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한달에 한번씩 가는 출장, 강원도 주문진엘 다녀왔습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타고 3시간, 다시 택시 타고 5분,
어제 만나뵌 할머니는 어찌나 시원시원하고 재밌으신지...
그뿐아니라, 입만 여시면 여러가지 요리 팁이 술술 나오시는 지라, 이번 달 원고쓸 걱정은 없습니다.
말씀을 많이 안하시거나, 아니면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할머니 취재하고와서는,
원고를 쓰느라 머리를 쥐어뜯고하는데요..(그래서 요즘 제 머리숱이 많~~~이 줄었습니다.ㅠㅠ)
그런데 어제 만나뵌 할머닌, 얘기거리가 많아서, 원고 잡으면 술술 써질 듯~~ ^^
또 음식맛은 얼마나 좋은지요.
어제의 메뉴, 대구맑은탕은 워낙 신선한 재료였다 해도,
김치가 얼마나 시원한지..마치 사이다를 마시는 기분이었다니까요!
마침 할머님의 중학생 손자와 초등학생 손자가 와있었는데, 이 아이들도 김치만 해서 밥 한그릇 뚝딱!
할머니댁 김치가 예술이었습니다.
이건 어제의 주인공 대구맑은탕이었는데요,
할머니의 맑은탕은 독특했습니다.
그냥 맹물에, 갓 잡은 대구의 애를 풀고, 곤이를 손으로 끊어서 끓인 후,
여기에 대구와 무, 쪽파 마늘을 넣어서 끓이는데요,
간은 천일염으로 휘리릭~~
이렇게 애를 풀어서 끓이니 국물이 마치 사골곰국같은 색이었는데요,
비린맛 전혀 없이 고소하고 또 시원하고...
체면 차릴 것도 없이 이 대구맑은탕을 두그릇이나 먹었습니다.
예전에, 한 귀순용사의 생태탕을 취재해서 글을 쓴 적이 있는데요,
그분은 맑은 탕이 아니라 매운탕으로 끓였어요.
바로 이 방식, 맹물에 애를 풀어서 매운탕을 끓였는데 국물이 진하고 맛있었습니다.
그래서 그후에 집에서 한번 해봤는데요,
우리집식구들은 국물맛이 비리다고 안먹어서 절 당황시켰더랬지요.
지금 생각해보니, 재료의 선도 때문인 듯합니다.
어제 재료가 되준, 거의 상어 수준의 대구는 아침에 바로 사오신거라서,
아가미가 새빨간 것이...그렇게 아가미가 싱싱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워낙 재료가 좋아서 애를 풀어서 끓여도 비린맛이 전혀 없는 것이겠지요.
이래저래, 입만 높아져서 큰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