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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벼르고 벼르던~ [매생이전]

| 조회수 : 9,174 | 추천수 : 83
작성일 : 2008-01-03 20:22:00


올해는 매생이를 구하면 매생이전을 꼭 부쳐봐야지 하고 벼르고 벼르던 중..드뎌 오늘 실행에 옮겨봤습니다.

며칠전 매생이를 주문하고,
오늘 받을거라는 문자까지 왔길래 나가서 굴을 사가지고 들어왔는데...매생이가 도착해있지 않은 거에요.
허걱..이거 큰일났다 싶더라구요..뭘 해서 밥을 먹냐구요...굴 밖에 안 사왔는데..
김치국이나 끓일까 하고 냉동실의 고기를 꺼내놓았는데,
바로 그 순간 택배가 도착하여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국 끓일 만큼만 씻고, 나머지는 냉동실에 꾸역꾸역 넣은 후,
국 끓일 매생이중 아주 조금 덜어내어..부침가루반죽에 섞었어요.
처음 해보는 거라, 반죽의 농도를 어느 정도로 해야하는 건지 잘 몰라, 그냥 대충~ 눈짐작으로 부쳤습니다.
절반은 부침가루를 너무 적게 넣은 것 같고,
나머지 절반은 부침가루를 좀더 넣었습니다.

결론은....
뭐, 그런대로 먹을만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해먹을만큼 맛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국이 훨씬 낫습니다.

매생이전을 먹으면서, 느낀 건,
향긋해서, 밥 말아 먹으면 술술 넘어가는 매생이국이,  결코 매생이 맛이 아니더라 이겁니다.
매생이맛보다는 오히려 굴이나 참기름, 파 맛이 아닌가 싶었어요.
매생이 고유의 무슨 맛이 있다면 매생이전에도 그 맛이 살아날텐데..뭐, 이렇다할 맛은 없었던 것같아요.

결국,
매생이국도 사람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매생이 혼자 잘나서 맛있는게 아니라, 굴, 참기름, 국간장, 파가 잘 어우러져서 비로소 그 맛을 내는 것이고,
매생이의 역할이란 어쩌면 그저 시각적으로 맛있는 녹색을 내준다는 거, 술술 넘어가는 식감을 느끼게해준다는 거,
뭐 그 정도가 아닌가 싶어요. 어쩌면 굴보다도 더 비중이 작은 건 아닌 가 싶기도 하구요.

사람도 그렇잖아요, 아무리 잘났다고...자기 혼자, 이 세상을 사는 건 아니잖아요.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면서, 그럴 때 비로소 빛도 나고 하는 거죠.

암튼...매생이전이 실망스러울 정도는 아니지만, 다시는 못부칠 것 같아요.
맛도 맛이지만, 우리 시어머니 그러시네요,
"이 비싼 걸로 이걸 했냐? 국이나 끓이지"
어머니, 매생이전, 국 끓일 매생이 조금 덜어내서 부친 거거든요, 하고 퐁당퐁당 말대답하고 싶었는데,
그냥 삼켰습니다.
제가 삼켜야지 어쩌겠습니까?


p.s.
이보쇼, 띠동갑 친구들...매생이 구해놨는데...
매생이국 드시러 오삼!!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테디베어
    '08.1.3 8:24 PM

    일단 1등 찍고~~~~

  • 2. 테디베어
    '08.1.3 8:28 PM

    퇴근하고 아이들이랑 ebs영어공부하러 왔다가 들렸습니다^^

    혜경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올 한해 행복하세요~~~

    저도 매생이 국만 먹어 보았지... 전은 처음인데요^^
    그래도 맛이 너무 궁금해요..

    담엔 꼭 성공하셔서 또 올려주세요^^

    좋은밤되세요..
    이제 영어공부하러 갑니다~~~

  • 3. 그린
    '08.1.3 8:42 PM

    오늘 선생님 방송 타셨다면서요?
    저 아직 못 봐서 이제 찾아봐야겠어요.ㅎㅎ
    늘 가족들 상차리시느라 귀찮으시만도 한데
    맛난 거 생기시면 여기 저기 초대해주시는 따뜻한 마음,
    보기만해도 제 기분이 좋아지네요.
    선생님과 띠동갑 친구분들.... 부럽사옵니다.^^

  • 4. 자연맘
    '08.1.3 10:02 PM

    오늘 방송에서 팔씨름 하는 것 보았어요.
    백승주 아나운서 팔 힘 은근히 세더라구요.

    전 매생이국도 매생이전도 맛있던데.
    색감이 좋고 향긋한 바다내음이 좋아서요.

  • 5. 둥이둥이
    '08.1.3 10:48 PM

    매생이국 끓여먹어야겠네요...^^

  • 6. 미조
    '08.1.3 11:37 PM

    매생이 어디서 살수 있나요?
    남편이랑 전에 식당가서 한번 먹어보고 반했는데...
    어디가서 구해야하는지 모르겠어요~~
    선생님 알려주세요~~
    근데,,,가격이 그렇게 비싼가요??;;

  • 7. 김혜경
    '08.1.3 11:59 PM

    미조님..가격 많이 안비쌉니다.
    한덩어리 5천원 정도 주면 식구적은 집은 두끼, 식구 많으면 한끼 정도 먹어요.

    그리고..추워야 나오는 것이라..이제 막 시작이에요.
    제철에 들어서면 농수산물시장 큰 곳에 가도 있고 대형마트나 백화점에도 있어요.
    장터에서도 팔긴하는데...

  • 8. 시골풍경
    '08.1.4 12:10 AM

    샘님,,테레비에 나오신거보구 깜짝 놀랐어요 전,,혜경샘하고 닮긴닮았는데 많이 젊네ㅋㅋ,,하고 봣거든요(샘님 죄송)낭중에야 샘님인줄 알았어요 ,, 근대 샘님 목소리 넘 이뿌대요,아휴,,전화목소리도 얼매나 이쁠깡 ㅋㅋ

    테레비 자주 나오세요 안그럼 이 촌구석에서 어찌 샘님 함 보겠어요

  • 9. Pinkberry
    '08.1.4 1:44 AM

    메생이도 메생이지만
    여기선 사 먹을 수없으니 패쑤ㅋㅋㅋ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어야 비로서 빛난다는 말씀
    올 2008년도의 화두로 삼아야 겠습니다
    좋은 말씀이세요^^

  • 10. 미서
    '08.1.4 10:00 AM

    목포가서 샀었는데,,거긴 정말 싸더라구여,,,
    물파래 2-3배 가격정도....

    저두 전은 별로더라구여, 국 끓일때로 향 죽는다고 마늘도 안넣는거라잖아요,,,

  • 11. 최고은
    '08.1.4 12:17 PM

    저는 메생이전 무지 좋아하는데...
    별다른 맛은 딱히없지만 색깔두 맘에 들구요
    그 안에 오징어와 새우를 넣어서 부치면 더 맛이 있드라구요...

    우리집 쭈니 아빠도 잘 안먹는 메생이 전이면 밥한그릇 뚝딱...
    냉동실에두 얼려놓은 메생이가 ㅋㅋㅋㅋ

  • 12. 아자
    '08.1.4 12:35 PM

    압구정 현대백화점에서 매생이전 부친 것을 시식한 적이 있는데, 청양 고추를 다녀 넣었더라구요. 괘찮던데요. 근데, 결론은 한주먹에 12000원 해서 안사고 그냥 왔어요. 음...

  • 13. 날라리초짜
    '08.1.5 3:16 AM

    시어머니한테 말대답 못하는맘....전 정말루 이해해요. 할말은 하고 살아야하는데, 왜 시어머님한텐 그게 안되는걸까요? ㅜㅜ 그담에 속 썩는건 전데 말이죠.

    혜경님...홧팅!!!!!

  • 14. chocolate
    '08.1.9 2:22 PM

  • 15. 소풍날
    '08.1.9 5:52 PM

    친청 엄마도 매생이에 굴을 보내셨다고 연락하셨더라구요...얼른 먹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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