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미리미리 봐둬야하는 건데, 한껏 게으름을 부리다 오늘 낮에야 갔는데요,
가는 길도 어마어마하게 막히고,
주차는 더 어마어마하게 힘들고,
더 황당했던 건 쇼핑리스트 프린트한 걸 다른 핸드백에 넣어두고 갔다는 거..ㅠㅠ...
왜 이러는 건지....ㅠㅠ...
기억나는 대로 휘리릭 사가지고 서둘러 돌아왔는데요,
집에 도착해보니, 저녁에 오시기로 한 손님들이 예정보다 일찍 오신거에요.
괜찮다고, 밥 안먹어도 된다고 사양하시는 걸,
좀 이른 저녁을 차렸습니다.
재빨리 매생이국 끓이고,
유자청드레싱을 얹은 샐러드 한접시하고,
고기 굽고, 고기와 곁들여 먹을 참나물 깻잎 무침 한접시하고,
그리고 김치.
오늘 가장 인기 있었던 메뉴는 김치였습니다.
내 식탁에 둘러앉은 나의 손님들이 별건 아니지만 내 손으로 한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걸 보는 기쁨.
이게 다 사는 재미지요. ^^
오후 4시쯤 이른 저녁을 먹었기 때문에,
제 저녁 시간이 아주 깁니다.
덕분에 내일 할 음식들 준비, 참 많이 했어요.
동그랑땡 반죽도, 녹두전 소도, 나물들 밑손질도, 잡채 재료들도 다 해뒀고,
더덕도 껍질을 까서 양념에 재워뒀고,
이제 갈비며 산적이며 고기들 양념만 하면 오늘 해야지 마음 먹었던 일들 얼추 마무리가 됩니다.
이제 내일 살살 움직이면서 전 부치고, 나물 볶고 하면 될 것 같아요.
내일도 제 일을 도와줄 사람은 없을 듯 하지만...
하는데까지 하다가 못하면 차례상에 올릴 만큼만 하고 나머지 재료들은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담에 하지요, 뭐.
이렇게 맘 먹으니까, 편합니다, 몸과 마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