에 묻어나는 건 아직 국물이 있다는 건데요, 묻어나지 않을만큼 조림을 해야
나중에 먹을 때도 질퍽하지 않아요.
완성 됐는데요..
색깔이 너무 깜장색깔이라서 통깨와 파를 조금 얹었어요.
그럼 젤 중요한 맛은 어떨까요?
보통의 장아찌처럼 짭짜름한 맛과 단맛이 있고요,김간장무침처럼 뻣뻣하지 않고 부드러워요.
그 염려스러운 김비린내,없어지지 않턴 묵은 냄새,그런 건 전혀 없어요.
그렇기에 이 요리법은 최후의 김요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특별히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는 건 아니고요.. 그냥 쌀밥에 얹어서 먹는 게 젤 맛있어요.
또는 물에 말아서 보통의 장아찌처럼 드시면 맛있구요..
(맛이야 개인차가 있으니 참고만 하세요.)
조금 다르게 먹는 방법 -2
이렇게 모양새 좋은 한입에 쏙 들어가는 작은 주먹맙도 좋고 큼직한 손바닥만한 주먹밥 속에
넣고 주먹밥을 만들어도 맛있지요.
밥에 유부초밥용 건더기양념만을 하고 김장아찌를 속에 넣어 꼭 오므리면
한입 크기의 주먹밥이 됩니다.
유부초밥속에도 넣고 한입 크기의 쌀밥속에도 넣었어요.
이렇게 싸서 봄에 나들이 가면 좋겠네요.
(만드는 방법은 다음에 다시 포스팅 할게요.)
조금 다르게 먹는 방법 -3
저는 빵을 좋아하지 않기에 빵을 끼니로 일부러 먹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그래서 잼도 안 좋아하고 잼도 안 사는데..
대신 김 장아찌를 빵과 함께 먹어요.
이 맛은요..?
식빵에 케찹 발라서 맛있게 먹는 사람이 있고, 길쭉하게 김치 찢어 얹어서 맛있게 먹는 사람이 있듯
저는 김장아찌 있으면 꼭 식빵하고도 먹어요.
(입맛의 차이는 생각하세요.)
노릇하게 구운 식빵에 얹어서..
저는 단맛을 유독 싫어하기에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계란후라이,약간의 채소,김장아찌랑 샌드위치처럼 먹으면 맛있어요.
조금 다르게 먹는 방법 -4
그래서 파마산치즈가루를 살짝 뿌렸는데..
치즈 좀 갈아주고 파슬리 가루 날려서 완성..
단맛 없어 단맛 좋아하지 않으신 분들 입맛엔 괜찮을 듯 해요.
눅눅함,색깔변함,냄새까지 나는 묵은 김 있으시면
물에 데쳐 김장아찌로 활용해 보세요.
묵은 냄새까지 잡아줘서 혼자도 김 100장 알뜰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