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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란하신데 저도 곁다리를 낄께요.

저도 조회수 : 1,295
작성일 : 2004-09-30 20:07:44
추석날 저녁 간신히 제가 반란을 일으켜서 겨우 밤 아홉시전에 친정집에 갔습니다.
시댁 친척집을 다 전전하면서 인사드려야 하는데, 올해는 도저히 좋은마음으로 못하겠어서 그랬죠.
시어머니 음식 싸준다는 핑계로 다음날 오라고 하더라구요.
아들이랑 더 있고 싶기도 하시겠고, 제가 있어야 부엌일이 편하시니까 더 찾으시겠지요.
친정집에 도착하자마자 쓰러져서 그 다음날 열두시쯤 겨우 일어났습니다.
어찌나 머리속이 핑핑 돌던지, 아무생각도 안나고 눈만 감고 싶었습니다.

늦은 아침겸 점심을 먹은후 또 잠도 아니 잠에 빠져서 다섯시쯤 일어났습니다.
저녁 대충먹고 씻고 준비해서 시댁으로 출발했지요.
서운해하는 친정식구들을 뒤로하고 시댁으로 갔더니, 저녁먹고 왔다고 시모가
잔뜩 삐져서 저희를 맞아 주셨어요. 더 늦으면 전화하려고 했다고 뭐라고 하셨죠.
시댁에는 토요일부터 있었건만 그것도 이해도 안해주시니 어쩔수가 없네요.

시부는 친구 만나러 나가시고, 시댁에는 어머님 혼자 계셨는데요.
시부랑 사이가 별로인 시모는 거의 홀시어머니 수준이에요.
아주버님은 그래도 할일은 확실히 하시고, 더이상의 시모의 요구는 확실히 거절하는데
제 남편은 막내라 그런지 그러지 못해요.
결혼전에도 부모가 싸울때 말리는 사람도 남편이었고, 시모 편들어주는 사람도 남편뿐이었다네요.
아주버님은 그저 아무말없이 계셨구요.

그래서 그런지 시모는 남편이 결혼후에 질리게 매달리셨죠.
조금이라도 서운하게 대해드리면 그 눈물바람이란...시부도 뭔 심술인지
그때는 시모편만 들어서 저희를 혼줄 내셨구요. 다른때는 시모 구박만 하면서 말입니다.
무슨 전화를 하루에 한번씩 합니까? 애도 아니고 정말 기억하기도 끔찍한 신혼생활이었네요.
그리고 주말마다 시댁에 가서 안 잘려고 머리쓰면 그 다음날 말없이 저희집에 오셨던 분이시죠.
한달에 시댁에서 두번자고, 저희집에 두번 오셨으니 제가 질릴만도 하지 않았나요?

하여튼 남편과 저랑 세사람이 잠시 앉아서 있는데, 옆에서 한숨을 땅이 꺼져라 쉬시니
또 효자인 남편이 얼굴색이 변해서 엄마 무슨일 또 있냐고 물어보니, 바로 하시는말
내가 죽지 못해 살지, 사는것이 사는것이 아니다. 니 아버지 때문에......
남편 또 울것 같은 표정으로 시모를 어쩔줄 몰라하면서 쳐다보더라구요.

그렇게 남편 사랑을 못 받는것이 슬프시면 좀 말씀이라도 가려서 하시지
시부가 기분 좋아서 농담 한마디 던지는것도 이해 못해서 파르르해서 시부 무안을 주시면서
한번이라도 기분좋은 말한마디도 안하시고 사시면서
시부가 시간나면 친구들 만나시고, 낚시하러 다니시는것에 용납을 못하시죠.

그저 자기 맘대로 움직일수 있는 맘약하고 바보같은 막내아들에게 그런 심란한 말을해서
집에오는 내내 운전하는 남편표정이 아주 안좋았습니다.
친정엄마 아무리 힘드셔도 웃으시면서, 나는 괜찮다 괜찮다하시는데
시모는 꼭 무슨일 한개만 일어나도 너희들만 행복하면 다냐 나는 어떻게 되던말던?하시며
시비(?)를 거시네요.

저희 형편상 상당금액의 용돈도 항상 불만이시고, 선물도 생각없이 요구하시니
남편이랑 생활하기 너무 힘드네요.

남편이 좀 시모에게 매섭게 해줬으면 좋겠는데,평생 남편사랑 못받고 울면서
지냈셨다고 어쩔수없다고 하는데, 남편 통째로 시모에게 주고 맘편하게 살아
버리고 싶네요.







IP : 211.217.xxx.11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04.9.30 9:35 PM (211.207.xxx.66)

    시댁문제로 이혼, 죽음까지 생각했답니다..
    아마 대한민국에 한두번쯤 그런 생각않하는 사람 없을거 같은데..
    대학교 잘 졸업하고..
    직장 잘 다니다가..
    결혼하면서 부딪히는 많은 벽들..
    내가 그냥 이집 종이나 하인에 불과한가?
    나란 존재는 뭔가?
    하염없이 정신적인 방황..
    끝이 없었죠..
    정말 대한민국에서 여자의 한계를
    철저히 알아버렸습니다..

  • 2. 저도저도
    '04.9.30 9:55 PM (221.164.xxx.135)

    그렇죠........
    대한민국에서 며느리라는 위치가..........
    시어머니들은 찔러보고 찔리는쪽에 엉겨붙기 시작합니다.
    님의시아주버님은 찔러도 안찔리니까,님의 남편에게....
    맘이 약해서 어떻게 하지도 못하는 당신아들 속이 썩어가는것도 모르고 말입니다.
    내가 살아야죠.
    처음 섭섭할땐 집안이 발칵 뒤집어 지지만 ,두번세번지나면 시어머님의 반응도 점점 약해집니다. 처음이 어렵지 자꾸해보면 익숙해집니다.
    두번갈꺼 한번가고 ,두번 오라면 한번만 가세요.
    안그러면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짐이 무거워집니다.

  • 3. 다혜엄마
    '04.9.30 9:58 PM (211.207.xxx.237)

    정말 할말이 없군여.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남편께서 아버지에게 말씀해야 하지 않나요?
    이젠 어머니를 챙기시라고..........
    언제까지 남편이 어머니를 맡아야 하는지요?
    어머님이 아버님에게 좋은 말에도 좋게 말 못하시는건,,
    다 아버님때문?이라고 봐요..
    그걸 바로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죄송합니다.
    글로 봐선 어머님이 맘붙일데가 없으셔서 힘드신 거 같네요.
    나이 들고 늙어가면 옆에 있는 영감, 할망구가 제일 아닌가요??
    (익명으로 해야 할껄,,하는 맘 있네요..부디 저를 용서하세요......ㅡㅡ;;)

  • 4. ..
    '04.9.30 10:17 PM (210.115.xxx.169)

    다혜엄마님
    하하 순진하신건지 이상주의자신지..
    여태 살아오신걸 그런관계로 살아오셨는 데 말씀한마디로 바뀔거라 생각드셨어요?
    바로잡는다고요?얼마나 좋을까요. 그럼.

  • 5. 다혜엄마
    '04.9.30 10:59 PM (211.207.xxx.237)

    죄송합니다......
    전 그렇게 안살기에....그리고 원글님이 딱해?보이기에 한말인데..
    ..님 말씀대로라면
    제가 선천적으로 순진한건 맞고요 님이 그렇게 보신다면 이상주의자인것?도 같네요ㅡㅡ;;;
    전 분명히 원글님한테 용서?란걸 구했어요..
    제가 그리 큰 잘못을 한건가요????

  • 6. ..
    '04.9.30 11:35 PM (210.115.xxx.169)

    다혜엄마님

    그리 큰 잘못이라뇨. 무안하셔서 돌려주시는 거예요?
    비난 아닌데요.
    ..
    대책이라면 실현가능성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하는지라..
    어느 능력있는 며느리가 노인 두분의 삶아온 관계를 바로잡아드리겠어요.
    포기할 건 포기하고 끊을 것은
    끊는 정도의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이어야지.. 남편도 맘대로 안되는 데
    시아버지가 시어머니 대하는 태도를 바로잡아야한다고 하셔서..애정관계를 포함한
    두분의 삶을 어찌 바꾼단 말입니까. 실현가능성이 도무지 없어뵈는지라......

  • 7. 나도 동감
    '04.9.30 11:39 PM (211.117.xxx.214)

    저도 원글님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아낙네입니다.

    저랑 같이 사는 그 누구<?>도
    자기 엄마 눈에서 나는 눈물만 보이지
    바로 옆에 사는 아내의 눈물은 모르는 사람입니다.

    매일 자기 엄마랑 두세번 통화는 기본이고
    무슨일만 생기면 쪼르르 보고하고
    저보다도 어머니랑 상의하고 결정합니다.

    제가 뭐라하면 제가 부정적이고 성격이
    이상하다고 치부하더군요..

    이런 결혼생활이 너무 끔찍해서 이혼 , 자살, 별의별 생각을 다했습니다.

    이제는 저도 기대를 버리고 살기로 했습니다.
    할도리만 하겠다는 거지요..
    애아빠니까 할수 없이 살지요..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나혼자 잘해줄 필요있습니까?
    그럴 필요없지요..

    힘내세요..

    남편에게 절대 기대지 마세요..
    상처만 받습니다.
    남편은 <남의 편>의 약자랍니다.

    님 남편이 아니라 어머니의 이쁜아들<?>일뿐입니다.
    기대하면 님만 상처받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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