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께서, 2주일 만에 귀가하셨습니다.
저도...거의 2주일만에 밥상을 제대로 차려본 것 같아요.

브로콜리를 소금물에 데쳤어요.
초고추장을 찍어먹을까 하다, 치즈 2장을 얹어서 잠시 오븐에 넣어 치즈를 녹였습니다.
모짜렐라치즈가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집에 샌드위치용 치즈밖에 없는지라...

오이를 잘라보니, 어찌나 씨가 많은지...ㅠㅠ..
씨는 다 도려내고, 호렴에 잠시 절였다가 살짝 헹궈 건진 후,
액젓에 고춧가루, 매실액, 깨, 참기름, 파, 마늘로 무쳤습니다.

냉동실에 조금 얼려두었던 잡채용 돼지고기 꺼내서 녹이고,
주황, 노랑, 빨강 파프리카 각각 ⅓개씩 썰어서, 볶았어요.
양념은 조림용 간장과 굴소스를 섞어서 했구요, 파 마늘 좀 넣어주고, 참기름으로 마무리.
별로 손도 많이 가지 않으면서 나름대로 비주얼이 훌륭한 반찬!
그리고 국은 근대국을 끓였는데..
꼭 국 사진을 찍는 건 까먹는다니까요..

그리고..며칠전의 그 지름신..그냥 영접했습니다.
그 결과 오늘 택배받은 것....9만6천여원 어치..
굉장히 작은 종지 2개, 작은 접시 2개, 중간접시 1개, 그라탕 그릇 2개, 베이킹그릇 1개,
이렇게 해서 10만원을 넘기지 않았다고 좋아라했는데...
이걸 받자마자 곧바로 그 액수만큼, 또 질렀습니다...
제 신용카드...무조건 3개월 무이자할부가 됩니다....이 무이자 할부가...사람 잡습니다...
결제는 다음 문제이고, 택배상자를 받아 박스를 뜯고,
에어캡을 벗겨내고, 그릇에 붙어있는 스티커도 떼고,
그리고 깨끗하게 설거지를 해 두면..흐뭇합니다.
씻어놓은 김에 그날로 개시도 해보고...
제가 살아가는 낙(樂)중 참 큰 낙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혼자 이렇게 위로해봅니다.
'맛있게 먹을 수 있을 때 먹고, 입어서 예쁠 때 입으라고 했는데...그래...그릇 보고 좋을 때 사자,
어른 들 말씀이 더 나이 들면 그릇도 싫어진다더라, 갖고 싶을 때 갖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