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kimys가 무청 시래기 노래를 부르는 걸...알았어, 해줄게, 해줄게..건성으로만 대답하고 말았습니다.
요즘, 청 달린 무 구경도 못해봤어요.
무청은 다 잘라내고, 무만 팔잖아요.
무청 시래기 해먹으려면 마트에서 파는 걸 사야하는데...울 동네 킴스클럽에서는 끝내 발견을 못했습니다.
그러다가..어렵사리 사게 됐습니다.
하나로에서는 파는 거에요, 말린 호박이랑 말린 고사리, 취나물 이런거 파는 곳에서 찾았습니다.
아니, 그 역시 쉽게 찾지는 못했어요.
저는 포장지 거죽에 무청, 혹은 시래기, 뭐 이렇게 된 것만 찾았는데..포장에 '무잎말림' 이렇게 되어있는거에요.
무잎이라?? 뭐 틀린 말은 아닌데..왜 이리 생뚱맞게 느껴지는지..차라리 무청 말림이 더 낫지 않을까 싶네요.
암튼, 어렵게 산 무청시래기를 어제 밤 물에 담가뒀다가, 오늘 아침, 눈 뜨자 마자 푹푹 삶았습니다.
불에서 내려서도 그냥 냄비째 놔뒀드랬어요.
저녁 준비하려고 보니, 얼마나 보드랍게 잘 불어났는지...^^
먹기좋은 길이로 썰어준 다음 꼭 짜서, 된장과 식용유를 넣어 조물조물한 다음 20분 정도 그냥 뒀어요.
간 좀 배라구요. 아..천연조미료도 좀 넣어줬네요. 제가 만들어놓고 쓰는 가루류를 좀 넣었습니다.
팬에 기름 살짝 두르고, 된장에 버무려뒀던 시래기를 약한 불에 살살 볶아줬어요.
볶으면서, 물도 조금 넣어주고요. 여기에 멸치육수 넣으면 더 맛있을텐데, 준비가 안된 관계로 맹물로!!
뚜껑을 덮어 잘 익도록 한 다음 다시 뚜껑을 열어 살살 볶다가 파 마늘 조금 넣어주고,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전에 친정어머니가 해주시던 무청시래기는 밝은 색이었던 것 같은데,
제가 사다 불린 건 좀 칙칙한 어두운 색이에요.
된장까지 넣어 색이 더 진해져, 그리 맛있는 색은 아니었어요.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이게 웬일이랍니까??
제가 해놓고, 이거 진짜 맛있다..하기 너무 쑥스럽고, 말도 안되는것 같아서..맛있다는 표현은 잘 안하려고 하는데...
오늘 시래기 지짐은 진짜 맛있는 거 있죠??
이게 손맛이라기 보다, 시래기를 잘 산 것 같고, 된장이 맛있고, 이런저런 가루를 넣은 탓인 것 같아요.
이거 하나면..밥 한그릇이 뚝딱!
간장게장보고 밥도둑이라 하는데..그렇게 비싼 음식 아니더라도 밥도둑은 진짜 많은 것 같아요..
세상은 넓고.....맛있는 건...많다..진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