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육개장을 한 냄비 푹 끓여야지 마음만 먹고 있다가,
어제 밤 시작했습니다, 요즘 반성모드니까요..^^
육개장 역시 1박2일이 걸려야 먹을 수 있는 슬로 푸드 중 슬로 푸드인데요,
어제밤에 고사리 삶고, 토란대도 삶았습니다.
토란대 얘기만 나오면 제가 꼭 강조하는거...뜨물이나 밀가루 푼 물에 삶은 후 우려내야 먹었을때 아리지 않다는 거..
이 처리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입안이나 목이 따끔따끔해서 먹을 수 없다는 거.
그러나 이 번거로운 손질만 거치면, 육개장 맛을 더 좋게 한다는 거.
아침에 토란대 가지런히 해서 잘라주고,
고사리도 먹기좋은 크기로 잘라줬습니다.
한우 양지머리도 어제밤 한근 정도 핏물 뺀 다음 푹 고아뒀다가,
오늘 아침 결대로 쪽쪽 찢어서 미리 고춧가루와 참기름에 조물조물 무쳐두고.
숙주나물도 끓는 물에 살짝 데치고,
대파도 큼직하게 썰어서 역시 끓는 물에 데치고.
고춧가루를 국간장과 고추기름, 참기름 다진 마늘 등을 넣고 개어 양념장을 만들어뒀다가,
모든 재료를 넣고 다시 끓일때 넣어서 푹푹 끓였는데요.
오늘 육개장을 끓이면서, 왜 식당에서 조미료를 넣는 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더라구요.
좋은 재료로 , 한우에, 국산 고사리에, 국산 숙주에, 좋은 걸로 골라넣었는데요,
그 맛이 식당에서 먹는 것이나 상가집에서 먹는 육개장 맛보다 못한거에요.
뭔가 개운한 맛은 있는데 덜 자극적이고,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 덜한거에요.
정말 오늘은 쇠고기맛 조미료를 사다 조금만 넣어볼까 하는 강한 유혹을 느꼈으나,
오로지 맛만을 위해서 굳이 넣지 않아도 될것 까지 넣을 필요없다 싶어서, 참았습니다.
물론 사러 나가는 것도 귀찮구요. ^^;;
내 식구들 먹인다고 끓인 제 마음도 이럴진데, 식당에서는 주저할 필요도 없이 넣지 않을까 싶네요.
맛 때문에 고민스러운 식당 주방장님들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가는 육개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