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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1박2일동안 육개장은 끓였으나...

| 조회수 : 16,468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11-18 21:16:13

얼마전부터 육개장을 한 냄비 푹 끓여야지 마음만 먹고 있다가,
어제 밤 시작했습니다, 요즘 반성모드니까요..^^

육개장 역시 1박2일이 걸려야 먹을 수 있는 슬로 푸드 중 슬로 푸드인데요,
어제밤에 고사리 삶고,  토란대도 삶았습니다.
토란대 얘기만 나오면 제가 꼭 강조하는거...뜨물이나 밀가루 푼 물에 삶은 후 우려내야 먹었을때 아리지 않다는 거..
이 처리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입안이나 목이 따끔따끔해서 먹을 수 없다는 거.
그러나 이 번거로운 손질만 거치면, 육개장 맛을 더 좋게 한다는 거.





아침에 토란대 가지런히 해서 잘라주고,
고사리도 먹기좋은 크기로 잘라줬습니다.


한우 양지머리도 어제밤 한근 정도 핏물 뺀 다음 푹 고아뒀다가,
오늘 아침 결대로 쪽쪽 찢어서 미리 고춧가루와 참기름에 조물조물 무쳐두고.



숙주나물도 끓는 물에 살짝 데치고,
대파도 큼직하게 썰어서  역시 끓는 물에 데치고.





고춧가루를 국간장과 고추기름, 참기름 다진 마늘 등을 넣고 개어 양념장을 만들어뒀다가,
모든 재료를 넣고 다시 끓일때 넣어서 푹푹 끓였는데요.





오늘 육개장을 끓이면서, 왜 식당에서 조미료를 넣는 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더라구요.
좋은 재료로 , 한우에, 국산 고사리에, 국산 숙주에, 좋은 걸로 골라넣었는데요,
그 맛이 식당에서 먹는 것이나 상가집에서 먹는 육개장 맛보다 못한거에요.
뭔가 개운한 맛은 있는데 덜 자극적이고,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 덜한거에요.


정말 오늘은 쇠고기맛 조미료를 사다 조금만 넣어볼까 하는 강한 유혹을 느꼈으나,
오로지 맛만을 위해서 굳이 넣지 않아도 될것 까지 넣을 필요없다 싶어서, 참았습니다.
물론 사러 나가는 것도 귀찮구요. ^^;;


내 식구들 먹인다고 끓인 제 마음도 이럴진데, 식당에서는 주저할 필요도 없이 넣지 않을까 싶네요.
맛 때문에 고민스러운 식당 주방장님들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가는 육개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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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바느질하는 엄마
    '12.11.18 9:27 PM

    아..선생님 정말 저도 늘 육개장 끓일때마다 그 유혹에 열두번도 더 망설입니다.
    요전엔 정말 너무 맛이 안나서 눈 딱 감고 참치액젓 조금 넣었더니 정말..맛이 확 틀려지더군요.
    근데 맛은 있는데 왠지 죄책감이..ㅎㅎ
    그래도 맛나게 잘 먹었으니 된거겠죠? ^^

  • 김혜경
    '12.11.19 7:21 AM

    그럼요, 참치액젓 조금 넣어서 맛이 확 달라졌다면...잘 하신거에요, 맛있게 드셨잖아요. ^^

  • 2. 유니
    '12.11.18 9:34 PM

    혜경쌤! 아주 오랫만에 댓글 달아요...
    저도 예전에는 이렇게 육개장을 끓였는데요..

    얼마전에 김막업샘이 끓이는 방식대로..(이분은 멸치 육수를 내서 끓이던데..전 그건 생략하고..그냥 고기 삶은 물에) 양념만 참고 했거든요..

    이 분 레시피에는 선생님이 넣으신 기본양념외에 멸치 액젓, 된장, 고추장, 밀가루 등이 들어가더라구요..
    이렇게 하니까 뭐랄까...약간 걸쭉하고 감칠맛도 많이 나더라구요...
    조미료보다는 나을 거 같아서요...참고 해 보시라구요....

  • 김혜경
    '12.11.19 7:21 AM

    아, 김막업 선생님은 걸쭉하게 끓이시는 군요.
    레시피 한번 찾아볼게요, 최요비에는 없으려나...

  • 3. 나오미
    '12.11.18 9:55 PM

    이렇게 좋은 재료로 끓여두 부족한맛..조미료를 안쓰는 사람들의 고민이 아닐지요..
    어떤 요리샘은 저 재료들을 달달 볶아주는 과정을 한다고해요..
    간은 조선간장.소금.액젓등 여러가지 첨가해 끓이면..그나마 2•/•부족하던맛이1•/•로 완성되더군요^^;
    개인 적으로 파(주물러서)가 많이 들어간 육개장 늠 조와요!

  • 김혜경
    '12.11.19 7:23 AM

    아, 양념장을 볶아서 하는 게 아니라, 재료들도 볶아요??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 4. lake louise
    '12.11.18 10:15 PM

    저도 그래서 저번엔 저희친정엄마가 하시듯이 고기를 평소 두배정도 더 넣어서 국물을 내고.그리고 다시마를 정말 이불처럼 불어나게 큰걸 넣었더니 ..조미료 넣고싶던 마음이 없어지데요.

  • 김혜경
    '12.11.19 7:23 AM

    다시마..다음에는 다시마를 넣어봐야겠네요.
    좋은 팁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5. 天國
    '12.11.18 10:17 PM

    백배동감!!!!
    다*다의 입맛에 길들여진 식구들에게 조미료 전혀 안들어간 건강한 음식을 먹이려고 하는데.... 반발이 심해요. 맛없다고 대놓고 타박 남기는 것은 예사...
    이 난국을 어떻게 해쳐나가야하는지. 힘드네요.

  • 김혜경
    '12.11.19 7:25 AM

    저희 식구들도 그런 반발이 전혀 없는 건 아닌데요..저는 그냥 모른척합니다.
    아니면 밥상에서 주입식교육을 하지요, 우리집 음식은 조미료 안들어가서 맛없다, 맛없다..
    한참 하다보면 식구들도 세뇌가 됩니다.

  • 6. 여린손
    '12.11.18 11:01 PM

    윗분들이 댓글 다셨는데요. 멸치,다시마 우린 국물이면 맹숭한맛이 해결되던데요.
    전 쇠고기뭇국도 마지막엔 다시마 두장정도 넣어서 맛을 냅니다.

  • 김혜경
    '12.11.19 7:25 AM

    쇠고기뭇국에는 다시마를 넣는데, 육개장에는 생각도 안했어요.
    여러가지 부재료가 많이 들어가니까..그런데 담부터 다시마를 좀 넣어봐야겠네요.

  • 7. 그린
    '12.11.18 11:04 PM

    저도 오늘 맑은 뭇국과 무나믈을 했는데요
    시원한 맛은 있으나 뭔가....
    정말 5% 부족한 맛에 몇 번씩 맛을 봤는지 몰라요.
    그래도 부족한대로 재료에 충실한 맛으로 먹자 했다는.....
    자극적인 조미료에 길들여진 입맛은
    좋은 재료만으로는 힘든가봅니다.ㅜㅜ

  • 김혜경
    '12.11.19 7:27 AM

    저도..몇번이나 간을 봤는지 몰라요..^^
    정말 조미료가 세긴 센 것 같아요, 좋은 재료도 다 이겨먹으니...

  • 8. bistro
    '12.11.18 11:40 PM

    흐억 엄마표 육개장이 며칠째 고프던 차에...ㅠㅠ
    안그래도 손이 많이 가는 국인 걸 아는지라 말이 쉽게 나오질 않더라구요.
    에잇- 내일은 김치찌개라도 해먹어야겠어요. (쌤이 주신 포인트 따라 해보려구요^^)
    몇 달, 아니 근 1년을 부엌 내팽개치고 지냈는데 요즘 정신 좀 차리고 있어요. ^^

  • 김혜경
    '12.11.19 7:28 AM

    bistro님,
    키친토크에서 뵙고 싶어요..^^

  • 9. 플럼스카페
    '12.11.19 12:44 AM

    선생니임~...ㅠㅠ
    저 정말 요새 육개장 먹고 싶었단 말이에요.ㅠㅠ
    해 드세요~ 하실 거 같은데 저희 남편은 육개장을 안 좋아해요. 애들도 어려서 육개장 맛을 몰라요 맵다고만 하고.
    밖에서 사먹음 건더기가 부실하구....이 나이에 엄마한테 끓여 달랄 순 없고...
    그저 애들이 얼른 얼른 자라기만 바래봅니다.
    저 혼자 먹겠다고 끓이기엔 너무나 공들여야 하는 음식입니다.
    선생님댁 육개장 너무 맛있어 보입니다. ㅠㅠ

  • 김혜경
    '12.11.19 7:29 AM

    맞아요, 혼자 드시기에는 손이 너무 많이 갑니다.
    저도 거의 연중행사로 끓여요, 일년 또는 이년에 한번씩..^^
    근처에 사시는 거면 딱 한그릇 퍼드리고 싶어요, 맛은 없지만..

  • 10. 이호례
    '12.11.19 12:44 AM

    육계장 간을 집간장으로 저는 해요
    왠만 한 간 맞출때 집간장으로요

  • 김혜경
    '12.11.19 7:29 AM

    네..저희도 국간장써요, 집간장..^^
    건강은 좀 어떠신지요??

  • 11. miyu
    '12.11.19 1:29 AM

    고사리,토란대 구하기 어려워
    양지,사태로 육수 내고 양지는 결대로 찟어
    마늘,파,고추가루,후추가루,깨소금,참기름,간장으로 무쳐
    고명으로 얹어 먹으면서 육개장이라고 우겨봅니다 ㅎㅎㅎ
    삶은 사태 반은 육수와 함께 삶은 달걀과 장조림으로 탄생 시키구여~
    결혼초 부터 조미료를 사 본적이 없어서 식구들이 맛있다며 이 맛에 길들여져 있다는게
    다행입니다.

  • 김혜경
    '12.11.19 7:30 AM

    토란대 고사리 안들어가도 육개장 맞습니다. ^^
    고기에 파만 넣고 끓이는 육개장 얘기 들어본 적 있는 걸요.

  • 12. 수수꽃다리
    '12.11.19 1:42 AM

    저는 감칠맛이 부족하다고 느낄때 다시마를 한장 넣어 살짝 끓여주면 좋던데요.^^
    제 딸아이가 외할머니가(제친정엄마) 끓여주시는 소고기무국이 너무 맛있다고 그래서 여쭤봤더니 다시마 한 장 넣고 끓여보라고 가르쳐주셨어요. 엄마만큼은 못해도 비슷한맛은 나는것 같네요.
    저도 날씨가 쓸쓸해지는데 육개장 생각이 간절하네요~

  • 김혜경
    '12.11.19 7:32 AM

    소고기무국에 다시마 넣으면 정말 맛있어져요.
    그건 저도 쓰는 방법이었는데...육개장에는 생각도 못했어요. ^^

  • 13. 니만트
    '12.11.19 6:54 AM

    일단 맛이 안나면 쇠고기양이적지않았나 의심해봐야할것같아요~ 저도 예전엔 고기좀 아끼려다 맛이 안난적 많거든요 그리고 울 시엄니비법은 파를 계란과 밀가루에 버무려 넣는것입니다 확실히 맛있어져요~^^

  • 김혜경
    '12.11.19 7:33 AM

    아, 파를 계란과 밀가루에 버무려 넣는 방법 접수했습니다. ^^
    어디선가 먹어본 적 있는 것 같아요.

    역시 고민을 이렇게 풀어놓으니, 다양한 해결법을 알려주셔서..^^..

  • 14. 소연
    '12.11.19 9:04 AM

    저는 육계장 육수에 다시마 몇쪽 밤새 찬물에. 우려서 넣구요.액젖 한수저. 넣어주면. 먹을만 해져요.25년째. 조미료맛 하고 싸워도 아직은 조미료맛이 그리운 식구가 있어요..

  • 15. 된다!!
    '12.11.19 2:11 PM

    ㅋㅋ 맞아요 저도 심하게 공감.. 아직 2년차 초보주부인데 김치나 왠만한거 다 만들어서 먹거든요.
    육개장도 몇번 해먹어봤는데..
    먹을만은 한데

    잘나가는 맛있는 식당맛은 못따라가죠..
    다시다나 미원은 소량 넣으면 티도 안나고 맛은 업 되는건 사실이에요

    조미료 안넣고 액젓이며 밀가루 달걀 버무려서 넣어도 보고 볶아서 넣어 보기도 하고..
    육개장 끓이느라 정말 많은 시도 했거든요..

    고기양을 넉넉히 넣어도 일단 그 확 끌리는 맛하고는 차원이 다르더라구요.
    어쩔수 없는 문제죠..^^
    맛은 있는데 그 무엇.ㅎㅎㅎㅎ
    식당에서는 대용량으로 끓이고 하다보니 다를 수 밖에 없는듯해요^^
    뜨끈한 육개장 한그릇 저도 먹고 파용.

  • 16. 푸른잎새
    '12.11.19 8:55 PM

    토종 전라도 출신 저희 시어머니는 꼭 잡뼈국물을 내서 육개장을 끓이셔요.
    고기만 넣는 것과는 국물 맛이 다르다고 하시던데요.
    다시다 전혀 넣지 않아도 맛있어요.
    그리고 어머니는 고기 뿐만 아니라
    모든 나물들에도 다 양념을 하셔서 조물조물 두었다가
    끓이시는데요.

  • 17. 들소부인
    '12.11.19 9:18 PM

    올가에 가면 조미액상이라는 만능요리용이 팔거던요. 나물무칠때나 국 끓일때 2%부족하다 싶으면 넣어요.
    정말 맛이 확 달라지는데 그게 화학조미료는 하나도 안들어갔어요.

  • 18. 강남스타일
    '12.11.20 12:43 AM

    국물 요리는 무엇이든 멸시 다시마 양파 무우 새우등 으로 미리 국물내지 않으면 뭔가 2프로 부족한맛이
    꼭 나던데요...

  • 19. 꾸지뽕나무
    '12.11.20 5:18 PM

    저희 친정엄마도 육개장 진짜 조미료없이 너무너무 맛나던데.
    이번에 가게 정리하시고 오시면 제일 먼저 배울라고 계획중이에요~~
    겨울신메뉴로 하려고 준비했었는데 ( 맛 감정 다 받아놓고요..;;) 건강악화로 얼른 가게 정리해드렸네요ㅠㅠ 병원에서도 하루라도 빨리 쉬셔야한다고....에효...
    대충 기억나는 것은 한우고기가 무지 많이 들어간듯도 하고.....
    여튼 친정엄마표 저미료 없는 무지 맛나는 육개장 키톡에 선보여보겠습니다~~

    참. 우리친정엄마는 부산분이신데 전라도광주에서만 30년 가까이 사셨습니다....^^

  • 20. hoony
    '12.11.20 8:18 PM

    우리친정엄마도 정말 육개장 잘 끓이셨어요,
    일단 고기를 많이 넣어시던데요.
    한번 끓이면 큰 들통에도 한통 끓여서 나눠주십니다,
    우리시엄니께선 20년전부터 김치 사드시는분이신데
    저희집에 오시면 친정엄마표 육개장 몇그릇 드시고 가실때도 좀 담아주시면 하셔요,

  • 21. 수늬
    '12.11.21 2:40 PM

    저는 부산출신이라 보라돌이맘님이 자주 올리시는 부산식 쇠고기국을 자주 끓이는 편인데요...
    아무래도 맛의차이가 한우로 끓이지 않으면 육수맛이 차이가 났어요...좀 넉넉히...
    저도 되나께나 조미료 사용하지 않고 맛내려고 다시마를 국끓일때 거의 절대적으로 자주 넣어요...말이되나 안되나 모르겠지만...;; 심지어 어제 미역국에도 넣었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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