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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도가니탕과 이런저런 물건

| 조회수 : 12,438 | 추천수 : 86
작성일 : 2007-11-30 13:46:18


친정집 마당에는 덩치 큰 개가 한 마리 있습니다.
조카아이들의 이름을 따서 민석이라 불리는 이 녀석...나이가 많아서 아주 노회함을 보이죠.
이 녀석이 현관 앞을 떠억 지키고 있기 때문에 아버지가 안계신 친정집, 걱정이 덜 됩니다.
열흘 예정으로 호주 가시기 전 친정어머니의 큰 걱정이 바로 이 민석이 였습니다.
이 녀석, 사료만 주면..절대 안먹습니다..사료에 김치국이나 된장찌개 이런 걸 얹어줘야 먹어요.
지가 사람인줄 아는 것 같아요..^^

"민석이 밥은 어쩌고, 호주에 가니??"
하시는 걸,걱정마시라고..제가 들여다본다고...친정집 대문 열쇠는 제게도 있거든요, 현관 열쇠는 없어도.
매일 일정한 시각에 꼬박꼬박 가서 밥을 주지는 않았지만...그래도 배 고프지 않을 정도로 밥 주고 왔는데..
어제는 그만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한밤중이 되어서야 생각이 나는 바람에,
오늘 아침에야 부랴부랴..어제 먹다남은 굴 두부 뚝배기 싸가지고 가서, 밥 주고 왔습니다.
녀석의 응가 치우고, 사료 한대접 퍼서 밥그릇에 담고 그위에 굴두부찌개 얹어주고..
"민석아 미안하다, 고모가 까먹었어..미안해..어서 먹어..." (저는 개에게도 소리내서 말 겁니다..^^;;)
민석이 고생도 이제 얼마 안남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독립문의 도가니탕집엘 들러서 수육 한접시에 탕 일인분을 사왔습니다.
식구들 점심으로 먹으려구요.
대성집 도가니탕..가끔씩 생각났는데...그동안은 갈 엄두를 못냈더랬습니다.
눈물없이....사올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어요.
올해초, 병원에서 퇴원하신 아버지께서 잡숫고 싶다고 하면,
대성집 도가니탕이랑, 보원집 보신탕이랑, 모래내설렁탕의 설렁탕이랑 사들고 가서,
한수저 뜨시는 거보고 흐뭇한 마음으로 돌아왔었거든요.

도가니탕 사러가면...아버지 생각 날까봐..아버지 생각하면서, 창피한줄도 모르고 또 울까봐 그동안 통 못갔는데,
이젠 괜찮네요, 아버지 생각은 나지만, 울지는 않았습니다

감기에는 잘 먹어야한다는데 목 때문에 잘 삼킬 수 없어서 먹는 것이 부실했더니,
저녁때가 되면 눈앞이 좀 침침해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도가니탕 잔뜩 먹었으니까, 기운 나겠죠?? ^^




모래내설렁탕은 파도 싸주는데..대성집은 파는 안주네요.
파만 꺼내 써는데..아...이걸 안보여드렸다 싶어서..부랴부랴 사진 한장 찍었습니다.
숯부직포 파주머니에요.
이 파..산지 일주일도 넘은 것같은데..멀쩡해요.
타파통 같은 파통에 담아두면 무르지는 않지만 거죽이 누렇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건 안그러네요.

이것도 사면서, 뭔가 채소를 많이 사다놓고 먹겠다고, 모두 여섯장을 샀는데....아직 다 못써먹어봤어요.^^;;




파를 넣고 이렇게 둘둘 말아두면 되는데..참 별것 아닌 것 같은데..신기해요.
아무튼..숯이라는 것이 참 신비스러운 것 같아요.^^


아...그리고...이것도 보여드릴게요. 며칠전에 뜬금없이 우송되어 와서 사람을 놀래킨....

제가..82cook 운영자라고..회원장터에서 물건 파시는 분들..뭘 보내시겠고 주소 알려달라는 쪽지 많이 보내시는데...
제가 거의 대부분, '마음만 감사하게 받겠습니다'라는 쪽지로 대신합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사정..아마 미루어 짐작하실 수 있을 거에요. )

그래서 간혹은 제가 참 가혹한 일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분명히 안받겠다고 했는데, 어찌 아셨는지 주소를 아시고 보내셔서, 즉시 수취거부한 일...참 마음에 걸리는 것이 그것이 한여름에 온 수산물이었습니다. 이런 경우 택배아저씨 드린다는 소문만 듣고 그랬는데...
만약 그때..택배아저씨가 가져다 드시지 않고, 반송됐다면 아마 가다 상했을텐데...저, 죄받을 것 같아요.ㅠㅠ







이것도 그럴 뻔했어요.
아마도 제가 집에 있다가 받았더라면 수취거부했을 지도 모르는데..그런데 이미 도착해있더라는.
(신기한 건...전 처음 보는 이름인데..제 주소를 어찌 아셨나요?? 흑흑...무서워요...)
어쨌든 뜯어보니까..제게 꼭 필요한 물건이긴 했어요.

받고도 며칠 그냥 뒀었습니다.
오늘 생각난 김에 설치해보니..설치랄 것도 없어요..그냥 흡판 붙이면 되니까..꽤 쓸모가 있는 것 같아요.
정말 앞치마 안두르고, 설거지를 했다니까요.
물튀김을 완전 차단하겠다고..두개를 붙여보니..좀 답답한 것 같기는 해요. 하나는 뗄까봐요.

정말..별 게 다 나오죠??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선아
    '07.11.30 1:52 PM

    1등이네요!

  • 2. 김선아
    '07.11.30 1:54 PM

    도가니탕 드시고 기운내세요, 그런 물품들은...베타 테스터로서 사명감을 가지시고 저희를 위해 몸소 실천하시는데 굳이 돌려드리지 않아도 되실 듯 해요...

  • 3. 홍시
    '07.11.30 2:02 PM

    2등
    ~

  • 4. 홍시
    '07.11.30 2:10 PM

    저희 강아지 홍시도 지가 사람인줄 알아요..병원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어요..갠 강아지만 보면 줄행랑이예요.. 사람만 좋다고 난리예요^^ 따뜻한 국 드시고 빨리 완쾌하세요 추억이 깃든 음식을 대하면 그 추억을 함께한 사람이 그리워져요...선생님 어서 나으세요.!!

  • 5. 하미의꿈
    '07.11.30 3:53 PM

    숯 부직포 파망은 또 어디서 사야할까요 ㅎㅎㅎ 누가좀 알려주세여

  • 6. 오로라
    '07.11.30 4:11 PM

    윗분 말씀에 동감합니다.충분히 받으실 자격 있으세요.감기 빨리 나으세요~

  • 7. 동물원
    '07.11.30 4:29 PM

    반갑습니다.~~저두 도가니탕 해서 먹었어요. 든든했어요.~~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딱 생각이 나는거예요...사골,도가니도 저렴하구요.
    그리고 한국엔 지독한 감기가 유행인가부네요...여긴 인플루엔자가 유행이랍니다.ㅠ.ㅠ...
    저도 처음 일본와서 겨울에 바로 걸렸어요.죽다가 살아났죠뭐...
    어서 힘내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 8. polaroid
    '07.11.30 4:55 PM

    아~저도 설겆이할때마다 배부분이 젖어서 저런게 있으면 좋겠다~했는데....정말로 있네요...^^
    저도 이름 알고싶어요~

  • 9. 민석은석
    '07.11.30 5:02 PM

    에그머니 혜경샌님..
    조카이름이 민석이라 무지반가웠었는데요
    예전에 친정에 음식해결사?
    민석이가 그민석이었군요..ㅠ.ㅠ
    갑자기 울민석이가...크억
    민석이 이름이 너무반가워서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즐거운시간되세요^^

  • 10. 나우시카
    '07.11.30 5:14 PM

    아고아고...대성집 몇년전에 함 가봤었는데...넘넘 맛있게 먹었었어요~
    지금도 여전하겠죠?
    멀어서 못가는데.....아....도가니탕 먹고시퍼라~

  • 11. 김혜경
    '07.11.30 6:14 PM

    나우시카님..여전하답니다..그런데 그 일대가 뉴타운지정을 받아서..곧 어찌 될 것 같아요..

    민석은석님..민석마미님 시절부터..남다른 친근감이 있었다는...^^

    polaroid님, Mignonne님...보내주신분께서 조만간 회원장터에서 파실 계획이라고 하니까요, 좀 기다려 보세요.

    하미의꿈님, 숯부직포 파주머니는 회원장터에 들어가시면 사실 수 있어요.
    회원장터 오른쪽 위에 큰 글씨로 써있는 여러곳중에서 참숯부직포라는 곳이 있습니다.
    거기 들어가시면 다른글들도 있고 좀 정신이없거든요.
    왼쪽 메뉴바를 자세히보면 sale이라고 써있어요. 그거 클릭해보세요.
    야채주머니 모두 3개가 한세트에요.

  • 12. Pinkberry
    '07.12.1 2:11 AM

    도가니탕이 담긴 유기그릇에
    눈길이 화~~악 가네요!!^^
    쉽게 식지도 않을것 같고
    보기만 해도 고급스러운것이..
    도가니탕 드시고 감기 떨쳐 버리고
    새기분으로 새로 시작한 올해의 마지막달
    활기차게 보내세요^^

  • 13. 왕언냐*^^*
    '07.12.1 11:15 AM

    도가니탕보시며 친정 아버님생각 하시는 혜경샘 맘이 정말 아프게도 잘 느껴집니다.
    저도 늘 아버님이 좋아하시던 음식들 볼때마다 맘속으로 울거든요.
    (가끔은 혼자 구석에서 진짜로 울기도 해요.)
    고인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의 깊이만큼 아마 앞으로 살아있는 동안 계속 그럴꺼라생각해요.
    앞으론 몇해동안 정말 좋은 아버님주셔서 감사했다고 그리움더하기 감사함을 보태렵니다.
    ...................
    참, 조 물가리개?? 몸가리개??는 저희 남편에게 꼭 필요한 물건 같네요.
    설겆이 해줄때마다 주방 바닥을 한강으로 만들거든요. ㅎㅎㅎ

  • 14. 소나기
    '07.12.1 11:59 AM

    혜경님!
    참 숯주머니 사려고 회원장터에 들어 갔는데 연락처나 가격이 없네요
    사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려 주세요

  • 15. 김혜경
    '07.12.1 12:08 PM

    소나기님!
    http://blog.daum.net/tessell 로 들어가셨죠??
    제가..거기가 좀 복잡하다고 그랬잖아요..^^..
    왼쪽에 전체보기 아래 세번째..[특판]참숯부직포세일이라고 써있는 거 누르세요.
    저도 첨에 사러 들어갔다가..어딜 눌러야하는 건지 몰라서, 한참 헤맸어요.
    가격이랑 연락처 다 나와있습니다.

  • 16. fiz
    '07.12.1 7:13 PM

    선생님~ 가입한지는 무지 오랜데 극소심 유령 회원이라 처음 댓글 달아요.
    그 숯주머니 장터에서 공구할때 살까말까 하다 안샀는데 이글 보니 살짝 아쉽네요. ㅋ
    그리고 민석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구싶네요.. 담에 기회 되심 사진 한장 올려주세요. ^^
    아.. 그리고 개들은 짠 음식 먹으면 안된다던데... 나이 많이 들은 개니까 입맞에 맞는 음식 먹고 살다 편하게 가는게 나을까요? ^^

  • 17. INA
    '07.12.2 12:41 PM - 삭제된댓글

    유리 상판을 없애셨나요 ..?
    옛 밥상느낌이 그대로 물씬 납니다.

  • 18. 앙녀
    '07.12.3 4:08 PM

    저두 참숯부직포 사서 요긴하게 쓰고있어여...
    저두 야채주머니랑 옷커버샀는데 가격대비 효과에 아주 만족했어여..^^

  • 19. 수빈맘
    '07.12.6 1:58 AM

    혜경샘..전..82골수팬인데도..글을 거의 못올려요.^^;;
    너무 고수분들이 많아서요..ㅋ

    사실 제가 독립문 살거든요.
    연희동이며 근처 이야기 나올때마다 반가왔는데..오늘은 독립문까지..^^
    집주변 다닐때마다 눈 크게 뜨고 다녀야겠네요..
    샘 만날 수 있을까해서요.^^

  • 20. 자연맘
    '07.12.22 12:43 AM

    전 쬐끔 신경 써서 한다는게 신문지에 야채를 싸는 정도였는데요.
    지금 우리집 도배 끝난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벽지가 친환경벽지
    소나무,숯,편백나무 들어간 벽지에요.
    숯은 여러가지로 다양하게 쓰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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