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죽다 살아났습니다. 어쩜 감기가 그렇게 독한 지..
오늘 아침까지도 골이 흔들리고, 목은 부어 침 삼키기도 어렵고, 게다가 임파선까지 부어 아프고...
저희 동네 젊은 한의원 선생님이 계신데..무척 꼼꼼하고 친절하게 돌봐주셔서,
토요일날은 급한 대로 kimys가 나가서 증세 말하고 약만 사오고,
오늘 아침에는 치료받으러 나갔었습니다.
뭐..특별히 감기 걸릴 일이 없었다..유난히 피곤한 일도 없었고..기온의 변화때문에 선뜻함을 느낀 것도 아니다..했더니,
선생님 말씀은 피로가 누적된데다가 기온이 갑자기 떨어져서 그런 것 같다 하시네요.
얼굴이며 손에 침도 맞고 뜸도 뜨고 코랑 목에 약도 넣고, 온열치료같은 것도 하고..
그랬더니 한결 좋아진 것 같아요.
아직 침 삼키기 수월한 건 아니지만..이만하면 살만합니다.
이번에 아프면서...늙어가면서..그저 부부 밖에 없다 싶습니다.
애들이나 다른 가족은 "아프세요?" "병원에 가봐"..이러면 끝인데...
남편은 수건 찬물에 적셔서 머리에 올려주기도 하고, 시간 맞춰서 약 대령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있는 밥과 반찬, 차리는 것이기는 하지만...밥도 차려서 수저를 제 손에 쥐어주네요.
몇 년 전 같으면 꿈도 못꿀 일....
그래..늙어갈수록 자식이 무슨 소용이더냐..그저 남편이 제일이지...싶어요.
오늘 이 몸을 이끌고,
마치 발이 허공에 붕 떠있는 것 같은 이 몸을 이끌고 며칠전 약속지키러 나갔다 왔어요.
가보니 목적지 바로 앞에 kimys가 좋아하는 호두과자전문점이 있지 뭐에요?
볼 일 마치고...호두과자 집에 들어가서..뜨거운 걸로 싸달라고 했어요.
한 상자 포장하도록 꽤 오래 기다려가며 호두과자 싸왔습니다.
가슴에 품어보니 제법 뜨거운 호두과자를 가져오면서..좋아할 kimys 얼굴을 생각하니 흐뭇했습니다.
이렇게 오늘의 일만 글로 적으면,
우리 부부는 생전 말다툼 한번 안하고, 서로에게 모진 소리 한번도 안하고 알콩달콩 순탄하고 재밌게만 살아왔을 것 같지만, 저희도 사네 못사네, 산전수전, 평지풍파 다 겪고 오늘까지 온 것이랍니다.
오죽하면 제가,
"여보, 내가 당신보다 단 일주일이라도 더 오래 산다면, 당신과의 결혼생활에 대해서 낱낱이 써서 출판하고 말꺼야!!"
하고 으름장을 놓겠습니까??
(전 이 책 출간되면 대박이라고 생각합니다..아마 세상의 모든 아내, 모든 며느리들이 공감백만표 날려줄걸요?)
오죽하면,
"당신 나한테 사기친거 인정하지? 당신 뭐랬어? 결혼할 때, 다른 건 몰라도 평생 맘고생 안시키겠다 하더니, 허구헌날 마음고생이지."
이러면서 댕댕거리겠습니까??
저도 가끔은 다른 아이디를 하나 만들어서, 제 고달픔에 대해서 자유게시판에 좔좔 풀어놓고 싶을 때도 많습니다만...
아직 용기가 없어서 실행에는 못 옮기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 고비들을 어지간히 (아직도 완전히 끝났다고는 아무도 장담못할 일이죠...^^;;) 넘겨, 오늘에까지 온 것 같아요.
오늘 아침 6시에 잠이 깨서,
요 며칠 제대로 들어와 보지 못했던 사이트에 들어와서 그동안의 글들을 샅샅이 훑어봤습니다.
가슴 아픈 사연, 안타까운 사연을 읽으면서...어찌나 가슴이 시리던지....
그저, 세상에는 시간이 절대로 해결해줄 수 없는 일도 많지만...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는 일들도 많이 있습니다...라고 말하고도 싶고..
한발자국만 뒤로 물러서서 그 일을 바라보세요..그럼 해결책이 보일지도 모릅니다..이렇게도 말하고 싶고...
암튼...
우리 여자들이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고 사회가 건강하고 국가가 발전하는 것일텐데..
우리들의 그 많은 대선(大選)후보님들은 우리 여자들의 행 불행에 대해 뭐나 좀 아시는 지 모르겠어요....
왜 우리 여자들이 아프고 바쁜지...생각이라도 한번 해본 적 있으신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