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눈도 많고 추위도 심하네요.
지난번 가장 추웠던 것이 영하 25도였으니
강원도 산골 못지 않은 날씨였습니다.
다행히 요즘은 많이 푸근해져 산골살이가 한결 수월합니다.
윗 사진은 장모님이 몇일 와 계시면서 마님께서 챙겨주신 점심도시락~
힘든일하니 먹는거 잘 먹어야 한다는 장모님 말씀에 ......
그런데 장모님과 온천 다녀오면서 사온 저노무 순대국~
아산에 살때 단골로 다니던 집이 있어 오는길에 사오라 했었습니다.
그때는 사골국물을 우려내서 참 좋았었는데
요즘들어 손님이 많이 늘면서 조미료로 맛을 내는 모양입니다.
네가 사오라 했으니 끝까지 책임지라고 도시락에까지...... ㅠㅠ
그리고 저녁은 삼겹살구이~
농사일하려면 채식으론 않된다는 장모님말씀에 일주일간 매일 먹다시피 했는데
원래 고기를 좋아해서 그런지 질리지도 않습니다.
요즘 즐겨먹는 것은 배추쌈~
비닐하우스안에 널부러진채 꽁꽁 얼어붙은 배추를 뽑아다 먹는 중입니다.
못생긴게 맛은 훨씬 더 좋습니다.
식품회사 고추장은 이제 밥상에서 퇴출~
날이면 날마다 하는 일이 달구들 따까리~
청치밥을 하고 배추며 무우 썰어 먹이고 개울물 길어오고
매일같이 청치밥을 하려면 장작도 많이 필요하니
매일 장작패서 쌓아두고......
전에는 장작을 팰때 도끼를 사용했는데
요즘은 손도끼를 사진처럼 대놓고 망치로 톡톡 쳐서 쪼갭니다.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이 잔머리...... ^ ^
요즘은 눈이 조금씩 녹기 시작하면서 밤나무전지도 겸하는 중입니다.
지난해 태풍에 쓰러지고 부러진 밤나무들도 정리하고......
굵은 나무중에 생나무는 건조시켜 표고목으로 사용하고
마른나무는 지게로 져다가 장작으로도 씁니다.
나무에 기대선 기다란 알미늄막대기는 고지가위라고해서
끝에 톱날과 전지가위가 달려 있습니다.
길게 펼치면 6미터까지 늘어나 높은 곳의 나무를 자를때 편리합니다.
산아래를 내려다보면 가슴이 뻥뚫리는게 참~ 좋은디
산윗쪽을 바라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저걸 언제 다햐~ ㅠㅠ
그나마 다행인 것이 3만평짜리 사려고 했을때 마님이 극구 말리지 않았으면
아마 지금 어느 땅속에 들어가 제사밥만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래저래 할일도 많은데 경운기까정 속을 썩입니다.
시동불량~
겨울이니까 그러나보다 싶었는데 며칠전부터 아예 시동불능~
어제는 맘먹고 경운기를 수리하기로 했습니다.
농장으로 출근하는 길에 농기계대리점 들러 부품을 사려하니
추운겨울날 지붕마저 엉성한 모습이 불쌍해 보였는지
중고부품을 그냥 가져가라고 줍니다. ㅠㅠ
배터리도 완충시켜서 냉각수통에 뜨거운 물 들이붓고 시동을 거니
걸릴듯 말듯 하면서 용용죽겠지~
부란자 청소해서 조립하고 시동을 거니 또 용용죽겠지~
노즐 청소해서 시동을 거니 또 그지랄~
이젠 제 대굴빡에서 시동이 걸립니다.
내 오늘 이거 못고치면 오함마로 두들겨 부수고 새걸로 산다~
에어크리너, 소음기, 헤드, 엔진룸......
죄다 뜯었다 다시 붙이기를 반복하기를 세시간여~
농장아래 새로 집짓고 이사오신 형님이 와서 엔진오일을 살펴보더니
"이거 헤드카스켓이 나갔구먼~"
ㅋ~ 이래서 이웃을 잘 만나야 합니다.
잽싸게 농기계쎈터에서 가스켓사다가 갈아끼우니 일발시동입니다.
형님과 기쁨에 넘친 하이파이브를 하고 얘기를 하다보니
이형님이 기계계통에 도사입니다.
아싸~ 며칠있다가 관리기며 엔진톱등등등등 형님네 마당에다가...... ^ ^
한편 비닐온실의 표고는 정중동입니다.
자라긴 자라는데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
3Kw 전기난로까지 피워가며 통사정을 해보지만
봄되기전에 따먹긴 글렀습니다. ㅠㅠ
엊저녁 밥상~
서방 알기를 사흑싸리 껍데기로 아는지......
낮에 얻은 시루떡을 조청에 찍어 먹습니다.
참 오랜만에 어릴적 기분을 느껴봅니다.
조청을 하는 날이면 엄니는 밤새 아궁이앞에서 불을 피우셨는데......
저 맛난 조청을 만드느라 얼마나 고생하셨을텐데
그걸 그냥 보내주신 82의 어느 회원님께 감사드립니다.
딸래미는 아예 떡으로 저녁을 대신합니다.
어후~ 저 허옇게 치켜뜬 눈......
생기기는 애비를 닮았는데 요즘들어 늘어나는 잔소리가 지엄마......
저게 쬐끔 더 크면 집안에 강적이 둘이 되니......ㅠㅠ
저녁식사를 마치고 거실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마님께서 와인한잔 하자고......
얼레? 병따개가 어디로 갔는지 아무리 찾아도 없습니다.
그려~ 내 팔자에 뭐 우아함이라곤 코딱지만큼도 없으니
마개에 전동드릴로 피스를 박아서 우악스럽게 펜치로 돌려 뺐습니다.
마님은 마님답게 와인잔에 우아하신척 드시고
당쇠는 당쇠답게 맥주잔으로 벌컥벌컥~
하긴 뭐 생겨먹은게 단순무식이니......
이걸 뭔 맛으로 마신댜~ 해가면서 한병 가볍게 해치웠더니
아침에는 입안이 깔깔하고 머리가 지끈~
에이~ 오늘은 양조장가서 막걸리나 받아다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