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페이지만 해도 누드김밥, 고기쌈밥김밥, 등등 여러 개가 보이는군요.
제가 올리는 이거슨 결코 김밥이 아닙네다.
고저, 실미도, 아니 명왕성의 전투식량 이라우요.
(리재하 동지가 생각나서 갑자기 말투가 이리되었시요. 용서하시라요)

월요일 밤 9시 41분
작전이 개시되었다.
암호는 "누룽지 있음. 물부어 끓여드시라요"

다시 한 번 전달한다.
이거슨 김밥이 아니다.
훈련상황도 아니다.
실제 상황이다.
(왜앵~~~ 비상경계 경보 발령)

각을 맞춰 전투 태세를 갖추고 있는
씩씩한 우리 국군,
아니 소년공원
^__^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측정 계량한 결과 밥과 속재료를 담았던 그릇은 깨끗하게 비워졌다.
전투를 위한 김밥 여덟줄을 보급받았다.

오와 열을 맞추어 서서 명령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늠름한 장갑차
아니, 도시락 가방

생사고락을 십 일년째 함께해온 나의 전우 김병장이여
부디 내일 전투에서 살아남아 승전보를 전해주게.

뺀질이 대장 코난군이 샤워를 거부하며 빨개벗고 도망댕겨도...
기차 화통 보다 더 큰 소리를 내며 둘리양이 울어제껴도...
둘이 동시에 하나는 화장실에서, 또 하나는 기저귀에다가 무언가를 생산해내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결코 끼니를 거르면 안되네, 김병장.
아이들도 잘 먹여야만 하네.
김병장 자네를 닮아 입이 짧은 코난군은 불쌍한 척 동정심을 유발하는 작전을 쓰고...
엄마꺼가 아닌 가짜를 귀신같이 분별해내는 둘리양의 젖병 수유는...
그저 최선을 다 해주게.
나는...
나는....
야간 강의를 무사히 마치고 밤 열 시쯤 귀대,
아니, 귀가할 것일세.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에 벌어지는 명왕성 전투...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펙타클한 장면이 벌어집니다...
하루종일 강의를 하고, 저녁에 퇴근하면서 두 아이를 데려오고,
바깥놀이 때문에 땀범벅이 된 코난군을 씻기고,
성량이 풍부하게 울어제끼는 둘리양을 먹이고 재우고,
우편물 확인하고,
빨래 돌리고,
집안 곳곳에 아직도 진행중인 페인트칠과 문짝 교체 프로젝트도 돌보고,
.
.
.
.
.
.
.
앞으로 3주일이 더 남았군요.
김병장 힘내라고 도시락을 싸줍니다.
쵸코우유는 김병장 몫이 아니고, 코난군 픽업하자마자 먹일 용도입니다.

세 달 먹은 둘리양의 도시락 가방

요거이...
소년공원 동무레 들고가는 도시락 가방이자...
둘리양 먹일 것 챙기는 도구 넣어댕기는 가방입네다...

명왕성 전투일지
끄
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