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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좋은엄마 포기하고 그냥엄마로 살기

| 조회수 : 14,398 | 추천수 : 4
작성일 : 2013-01-19 12:42:34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추운날 일박이일로 화천에 물괴기 잡으러 갔습니다.

이틀동안 투자해서 입장료로 수억을 내다 버리고

물괴기는 달랑 한마리.

것두 울 아들이 잡은거 감사하게 궈 먹고 왔습니다.

감기만 딥따 걸려서는

일주일째 밥만 겨우겨우 해주고 있습니다.

때론 밥도 아들이 합니다.

 

 

왜 이러고 살까요?

 

 

화천가기전엔 의욕적으로 밑반찬도 만들었습니다.

히트레시피 따라서

2년ㅉㅐ 숙성중인 유자청 넣어서

연근조림도 만들고

 

우엉을 부드럽게 먹고 싶어서

필러로 죄다 벗겨내어 조렸습니다.

김밥도 싸고 아주 부드러워 좋더군요.

 

 

장날 꽁치도 사다가 구워 멕였습니다.

 

 

고등어보다는 시래기가 더 먹음직했던

고등어조림입니다.

 

 

 

어느날은 김밥 재료들만 만들어주고

하루종일 아들들 놀이를 핑계삼아

김밥을 싸게 했습니다.

빈둥거리며 받아먹는 김밥이 어찌나 맛있든지

시장에 내다 팔까 궁리 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울 둥이가 닭발구신들입니다.

맨날 닭발타령을 어찌나 해대는지.

장에가서 1kg에 4천원에 땡겨와서는

잘 손질하고

끓는물에 데쳐줍니다. 냄새제거하는 통후추랑 이파리등등 넣고..

 

 

 

건져내어 양념장에 슬슬 익혀주면 그만입니다.

이리 간단한것도 구찮아서 아주 큰소리 뻥뻥치며 해 줍니다.ㅋㅋ

 

 

 

이 날 좀 얄미웠던가? 고추장을 마지막에 한수저 더 넣었더니

아주 매워 죽더라구요.

불쌍해서 식혜 한사발 퍼다 줬네요.

날씨가 풀려서인지 마루에 내놔도 얼음동동이 안되네요.

우씨^^

 

 

이게 진정으로 닭발을 사랑하는 이들의 자세입니다.

퇴근하여 돌아온 영감에게도

막걸리 한 사발과 내 줬더니..은근슬쩍 저녁밥이 넘어갔습니다.

국물에 밥 비벼서 한그릇을 후딱 먹어치워주니

완전 땡 잡았죠.

앞으로 닭발을 자주자주 해 줘야 할라나봅니다.

 

냉동실에 쟁여놓은 것들을 하나씩 꺼내 먹습니다.

봄에 쑥 뜯어다가 삶아서

찹쌀이랑 빻아둔 가루를 익반죽 대충~~까이꺼 해 줍니다.

 

팬에 기름 널널하니 두르고

앞뒤로 노릿노릿 마구 눌러주며 굽습니다.

 

 

 

딸기 끝물에 잔뜩 사다 만들어둔 딸기쨈은 다 먹고

딸기 시럽이 좀 남았네요.

시럽 팍팍 찍어서 먹어주니 겨울간식으로 제격입니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쫄깃쫄깃하고

쑥향도 나면서..봄이 손에 잡힐듯이 가차이..와 있나요?

 

 

감기땜에 병원을 네 번이나 가야할만큼 지독하니 떨어질 생각을 안합니다.

 

저녁에 돼지등갈비 한팩 넣고

잔멸치 한줌넣고

묵은지 두 통이나 넣어 푹 지집니다.

 

갈비는 저녁에 다 먹어치우고

담날 아침엔 냄비에 김치만 남아있습니다.

커다란 접시에 김치를 담아내고

손으로 죽죽 찢어 울 제비새끼들 밥수저에 척척 올려줍니다.

 

 

사진 찍었다고 완전 얼음^^이 되어 버린 아들입니다.

 

울 아들은 위의 사진이 삭제되고 아랫사진만 올라간 줄 알고 있습니다.

사기꾼 엄마입니다.

감기가 떨어져야 방학동안 아들들

포동포동 살찌워 잡아먹기라도 할텐데...걱정이네요.

간식도 제대로 못해주고

비실비실 거려서 참 미안합니다.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iho
    '13.1.19 1:40 PM

    매콤한 닭발..에 쑥향내 나는 전에..진짜..부러버서..
    둥이 이모라도 되고싶네요^^
    꽁치도 어쩜 그리 맛나게 구우셨나요..

  • 둥이모친
    '13.1.21 10:09 AM

    둥이들은 이모가 넷이나 됩니다. 그 많은 이모들 얼굴구경하기가 힘드네요. 모두들 머하느라 그리 바쁜지..ㅋㅋ
    꽁치는 기름이 많아서 잘 안궈먹던건데..이번에 종이호일에 구우니까 기름을 쏙 잡아먹어서
    너무 좋더라구요. 종이호일에 생선구우면서부터 아이들에게 생선을 두 배 이상 더 많이 궈주게 되네요.
    생활에 편리한 제품들이 나오는것은 참..좋은 것 같아요.ㅎㅎ

  • 2. 모짜렐라
    '13.1.19 1:53 PM

    ㅋㅋㅋ
    둥이 고모라도 되고 싶은 마음인데... 시누이라 싫어하실라나요 ㅎㅎ
    복이 듬뿍 정성이 듬뿍 담긴 밥상위에 복스런 형제의 맛난 입맛이 흥이나네요
    그나저나 닭발은 아직 저도 정복하지 못한 분야인데.. 둥이들 대단합니다!!

  • 둥이모친
    '13.1.21 10:10 AM

    고모 이모..오늘 아주 울 둥이 좋겠는데요?
    전 시누들이랑 성격이 잘 맞아서 아주 편하게 지내는 편이예요.
    고모 괜찮아요.ㅎㅎ

    닭발은 사실 양념맛이라고 봐야겠죠? ㅋㅋ

  • 3. SOYdeSOY
    '13.1.19 2:49 PM

    언뜻 보이는 아들들 옆모습(닭발먹는 사진)을 보니 꽃미남일 것 같아요! +_+
    얼굴도 갸름하니~ 저도 저런 아들 갖고 싶어요! >_

  • 둥이모친
    '13.1.21 10:11 AM

    아고..뭔.
    소이님 낭군님 사진 보니까..울 둥이는 어따 명함도 못내밀게 자~알 생기셨더구만.
    어디가겠어요?
    걱정하지 마셔요.
    상추도 잘 키우시는거 보니 아이도 이쁘게 잘 낳아서 키우시겠어요.ㅎㅎ

  • 4. 행운의여신과
    '13.1.19 5:47 PM

    웃음이 절로 나네요.
    저 어릴적 엄마가 많이 해주시고 해달라 졸랐는데,,,
    이제는 시집와서 울 얼라들한테 공룡 발이라고 하면서 해줬는데,,,
    지금도 가끔은 공룡발 해달라고 합니다.
    그래도 친정 엄마가 해준 공룡발이 더 맛났는데,,,
    친정엘 자주 못가네요..

  • 둥이모친
    '13.1.21 10:13 AM

    공룡발?
    저희 아이들은 이제 너무 커버려서 공룡발이라고 하면 코웃음도 안칠거예요.ㅎㅎ
    친정엔 저두 못가요. 대신 친정엄마 오시게해서 이것저것 밀린일을 시키는 나쁜 딸이예요.
    자주 뵈야하는데 맘처럼 쉽지 않네요. 힘내세요.

  • 5. sato
    '13.1.19 7:50 PM

    ㅎㅎㅎ 장터에서뵙고 여기서뵈니 괜히반갑습니다 전 올 겨울방학 살아남기시리즈로 견디고있네요 저 잘생긴형님들이 보던책 울 아들 너무잘봅니다 감사해요^^

  • 둥이모친
    '13.1.21 10:16 AM

    감사하고..너무 다행이네요.
    책 보내면서도 무지 조심스러웠는데..
    아드님이 살아남기로 한동안은 조용히 독서삼매경에 빠지겠군요.ㅋㅋ
    겨울방학 쉽게 보내실 듯^^
    저희 애들은 지금도 새로나온 살아남기 사달라고 조르고 있어요.ㅎㅎ

  • 6. 치로
    '13.1.19 8:03 PM

    닭발까지 요리하시는걸 보면 고수이시네요..
    전 닭발을 양념만 핥아먹는 수준이에요..ㅎㅎ
    아프셔도 좋은 엄마세요.
    아들들은 너무 잘생겼구요. 아무리 먹여도 살은 안찌고 저렇게 계속 멋지게 자랄거 같으네요...^^

  • 둥이모친
    '13.1.21 10:17 AM

    그래도 아직 제가 정복하지 못한 요리가 무궁무진 합니다.
    한식도 그렇고 특히 제과제빵은..꼭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데 맘처럼 쉽지 않네요.
    닭발 자꾸 드시면 중독성이 생기나봐요.
    저두 좋아하지 않았는데 자꾸 생각나더라구요.ㅎㅎ

  • 7. 고정점넷
    '13.1.19 10:31 PM

    얽!!!!!아들 얼굴라인 너무 잘 생겼어요!!!!!!!!
    어머어머 근래 최고 라인...

    닭발을 위한 섬세한 폴리그러브하며.

    닭발레시피 알려주세요~~~

  • 고정점넷
    '13.1.19 10:36 PM

    ㅋㅋ 근데 저분들 혹시 저거저건 내....복...?

  • 둥이모친
    '13.1.21 10:27 AM

    아주 징그럽게 겨우내 내~~복에서 벗어나질 못합니다.
    옷 좀 입으라고 맨날 잔소리잔소리 아주 지쳐서..ㅋㅋ
    이젠 냅둡니다.

    닭발레시피.
    닭발 껍질등을 한번더 손질해주시고
    끓는물에 월계수잎. 통후추.생강등 넣어서 끓여주세요.
    적당히..(전 이걸 정확하게 설명드리기가..그때그때 기분따라 하는편이라.)
    닭발만 건져내고요.
    양념장 만들어둔것을 섞어서 웍에 넣고 약불로 끓여주세요.
    닭발에 붙은 살이 충분히 익을때까지.
    그러니까 위에 끓는물에 좀 오래 있었으면 좀 덜 익혀도 될테고요.

    마지막에 쪽파나 파 송송 썰어서 얹어주시면 땡입니다.
    가끔은 양배추등을 넣어서 같이 끓여줘도 씹히는 맛이 괜찮아요.

    양념장
    고추장3.고춧가루3.간장3. (고추장과 고춧가루 가감하세요)마늘빻은거.참기름1스푼.
    매실액기스2스푼.물엿이나 올리고당 2스푼.후춧가루.맛술3스푼
    (단것도 살짝 기호에 따라 가감하시면 됩니다)
    쉽죠?

    센불에 하시면 양념장이 쫄아서 탑니다. 적당히 양념장국물이 있어야 밥도 비벼먹고
    먹기도 좋아요.

  • 8. 장모나
    '13.1.20 3:37 AM

    음식도 잘하시고 아이들한테 충분히 좋은엄마시네요.
    감기 빨리 나으시기 바래요.^^

  • 둥이모친
    '13.1.21 10:28 AM

    감사합니다. 날씨도 많이 포근해지고 조금씩 좋아지네요.

  • 9. 애론맘
    '13.1.20 6:51 PM

    닭발 먹는 걸 보고 엉덩이 톡톡해주고 싶어요. 잘 먹는 아이들 너무 예쁘네요.

  • 둥이모친
    '13.1.21 10:28 AM

    아이들 잘 먹는거 이뻐라 하시는 분들 참 많으시네요.
    제가 복이 많은건가 울 애들이 복이 많은건가 모르겠네요.ㅎㅎ
    감사해요.

  • 10. 여름바다
    '13.1.20 10:49 PM

    둥이모치님, 감기 빨리 낫길 바랍니다~!!!
    몸이 아프면 만사가 귀찮은 법인데, 맛난 음식들을 차려내시니 대단하십니다 ^^
    둥이들에게 둥이모친님은 최고의 엄마임에 틀림없어요~!

  • 둥이모친
    '13.1.21 10:30 AM

    여름바다님은 맛난 디저트용 과자랑 빵들 자꾸 올리시면
    빵순이인 제게 완전 고문이예요.
    여긴 시골이라..슈거파우더? 마트에서 물어보면 그게 머래요? 이런 얼굴로 쳐다본다니까요?ㅋㅋ

  • 11. 모코나
    '13.1.21 10:42 AM

    집김밥에 꿀꺽, 쑥찰떡에 또 꿀꺽.. 아쉬운마음에 인절미라도 사다가 구워먹어야 할 것 같아요.
    전 그냥 엄마로 살기도 버거운 요즘입니다 ^^;;;;

  • 12. 게으른농부
    '13.1.21 4:30 PM

    ㅎㅎㅎ 아이들 닭발먹는 모습이 너무 진지하네요.
    쑥떡에 등갈비묵은지찜에 ...... 군침이 막 넘어가고 있습니다. ^ ^*

  • 13. 마음
    '13.1.21 8:01 PM - 삭제된댓글

    애들이 잘먹으니 참 부럽습니다. 저희애들은 김과 햄종류 좋아하고, 다른것들은 안먹네요 ㅜㅜ..고기는 질색을 하기에 국도 끓일게 없고 닭발은 저도 못먹으니 한번도 먹은적없어 시도는 못해보지만 참말로 맛나보입니다. 김치찌개도 맛나보이고요. 방학했어야 야채도 싫어해 고기도 싫어해서 해먹인거 없는 방학이었는데
    개학이 낼모래군요. 둥이들도 이젠 개학이 코앞이겠지요.
    감기가 빨리 나으셔서 맛난밥상 구경시켜주셔요.

  • 14. 간장게장왕자
    '13.4.1 5:47 PM

    우와 정말맛있어보이네요 침이 꼴까닥 넘어가내여 대박입니다 ^^ 언제한번 먹어봐야 할것갇은 마음뿐
    으아 먹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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