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가 좀 춥죠?
그저께까지만 해도 집안에 난방을 전혀 하지 않아도 추운 걸 몰랐는데,
어제는 오후에 잠깐 돌려야할 정도로 춥더니, 오늘 아침은 더 추운 것 같아요.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목 잘 감싸고 다니시구요,
어디선가 들었는데, 목만 잘 가리고 다녀도 감기에 잘 안걸린다고 하더라구요.
추운데 어지간하면, 장보러 외출하는 것보다, 집에 있는 재료들로 한상차려보는 것도 좋겠죠?
어제 저녁 저희집 밥상처럼요.
명절에 들어오는 굴비는, 값은 만만치않을텐데,
평소에 사다먹는 자잘한 조기만도 못한 것 같아요. 맛이요.
그렇다고 선물보내는 사람에게 '선물보내신 굴비, 비싼 것 같던데 맛없으니까 보내지 마세요'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니, 제게 보낸 선물이라면 그렇게 말할 지도 모르는데,kimys에게 들어오는 선물인지라..
혹시 이글을 보시는 남자분들, 명절에 선물보내실 때, 굴비 보내지 마세요.
십중팔구는 비싸기만 하고 맛없는 굴비 만나기 십상입니다,
차라리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표고버섯, 참기름, 쌀 이런거 보내세요!!
어제 구운 굴비, 크기로 봐서는 꽤 비쌌을텐데...맛은 그저그래서...실망 그자체.
그래도 먹어야하니까, 이렇게 추울때 시장가기 싫을 때 며칠간 열심히 먹어보려구요.

무청시래기도 삶아서 지졌는데요,
저, 이제는 집에서 무청시래기 말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칠칠한 무청을 봐도 침 흘리지않고 눈 질끈 감고 지나갑니다.
왜냐면요, 무청 소금물에 삶아서 잘 말린 후, 다시 삶아서 물에 담갔다가 줄기의 껍질을 벗겨내는 수고를 해도,
시래기 자체가 질긴거에요.
그런데, 하나로 같은 곳에 파는 시래기, 특히 양구산....줄기의 껍질을 벗기지 않아도 얼마나 보들보들 맛있는 지 모릅니다.
물론 파는 시래기 값이 만만치는 않죠.
그래도, 제가 하는 수고에다가 맛 생각하면 그리 아까울 건 없어요.
늘 한봉지쯤 비축해놓고 살죠.
어제도, 평소 시래기 손질에 걸리는 시간과 비교해볼때 시간을 절반도 들이지 않아,
은근히 걱정했는데...보들보들 너무 잘 삶아진 거에요.
된장을 좀 적게 풀어서 싱겁게 지졌더니, 그냥 집어먹어도 괜찮을 정도로 맛있는 반찬이 됐습니다.
간장게장이 울고갈 밥도둑 입니다!

저번에 제주 올레 다녀오면서 서귀포시장에서 산 고사리도 불려서 볶았습니다.
고사리 불리는 데는 자신있다고 까불다가, 어제는 살짝 덜 불렸나봐요, 좀 질깃질깃하지만 그런대로 먹을만 했어요.
아무래도 시장에서 파는 고사리라서 쇠어서 질긴부분도 있는 것 같구요.
최근 몇년동안 고사리는, 경희농원에서 삶아서 보내는 생고사리, 집에서 식품건조기에 말려서 일년내내 먹었어요.
이 고사리는 삶은 후 단단한 부분을 다듬을 필요없이 부드럽고 맛있는데,
제주도에서 사온 고사리는 아무래도 시장에서 사온 물건인지라..단단한 부분들이 있네요.
담엔, 딱딱한 부분을 손질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할 듯...
추우니까, 시장가시지마시고, 저처럼, 냉장고나 다용도실을 뒤져보세요.
아무리 쟁여놓고 사는 스타일이 아니라하더라도 한두끼 해결할 수 있는 식품이 꼭 나온다니까요!
참치캔 하나가 나온다면, 양파와 밀가루 넣어서 부치면 되구요,
두부가 있다면 보글보글 새우젓 찌개 끓이면 되구요,
멸치육수 푹 내서, 호박이랑 양파 넣고 수제비끓여도 좋구요.
오늘 점심이랑 저녁, 집에 있는 재료로 맛있는 거 해드시고, 제게도 좀 알려주세요. ^^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