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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으로..

냠냠주부 조회수 : 1,583
작성일 : 2003-09-14 20:06:30
어릴 적 살던 동네를
어른이 된 후 찾아가 본 적 있으세요?


저는 응암동 한 주택에서 15 여년을 살다가
대치동으로 이사를 갔었습니다.

학교 때문이 아니라 집 문제로 이사를 간 거였는데
당시 그 유명한 8학군 내의 한 여고로 배정을 받아서
1년 가까이 왕따로 마음 고생이 많았지요. -_-
성격 나름이겠지만
저는 강남 아이들에게 적응하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 지 잘 모르겠지만요. ㅋㅋ


즐거웠던 유년시절을 보낸 이 집을 떠나
아파트로 이사간 이후
나름대로 힘든 고교시절을 보내면서
떠나온 집 생각을 참 많이 했었어요.


제가 삐졌을 때 할일 없이 올라가 앉아 있던 높은 장독대,
작은 언니의 아지트였던 습기 찬 지하실 방,
처음 자전거를 배우면서
수없이 달려가 쳐박히던 집 앞 골목 모퉁이 화단,
어두운 밤 가게를 다녀올 때 절 무섭게 하던
골목 옆 제재소 담벼락에 반달 모양으로 뻥 뚫린 구멍..


이사를 했던 15세 그 즈음부터
놀랍게도 지금까지도
저는 그 골목을 떠나지 못하고 자주 꿈을 꾸었습니다.

집 앞 골목에서 신진 자동차 학원까지,
또 신양시장까지
제가 뻔질나게 놀러다니던 코스들을 따라
삼십 중반이 된 지금도
숨을 헐떡이며 뛰어 가는 꿈을 꾸고는 깨어 허탈해 합니다.

제가 이렇게 오랜동안
마음 속에서
이 동네를 이렇게까지 잊지 못하는 이유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요.



그런데요
어제 오후 남편과 차를 타고 한 번 그 집을 찾아가 보기로 했어요.
얼마 전 쥔장형님 댁을 찾아가면서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우리집인데, 하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동네가 너무 변해버려
정말 어렵게 어렵게 집의 위치를 알아 냈는데..허걱.

집이 없어져 버렸더군요.

저희 집 앞 작은 상가 건물도, 골목도, 제재소도, 자동차 학원도
다 그대로인데, 우리집이 왠 빌라로 변해 버렸더라구요.
얼마나 아쉽고 슬프던지
그 집 앞을, 그 골목을 한참이나 서성거리며 둘러 보았습니다.

빌라로 변한 그 집 앞에 서서

지금은 안 계신 아빠가 제 자전거 뒷 꽁무니를 잡은 채
자, 달린다, 달린다, 아빠가 지금 잡고 있어, 잡고 있어, 하며 소리 치시고
저는 벌게진 얼굴로 핸들을 휘청거리며 내달리던 그 골목을 바라보고 있자니
가슴 한 구석이 싸아해졌습니다.


그 땐
저 긴 골목을 어떻게 달려 빠져 나간담, 하고
무척 심란해 했었더랬는데..
이제 보니 어찌나 옹색하고 그 길이 짧기만 하던지요.



아무튼
제가 꿈 속에서 늘 다니던 코스만을 골라
시찰(?)을 했습니다.

제가 가자고 한 곳마다
제 기억과는 딴 판으로 너무나 길이 좁아
차가 한 번 들어갔다하면 빠져나오기가 힘들어
남편은 땀을 한 사발 뺐지만

저는 가는 곳에서마다
옛날과 변함없는 뭔가를 하나씩 발견하고는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ㅋㅋ


차를 돌리는데
없어진 집이 너무 마음 아파
제가 계속 아쉬워 하자

남편은 요즘은 아파트로 재개발을 하는 곳이 너무 많아
자기가 어릴 적 살던 집은
흔적도 없이 그 동네 일대를 싹 갈아 버렸다나요.
도대체 어디가 어딘지 찾을 수가 없더라면서..
위로라고 해주더군요. ㅋㅋ


돌아 오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이제 내가 또 이 집 앞에서 뛰어 다니며
누군가를 찾아 다니고 노는 꿈을 꾸게 될까.
이제는 꿈에서 마저 없어져 버리지는 않을까.

평소에는 꿈을 꾸지 않는 깊은 잠을 자고 싶다 늘 생각하지만
아빠가 계시고
어린 시절 추억들이 빛나는 이 꿈만은
그냥 그대로 꾸었으면 좋겠는데.


어쩌면 안 보고 오는 것이 나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리웠던 곳을 마침내 다녀 온 기분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곳이 꿈에도 그립습니까?



IP : 219.250.xxx.150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방우리
    '03.9.14 8:38 PM (211.207.xxx.254)

    냠냠님 덕에 잠시나마 옛기억에 젖어보네요..
    해 질때까지 골목을 뛰어 다니며 놀던 그 친구들은
    무얼하며 살고 있을까 궁금 하기도하고요...

    커서 가 본 그 골목들은 정말 짧고 좁더군요..
    그만큼 우리의 꿈도 마음도 작아졌겠죠?

  • 2. 여진맘
    '03.9.14 8:47 PM (218.52.xxx.20)

    전 지금은 삼성아파트로 변해버린 신촌로터리 뒤쪽.
    리어카 한대 지나갈 정도로 좁은 골목을 따라 죽 늘어선 고만고만한 단독주택, 그중 2층집이라도 하나 있으면 그집은 반드시 부잣집일거란 생각을 하곤 했었다는..................서울에서 나고 자랐으니 고향이란 개념조차 큰 의미가 없는데도 어린시절을 보낸 신촌을 지날때마다 느껴지는 기분이 아마 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일종일까요?

  • 3. jasmine
    '03.9.14 9:16 PM (211.201.xxx.133)

    왜 눈물이 나는지.....요즘 일주일에 한 번씩 제 고향(가회동옆 원서동)에 가는데, 생가에 가 볼 생각은 못했어요. 담주엔 수업 끝나고 한 번 찾아볼래요. 천천히 나 태어난 가회동 집이랑 6살때까지 살던 원서동집이랑....없어졌으면 어떡할까요? 냠냠님 처럼 눈물 짓고 다시 돌아서야 하나......
    개발 금지구역이니 희망 갖고 찾아봐야겠어요......

  • 4. 꿀단지
    '03.9.14 9:48 PM (221.142.xxx.247)

    추석되면 우리부모님세대는 나고 자란 고향을 찾아 성묘도 하고 가족의 정도 느끼듯, 우리세대는 우리대로 나고 자란 고향, 동네에 대한 향수병이 있지요
    전 한번씩 제가 다닌 초등학교에 가보고 싶은 적이 있었어요
    그 주변 동네랑 학교같이 다닌 친구들에 대한 추억등.
    냠냠주부님 글 읽으니,
    문득 제가 자란 동네(대구 신천동)에 한번 가보고 싶어지네요
    다행히 아직 재개발이 다 이루어지진 않았다고 하니 더더욱 ....

  • 5. 도라
    '03.9.14 9:49 PM (211.178.xxx.76)

    그저껜가 라디오를 듣다가 펑펑 울었읍니다. 추석이라 추억의 노래를 집중적으로 틀어주고 있었는데, 다른 노래 들을때는 아무렇지도 않다가 이용복씨의 그 유명한 노래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던 아름다웠던 그 어린 시절...

    분명 추억은 있는데, 추억의 장소들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넘쳐나는 차, 아파트, 빌라, 학원등이 추억의 골목길을 대체했읍니다.

    걱정인것은 요즘 아이들에게도 아름다운 추억이 있을까요.

  • 6. 푸우
    '03.9.14 9:52 PM (218.52.xxx.92)

    오랜만이네요..
    냠냠주부라는 이름만 보아도 반가운건 왜일까요...혹시 ,, 제가 냠냠주부님을??? ㅋㅋ

    제가 어렸을적 살았던 집이랑 동네는 잘 생각이 안나요,, 이사를 자주 다녀서인가??
    근데, 6살땐가 옆집 오빠들이 초등학교 1학년, 4학년 그랬는데, 그 오빠들이랑 소꼽놀이 하고, 재밌게 놀았던 기억은 나요.
    제 기억엔 없는데, 엄마가 그러시는데,, 그 집 오빠가 첫소풍 갔다 오는 날.. 초콜렛을 안먹고 가지고 와서 왜 안먹었냐고 했더니,, 수줍게 저한테 줄려고 안먹고 가져왔다고 그러더래요..
    그 오빠들 이름도, 얼굴도 기억이 안나요,, 그 집 아저씨가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다는데,,
    지금쯤 뭘하고 있을까,,
    유년시절의 기억,,, 참 예쁘고 아름답죠....

  • 7. jjammee
    '03.9.14 10:08 PM (61.97.xxx.93)

    꼭 한권의 책을 읽은듯한 따뜻한 느낌이 드네요 ^^

    내가 살던 그곳들도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아파트만 가득 차있지요 ...

  • 8. 김혜경
    '03.9.14 10:15 PM (211.178.xxx.46)

    전 엄마 아버지랑 떨어져서 살던 갈월동 외할머니 댁이 가보고 싶어요. 우태하 피부과 뒷편인데....
    그런데 선뜻 가볼 수가 없어요, 심지어는 우태하 피부과 취재를 다녀오면서도 못가보겠더라구요.
    요새도 그 앞을 자주 지나다니는데, 분명 예전 모습이 아닐 그 동네를 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지는 않더라구요.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그냥 마음속에 남겨두려구요.

  • 9. 꽃게
    '03.9.14 10:27 PM (61.43.xxx.144)

    잊고 있던 아련한 그리움...

    지금도 친정이 옛날 자라던 동네 근처에 있지만 그 시절 분위기는 아니죠.
    논도 있었고, 산에는 공동묘지도 있었고... 나리꽃이 만발했었고, 산딸기도 따 먹으러 다니고 했는데...
    지금은 논들은 집으로, 산은 깎아서 큰 학교가 들어서고...
    너무나 복잡해져버렸지만, 가끔씩 아련하게 생각나는 일들
    - 먼 학교를 다니느라 새벽같이 언니랑 걸어가던 일....
    아버지가 서울로 다니실때에는 같이 가다가, 아버지는 먼저 헤어져 버스 타고 가시고, 우린 더 걸어서 학교 가던 일...그 땐 겨울에 정말 추웠었는데...

    참 아득한 옛날 일이네요.

  • 10. 이경순
    '03.9.14 10:46 PM (211.55.xxx.227)

    자스민님은 가회동에 살았었네요. 난 삼청동에서 낳고 자라서 30년 만에 이사를 했는데...
    가고픈 곳이죠. 자기가 살던 동네, 유년시절 살았던 곳,그리고 성년이 되어 이사를 해야했던 곳,
    그리움만 쌓이는 고향이죠. 오랜만에 냠냠주부님 덕분에 이릴적 살던 고향이 눈앞에 아련했었습니다.

  • 11. 경빈마마
    '03.9.14 10:54 PM (211.36.xxx.141)

    남편이 동행해 준것 또한 님의 행복인것을....!

    두 분 모습이 보이는 듯 합니다.

  • 12. 새벽달빛
    '03.9.14 10:57 PM (218.239.xxx.193)

    저는 유치원때부터 20년 넘게 살던 집을 집안 형편상 식구들 모두 떠나와야 했어요.
    그집을 새로 사신분은 그집 허물고 이쁜 새집을 3층으로 지었다더군요.
    근처로 이사갔었기 때문에 동생들은 보고 와서 얘기를 하던데 저는 왠지 가기가 싫어 안가봤습니다.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대학교 모두 거기서 보냈고 제 첫사랑의 남자애를 만났던것도 그 집이었거든요...
    그뒤로 이사했던곳들은 저희 집이 아닌거 마냥 영 정이 안붙대요. ㅡㅜ

  • 13. 준서
    '03.9.15 1:06 AM (218.37.xxx.64)

    저도 며칠전 오래 전에 살던 그리던 옛집을 다녀 왔는데,후회했습니다.내가 살 때만 해도 부모님께서 애정을 갖고 가꾸셔서 집이 화기가 돌고 좋았는데......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둘껄 괜히 다녀와서 마음만 쓸쓸했죠.추억은 추억으로....그리움은 그리움 그자체로 남겨져 있음이....

  • 14. 채린
    '03.9.15 1:56 AM (216.232.xxx.53)

    저도 경빈마마님처럼, 아내가 소중히 하는 추억여행을 동참해주는 남편분이 너무나도 부럽네요!

  • 15. 재영맘
    '03.9.15 2:00 AM (211.205.xxx.86)

    역시 냠냠주부님의 글을 읽자니 이렇게 답글을 아니 달 수가 없네요.
    그래요 어렸을때 살던 동네를 찾아가면 왠지 눈물이 나고 지금은 우리 곁을 떠난 이가 있을땐 더욱 그렇겠지요.
    저도 응암동 잘알아요.
    냠냠주부님 말하던 시진 자동차학원에서 면허를 땄으니꺄요,
    그리고 지금은 아니지만 저희 시댁이 그곳이었거든요.
    응암동은 그래도 다른 곳에 비하면 많이 변한것 같진 않아요.
    그쪽 동네 사시는 분들은 개발이 더디다구 불평도 많죠.
    저도 한번은 제가 다니던 국민학교를 가봤더니 정말 감회가 새롭더라구요.
    저 연신초등학교 나왔거든요.
    지금도 그자리에 있어서 아주 가끔 차를 타고 지나가는데 그 기분이란....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아주 소중한 보물을 잊었다가 찾은 둣...

  • 16. 프린세스맘
    '03.9.15 2:03 AM (218.48.xxx.230)

    전 남가좌동 살았는데 친구들이 응암동에 많이 살아서 150번 버스를 타고 도원극장, 서부 자동차 학원 근처 집들에 많이 갔었어요. 충암초등 나왔는데 넘 넘 반갑고 내용읽어보니 아련해서 글 올립니다.

  • 17. jung
    '03.9.15 2:08 AM (218.51.xxx.180)

    음 그런건가봐요..이제 만 4살인 제딸아이도 이사온지 2년이 다 되가는데 가끔"서울 집에 다시가자..우리 서울살았었는데...엄마 분당 다 살면 서울 우리집으로가자.."그럽니다.
    어쩌면 아이에게 마음의 고향으로 그집이 남아있는건지도 모르겠네요.

  • 18. yuni
    '03.9.15 9:19 AM (218.52.xxx.213)

    저는 제기동에서 태어나 주욱 살다 시집왔고, 친정부모님은 8년전까지 그곳에 사셨죠.
    제가 어릴땐 미나리깡도 많았던 조용한 한옥밀집촌이었는데...
    팔도강산이란 영화촬영도 우리 동네서 몇번했었답니다.
    이젠 경동시장이 점점 커져 제가 살던 집들은 도저히 찾을수 없어요.
    골목까지 다 밀어버리고 길까지 바뀌었으니...
    울 아이들은 아직도 옛날 외갓집 얘기를 합니다.
    밤마다 동네 고양이가 다 몰려들었던 집...(울 엄마가 불쌍하다고 먹이를 잘 주셨거든요...)
    그집도 마당에 가게를 만들어 갈비집이 되었다네요.
    그집을 팔땐 아버지 경제사정이 좋지 않아서였습니다.
    이젠 가고싶지 않아요. 하지만 꿈에 그집을 보면 괜히 눈물이 납니다. ㅠ,ㅠ

  • 19. 냠냠주부
    '03.9.15 9:56 AM (210.127.xxx.34)

    오~ 재영맘님이랑 프린세스맘님 다 저와 가까운 곳에서 학교 다니셨군요~
    전 명지국민학교 나왔거든요. ^^

    어릴 적 살던 집을 많이 그리워하는 건 모두들 마찬가지셨군요. 훌쩍.

  • 20. 해피위니
    '03.9.15 10:37 AM (61.74.xxx.99)

    저는 작년 겨울에 태어나서 7살까지 살던 집에 갔었습니다.
    저랑 제 동생 모두 태어난 집인데, 남양주군에 있었거든요.
    계획하고 간건 아니구요.. 신랑하고 스키타고 오는 길에 그 근처를 지나게 되어서 갔었어요.
    첨엔 길이 너무 많이 바뀌고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그냥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 갔었는데요,
    글쎄 거기에 저희 주인 아주머니 아저씨가 그대로 사시는거 있죠.
    7살때 이사왔는데도 얼굴을 알아보겠더라구요.
    아저씨 아주머니도 제 이름을 말하니까, 저를 기억하시구요 제동생 이름까지 아시더라구요..
    어찌나 반가워 하시던지, 친정엄마랑 전화 연결 해드리고 한달쯤 뒤에 친정엄마가 서울 올라오셨을때 다시 한번 갔었습니다.
    엄마를 보시고는 새댁이 헌댁되었네.. 하시면서 반가워 하셨구요.
    전에 엄마랑 친하셨다는 동네 다른 아주머니랑도 연락이 되어서 다들 만나고.. 좋은 시간이 됐었어요..

    동물원 노래처럼 어릴적 넓게만 보이던 그곳이 너무 작고 변해 있긴 했지만, 그래두 어릴적 기억이 없어지거나 하진 않는것 같애요.

    암튼 저도 다시 한번 가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 21. 호야맘
    '03.9.15 10:46 AM (203.224.xxx.2)

    냠냠주부님~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클릭하고 읽으면서...
    아침부터 주책스럽게 눈물이 주르르~ 주르르~~
    아버지와 자전거에 대한 추억까지 담아있는 곳이라 더 마음이 짠하네요..
    글솜씨가 보통이 아니셔요~~

    전 국민학교 중반까지 강원도에서 자랐으니 고향이 강원도래요~~
    저도 가끔 신랑이랑 호야 데리고 그곳을 다녀왔음 한답니다.
    동생은 몇년전 다녀와서 사진까지 찍어왔던데...
    정원수가 너무나 훌륭하던 집도 이젠 가꾸질 않아 초라한 집이 되어버린 사진을 보고있노라니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 22. 한울
    '03.9.15 9:39 PM (211.202.xxx.105)

    저도 냠냠님처럼 일부러 제가 살았던 곳을 누구한테 들킬세라 몰래 찾아가봤던 일이 생각나네요.
    초등학교 때 직접 집이 지어지는 과정부터 보기 시작해 대학교 중반까지 살았으니 정이 많이 들었었나봐요.
    어느날 갑자기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찾아갔었는데(지금도 주소까지 정확하게 기억나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맺히더라구요. 속상하기도 했구요.
    집 장사하려고 지은 것이 아니라 직접 짓고 살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그 넓은 동네에 똑같은 모양의 집이 한 채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십년 넘어 찾아간 그 곳의 모양은 풍경은 쓸쓸하게 했습니다.
    세월도 많이 변하고, 생각들도 변할 줄은 알지만, 똑같은 모양의 단독 주택들과 빌라, 연립주택의 모습, 그리고 나무도 한 그루 없는 삭막한 그곳(뒤에 야트막한 산이 있어 따로 공원 갈 필요가 없었거든요)을 보면서 맘이 왜그리 아픈지...그래도 한 번 가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추억은 가슴 속에 그대로 남겨놓을 수 있어서 더 좋은 게 아닐까요?
    어린 시절의 추억은 누가 뺏어갈 수 없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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