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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짜리 동전으로 30만원이면.....

jasmine 조회수 : 1,152
작성일 : 2003-09-15 19:35:41
저희 아버지는 완전 꼰대(교육계 계셨음)에 자린고비랍니다.
꼭 필요한 돈 이외엔 한 푼도 안 쓰시고 안 주시는 분이죠.

어찌어찌 집에 차를 한대 샀는데, 보험료와 기름값 외엔 단 한 푼의 돈도 안 드는 줄 아신답니다.
차를 쓰는 동생(학생)이 베터리며 소모품 교환을 위해 알바를 해야만 하죠. 베터리가 소모품인 줄 알면
거품 물고 당장 차 팔라 하실 분이니까.....

명절날 동생이랑 놀다가 들은 이야기.....
어지어찌 차가 긁혀 수리를 해야하는데, 돈 나올데는 없고 알바비로 모자라 카드로 돌려 막았데요.
결국은 카드 하나를 막지 못했고, 며칠이 지나자 카드 회사에선 독촉전화가 오기 시작했답니다.

그래도 며칠 지나자,,,,,"너, 학생이지? 학생이 무슨 배짱으로 카드를 쓰고 안 갚어?...."
동생은 재대했고 다시 편입을 한터라 나이가 제법 됩니다. 너무 화가 나서 왜 반말을 쓰냐?
내가 대리점으로 갈테니 이름을 알려달라고 했답니다.....전화 뚝......
다시 그놈한테 전화가 왔길래 나 무슨 대리점인지 안다...이름을 대라...그러면 당장 갚겠다...
며칠 승갱이를 했나봐요.

드디어, 돈을 갚는 날......동생은 몸집이 넘 없는지라 암흑세계의 친구 하나를 불렀데요.
덩치가 보통 사람 두배쯤 되는.....
그래도 뭔가 억울하다고 느끼고 있는 차에....눈 앞에 보이는 한.국.은.행!!!!
눈치 빠른 분은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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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 30만원을 10원짜리 동전으로 바꿨답니다. 인간이 들 수 있는 무게가 아니더라는...
그걸 메고 S카드 지점으로 갔답니다.
지점장이랑은 그 문제의 직원 문제로 통화를 했던터라 익히 알고 있었고....
같이 간 친구 덩치에 놀란데다....나 누구다....하니 심상치 않은 기운이 사무실에 쫙 퍼졌고,
사무실 직원 전원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포위망을 좁히며 에워싸는데...

동생 계획은......자루만 열면 돈이 있을 줄 알았고....그걸 바닥에 확 뿌리고 오는거 였는데,
글쎄, 자루를 여니 이게 또 얼마씩 종이로 묵여져 있더랍니다. 순간 암담했지만.......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 하나씩 까기 시작했데요. 나중엔 엄지손가락 끝의 감각이 없어지고,
결국은 찢어지더랍니다. 꿋꿋하게 둘이 30만원(3만개 맞나요?)을 다 까서
사무실 책상 가운데에 소복히 쌓은 후 한 번 확 흩어주었데요.....

세어 보고 10원이라도 모자르면 전화하세요...수고하십시요.....
거기 직원들, 얘들이 돈 풀때부터 사무실 나올때까지 한 마디도 안더랍니다....
담달에도 며칠 연채했는데, 전화는 없고, 문자가 오더래요.........^^

며칠 전  그 떡대를 만났는데, 연채때문에 전화받은 친구놈이 있길래 데리고 가서 똑같이
해주고 왔다나요. 그 떡대랑 울 동생 아마 S카드 블랙리스트에 올랐지 싶네요.
뭐 이런 꼴통이 있나 싶으면서도 울매나 재미있던지........

추석명절, 시댁땜에, 돈땜에, 태풍땜에 모두 힘드셨나봐요.....이제, 기운들 냅시다!!!!
  
IP : 211.204.xxx.14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라라라
    '03.9.15 7:47 PM (61.106.xxx.34)

    jasmine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그 유명한 jasmine님의 양장피 저도 한번 해보고 싶더군요.
    재미있는 글, 가슴찡한 글, 레시피들
    마음으로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2. 사과국수
    '03.9.15 7:51 PM (61.254.xxx.62)

    ㅋㅋㅋ...
    유쾌한복수군요..

  • 3. 경빈마마
    '03.9.15 8:02 PM (211.36.xxx.157)

    하하하~~~~
    푸하하하하하~~~~
    에고고고 속이 다 시원 하네요.
    카드 못 갚으면 주인이 더 속타지,
    자기네가 더 속타냐 이겁니다.
    무슨 죄인 다루듯 하는 그 말투!
    정말 애들 말마따나 ** 없어요.
    그 정도로 블랙 명단에 안 올라 갑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뭐 연체 이자 주인이 내지.
    뭐?자기들이 내 주나요?
    다음엔 아예 쫙 뿌려주고 오라 하세요.
    동생님 너무 멋져!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을까?
    그 회사 다신 동생 안건드리 겠어요.

    다음엔........
    "저기요? 여유 되시면 빨리 내 주시옵소서...!" 하지 않을까? 무서워서...

    조금 늦게 갚은 죄 밖에 없잖아요?

    돈땜에 정말 힘든 추석 이였네요.

  • 4. yuni
    '03.9.16 12:23 AM (218.52.xxx.81)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아무리 며칠 늦게 돈을 갚기로서니 카드사에서 그렇게 ㅆ.ㄱ.ㅈ 없게 굴면 안되지~~~ㅇ.
    통쾌하네요. *^^*

  • 5. Funny
    '03.9.16 12:43 AM (211.190.xxx.69)

    하하하..
    추석에 Jasmine님 양장피 만들었답니다 앗, 저말고 저희엄마가요 ^-^
    넘넘 맛잇고 인기도 좋았어요
    괜히 아는척 ^^;;

  • 6. 현승맘
    '03.9.16 11:31 AM (211.41.xxx.254)

    너무 큰소리로 웃었습니다 사무실서..
    꼰대라는 단어도 오랫만이구....
    ㅎㅎ 여하튼 한참 웃고 갑니다

  • 7. 능소화
    '03.9.16 4:47 PM (61.75.xxx.178)

    여러분,
    우리 이 글 온 곳에 도배 합시다.ㅎㅎㅎ

  • 8. 나혜경
    '03.9.16 5:27 PM (220.127.xxx.98)

    '이야기'라면 ㅎㅎㅎ
    .
    .
    실제 상황 이라면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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