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에 담근 올해 김장김치, 김치냉장고에서 땅속발효가 끝난지 얼마 되지않았지만,
그 맛이 너무 궁금해서 한 포기 꺼내봤습니다.
아니, 솔직히 얘기하자면, 다른 해에는 전해에 담근 김장김치가 많이 남아있어서 ,
새로 담근 김장김치는 충분히 제맛이 들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었는데요,
올해는 배추김치가 똑 떨어져, 총각김치와 깍두기와 갓김치로 연명하고 있는 관계로, 마음이 조급했던 거죠.
꺼내서 썰어보니,
아직 푹 익은 김치맛은 아니지만, 덜 익었으면 덜 익은대로 맛이 괜찮은거에요.
아주 흐믓합니다.
며칠전, 자유게시판에서 지난글 검색을 하다보니까,
저희 집 김장김치가 엎어져 담겨있는 것을 계기로 김치를 통에 담을때 어떻게 넣느냐 하는 이야기가 있는 것을 보았어요.
저희 친정어머니도 김치를 항아리에 담으실때 배추의 속이 하늘을 보게, 그렇게 담으셨어요.
그런데 제가 김치 담그러 가는 농장의 아주머니들은 아랫쪽에 들어가는 김치들은 속이 하늘을 보게 넣다가,
맨 윗줄 한줄은 거죽잎이 위로 올라가게, 엎어서 담으시는 거에요.
왜 그러시냐고 했더니, 우거지를 따로 얹지 않기 위해서 라고 하시는게요.
'아~ 그런 깊은 뜻이!!'
항아리에 김치를 담을 때 맨 위에는 소금에 버무린 우거지를 덮어 주잖아요.
그래야 공기와의 접촉을 막아서 김치맛이 잘 변하지 않도록 하는 거죠.
그런데 김치통에 김치를 넣다보면 김치 넣기도 비좁은데, 우거지까지 덮은 여유가 없으니까,
맨 마지막줄의 김치를 엎어 놓음으로써 거죽잎이 우거지의 역할까지 하게 한다는 거에요.
오늘 저녁엔,
언제 먹어도 물리지 않는 콩나물과 쇠고기를 넣은 김칫국을 끓여먹었습니다.
김칫국의 김치는 ¼쪽 쯤 남아있는 최후의 작년 김장김치를 넣었습니다.
김칫국에 밥 말아 먹으면 정말 따로 반찬도 필요없이 한그릇 뚝딱입니다.
오늘도, 김치국에 밥을 말아 순식간에 후루룩 먹었습니다.
암튼 김치는 그냥 먹어도 좋고, 찌개나 국을 끓여도 좋은 우리 밥상의 보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