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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언제 먹어도 물리지않는 [김칫국]

| 조회수 : 13,070 | 추천수 : 263
작성일 : 2009-11-26 20:46:40


지난 주에 담근 올해 김장김치, 김치냉장고에서 땅속발효가 끝난지 얼마 되지않았지만,
그 맛이 너무 궁금해서 한 포기 꺼내봤습니다.
아니, 솔직히 얘기하자면, 다른 해에는 전해에 담근 김장김치가 많이 남아있어서 ,
새로 담근 김장김치는 충분히 제맛이 들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었는데요,
올해는 배추김치가 똑 떨어져, 총각김치와 깍두기와 갓김치로 연명하고 있는 관계로, 마음이 조급했던 거죠.

꺼내서 썰어보니,
아직 푹 익은 김치맛은 아니지만, 덜 익었으면 덜 익은대로 맛이 괜찮은거에요.
아주 흐믓합니다.

며칠전, 자유게시판에서 지난글 검색을 하다보니까,
저희 집 김장김치가 엎어져 담겨있는 것을 계기로 김치를 통에 담을때 어떻게 넣느냐 하는 이야기가 있는 것을 보았어요.
저희 친정어머니도 김치를 항아리에 담으실때 배추의 속이 하늘을 보게, 그렇게 담으셨어요.
그런데 제가 김치 담그러 가는 농장의 아주머니들은 아랫쪽에 들어가는 김치들은 속이 하늘을 보게 넣다가,
맨 윗줄 한줄은 거죽잎이 위로 올라가게, 엎어서 담으시는 거에요.
왜 그러시냐고 했더니, 우거지를 따로 얹지 않기 위해서 라고 하시는게요.
'아~ 그런 깊은 뜻이!!'

항아리에 김치를 담을 때 맨 위에는 소금에 버무린 우거지를 덮어 주잖아요.
그래야 공기와의 접촉을 막아서 김치맛이 잘 변하지 않도록 하는 거죠.
그런데 김치통에 김치를 넣다보면 김치 넣기도 비좁은데, 우거지까지 덮은 여유가 없으니까,
맨 마지막줄의 김치를 엎어 놓음으로써 거죽잎이 우거지의 역할까지 하게 한다는 거에요.

오늘 저녁엔,
언제 먹어도 물리지 않는 콩나물과 쇠고기를 넣은 김칫국을 끓여먹었습니다.
김칫국의 김치는 ¼쪽 쯤 남아있는 최후의 작년 김장김치를 넣었습니다.
김칫국에 밥 말아 먹으면 정말 따로 반찬도 필요없이 한그릇 뚝딱입니다.
오늘도, 김치국에 밥을 말아 순식간에 후루룩 먹었습니다.
암튼 김치는 그냥 먹어도 좋고, 찌개나 국을 끓여도 좋은 우리 밥상의 보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허브
    '09.11.26 8:49 PM

    1등???

  • 2. 허브
    '09.11.26 8:52 PM

    생애처음1등 찍고ㅋㅋㅋ
    저도 오늘 친정엄마랑 김장하고 왔어요
    뿌듯 뿌듯
    1년이 걱정 없네요

  • 3. onion
    '09.11.26 8:54 PM

    아하 엎어져있던 김치에 그런 깊은 뜻이 있었군요. 아이디어네요!

  • 4. 상사화
    '09.11.26 9:12 PM

    지금 기르고 있는 콩나물에 다 자라면 김칫국 해서 먹어야겠어요..
    아까 배부르게 밥먹고도 얼큰한 국물이 느껴져 침이 고이네요 ㅎㅎ

  • 5. Merlot
    '09.11.26 9:25 PM

    김칫국을 너무 좋아해서 엄마가 점심도시락(보온)에 싸주셨던 옛~날
    생각이나네요 그리워라
    아직도 김칫국만 있음 밥한그릇 싹~비워요
    담엔 저도 소고기넣고 끓여봐야겠어요 ^.^

  • 6. 에케베리아
    '09.11.26 9:42 PM

    김치를 김치통에 넣을때 그렇게 깊은 뜻이 있었군요
    몰랐어요 하나 배워 갑니다

    김칫국 정말 맛있게 보이네요
    방금 밥한그릇 먹고 치웠는데 먹어보고 싶어요

  • 7. yuni
    '09.11.26 9:47 PM

    어머나 어머나! 오늘 저희집도 저녁에 김치국을 끓였어요.
    콩나물 넣고 멸치 다싯물로요,
    안원장이 그렇게 끓인 김치국을 제일 좋아하거든요.
    말 한마디 없이 땀을 뻘뻘 흘리며 한그릇 뚝닥 다 비우네요 ^^*
    오늘 선생님댁과 재료는 약간 달라도 같은 메뉴로 밥을 먹었다니 기분이 좋은데요 *^^*

  • 8. 망아지
    '09.11.26 10:05 PM

    저는 김치볶은밥이 저녁메뉴였는데^^
    암튼 김치는 어떻게 해먹어도 맛나요~

  • 9. Helena
    '09.11.26 10:26 PM

    저두 어제 김치국 먹었어요.
    개운하고 물리지도 않고 맛나요. 한국사람 입맛은 김치가 들어가면
    다 좋아하는것 같아요.

  • 10. 예쁜솔
    '09.11.27 12:03 AM

    저는 멸치국물에 끓여 먹는데요.
    콩나물+김치+잔치국수...
    밥 대신 이것도 환상입니다.
    국이 펄펄 끓을 때 마른 국수를 한웅큼 넣어주면
    간도 짭잘하니...별미랍니다.

  • 11. 모야
    '09.11.27 12:29 AM

    저도 그래야겠네요~^^

    아주 좋은 아이디업니다~~

    땡큐 !

  • 12. 또하나의풍경
    '09.11.27 6:25 AM

    뜨끈한 김치국에 밥 말아먹음 한공기가 뚝딱이지요 ^^
    저도 김치국 따라해야겠어요 항상 메뉴 감사드려요~~^^

  • 13. 커피번
    '09.11.27 8:26 AM

    저희도 올해는 김치가 일찍 떨어져 한두포기씩 만들어 아껴먹었네요.
    (또 담그기 귀찮아서..ㅎ)
    드디어 내일 김장입니다.
    지금부터 준비물 챙기고, 체력을 아껴야해요..
    저희 시가는 거의 공장수준으로 김장 하거든요.
    1박2일 죽었다가 오겠습니다~~

  • 14. 마실쟁이
    '09.11.27 9:14 AM

    김치국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네요.
    얼큰하고 뜨끈뜨끈한 국에 밥 한술 말아서.....기가막기죠...ㅠㅠ
    감기가 뚝 떨어질 것 같슴니다.

  • 15. alice
    '09.11.27 10:49 AM

    오늘 저녁은 김칫국 당첨^^*

  • 16. 진선미애
    '09.11.27 11:37 AM

    김칫국은 별다른 반찬이 필요없어서 더 좋은듯......
    전 마지막에 계란 하나 툭 깨서 넣어 먹어요 -시원한 맛은 좀 덜하지만요

    맨위에 김치포기 엎어담기 입력했습니다 ^^

  • 17. 오렌지나무
    '09.11.27 6:50 PM

    김칫국은 언제 먹어도 맛있어요.
    저희 시댁은 김치와 콩나물에 고구마를 썰어 넣더라구요
    김치의 매운 맛과 고구마의 달콤함이 어우러져 더 맛있어요.

    김장 김치의 맨 윗부분 엎어 담거는 정말 굿 아이디어네요.
    아직 김장 전인데 저도 따라해 봐야겠어요.
    82에는 배울 점이 느무느무 많아요.^^

  • 18. 스페셜
    '09.12.2 11:49 PM

    김칫국 맛있게 끓이는 방법좀 알려주세요...
    심히... 해보고 싶네요..
    부탁드려요

  • 19. 앵커
    '09.12.3 2:04 AM

    아흠 정말 맛있겠다~~

    낼 끓여먹어야 겠네요~~^^**

  • 20. 둘리맘
    '09.12.10 10:42 AM

    아흐~ 맛나겠당
    나도 얼른 만들어 머어야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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