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이 동지날인데...팥죽들은 드셨어요.
어느 해는 귀찮아서, 모른체하고 넘어가기도 하는데, 올해는 팥죽 쑤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팥죽, 딱 한끼 먹을만큼만 쑤었습니다.
팥은 압력솥에 삶았습니다.
압력솥에 팥을 담고 물을 넉넉하게 부은 다음 압력솥이 최고압력으로 오른 후 30분 정도 불에 뒀다가
불을 끄면 팥이 잘 삶아집니다.
이 삶아진 팥을 핸드블렌더로 간 다음, 물을 조금 더 부은 후 체에 걸러서, 팥죽을 쑤었습니다.
저희집 팥죽은 쌀을 넣는 대신 쌀가루를 넣는 것으로,
아직도 제 입에는 적응이 되질않습니다.
제게 팥죽은...쌀알의 모양이 그대로 보이는 것이 팥죽인데...ㅠㅠ
그래도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랬다고...다수가 팥죽이라고 주장하는...쌀가루 넣어 끓이는 팥죽을 끓였습니다.
새알심은 나이대로 만들어 먹는 거라는데, 울 시어머니 연세만큼 새알심을 만들자고 들면 하루해가 다 지날듯...
그냥 몇개 흉내만 내서 넣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또 한끼 뚝딱!
이 역시 집에 있던 팥에, 집에 있던 쌀가루, 집에 있던 찹쌀가루로 만든지라..
또 시장에 안가고 버텼습니다.
그런데..마트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스물스물 피어오릅니다.
닭다리살 사다가 튀긴 후 새콤달콤한 소스 얹어먹는 레몬소스 닭튀김도 먹고 싶고,
진하게 우려낸 멸치육수에 고추장 살짝 풀어서 온갖 버섯 넣어 익혀먹는 버섯전골도 먹고 싶고,
샤브샤브용 고기 데쳐서 새싹채소와 함께 소스에 버무려먹는 샤브샤브샐러드도 생각나고,
모짜렐라 치즈를 속에 넣은 돈까스도 먹고 싶고....
갑자기 먹고 싶은 게 많아졌습니다. 영양이 부족한가? 그렇지는 않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