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하고 나면 그 다음날 정도는 특별히 반찬 신경 안써도 된다는 거..이거 아주 좋은 일이죠.
오늘 저희 집 저녁상..그냥 되는 대로 식탁에 올려도..금세 한상 차려졌습니다..^^

국은 양곰탕이었어요.
물을 좀 적은 듯 싶게 잡아서 바특하게 끓였더니...국물 반 건더기 반의 국이 되었습니다.
양과 곱창을 푹 끓여서 건져내서 먹기 좋게 썬 다음 국간장과 파 마늘 참기름 후추 등을 넣고 조물조물 양념하고,
국물은 완전히 차갑게 식혀서 위에 뜬 기름을 완전히 제거해준 다음,
양념한 건더기와 무를 썰어 넣고 다시 한번 끓였습니다.
겨울철에 한번쯤은 먹어주면 몸보신이 되는, 그런 국이 아닌가 싶어요.

배추 속쌈을 먹으려고 가져온 김장김치소.
저희 집은 쌈보다도 이렇게 굴에 넣어서 많이 먹습니다.
자잘한 자연산 생굴 2에 김치소 1 정도를 섞어서 버무려 먹으면, 정말 칼칼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그만이죠.
어제 김장이야기의 댓글에...어떻게 하면 색깔이 이렇게 나느냐 물으셨는데...
저도, 그 질문을 받고는 해답이 뭘까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아마도 고추 탓이 아닐지요?
저희가 쓰는 고추는 일단 마른 고추를 사서, 친정어머니가 하나하나 마른 행주로 잘 닦으신 다음,
씨를 거의 제거한 다음 과육만을 빻아서 씁니다.
고추씨가 거의 들어가지 않은 고춧가루라서 색깔이 먹음직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가루상태로 파는 고춧가루들 고추씨의 함량이 너무 높다고 하죠?
그럼 매운 맛은 있지만, 아무래도 색이 안 이쁜 것 같아요.
그리고...책에서도 본 건데...고춧가루는 젓갈과 어우러져야만 비로소 매운맛도 살아나고, 빛깔도 살아난대요.
젓갈을 충분히 넣은 탓이 아닌가...생각해봤습니다.
그리고 아울러..제가 김장하러 다니는 농원 연락처를 알려달라고들 하시는데..
솔직히 작년처럼 배추가 너무 절여지는 사태가 또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어서..참 조심스럽습니다.
그 농원에서 실수해도...제 원망을 하실 것 같아서요...
그래도 궁금하시다면...이리로 연락해보세요. 011-9035-3796 입니다.
전화하시거든..."삼촌 이세요??" 이렇게 기선을 일단 제압하고 들어가세요.
단골손님인 것 처럼, 시세를 파악하고 있는 것 처럼...^^ 농장주의 처남인데..이분이 김장 시즌 총책임자입니다.
혹시..이 농장에서 김장하실분들을 위해 팁을 좀 드리자면...
예약된 배추만큼 김장을 해넣은 다음 속이 좀 남을 것 같으면 얼른 계산부터 하세요.
계산 끝내고 나면, 삼촌께서.."겉절이해서 드실 배추 넉넉하게 가져가세요" 이러십니다.
이때..속 남은 만큼, 아주 많으면 곤란하지만 2~3포기(쪽으로는 4~6쪽 정도) 덤으로 얻으실 수 있습니다.
이걸 가져다가 김치 속을 넣으면 작은 김치통 하나는 너끈히 채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제가 이런, 덤 얻는 방법까지 썼다는 얘기는 제발 하지 말아주세요.
다만, 인터넷보고 왔다고, 김치가 짜면 김혜경씨에게 이를거라고만 하세요. 그러면 신경 좀 쓰실 거에요.
그리고 소 버무리고 나면..이 삼촌께 한번 맛을 봐달라고 하세요..김치가 짤 건지 안짤 건지 귀신같이 압니다.

어제 쪄먹고 남은 돼지 목삼겹살.
저는 차가운 걸 먹는 게 맛있는 것 같은데..저희 식구들은 따뜻한 걸 좋아해요.
그냥 데우느니..간장 맛간장 요리용 술, 그리고 설탕 쬐끔 넣어 만든 양념장을 자글자글 끓이다가,
덩어리채 넣고 약한 불에서 조렸어요.
어제 워낙 부드럽게 쪘던 고기라서, 거죽에 간장간을 했는데도 부드러워서, 큼직큼직하게 썰었습니다.
한 점을 먹더라도..풍성하게 씹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