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번에 코스트코에서 오렌지를 샀었습니다.
평소에도 오렌지 잘 안사는데...특히 과일이 많은 가을에는 잘 사지 않는 오렌지를 그날은 한 망 들고왔습니다.
시식하는 오렌지를 한쪽 먹어보니 맛이 괜찮은 것 같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하나 먹어보니..세상에나..이렇게 맛없을 수가...여태까지 제가 먹어본 오렌지중 제일 맛없는 것 같아요.
겉껍질, 속껍질 모두 너무 두껍고, 과육은 퍽퍽하고, 단맛 하나 없이 시기만 하고..
혹시나 싶어서 다른 걸 하나 깠는데도 마찬가지...
화가 슬그머니 나는 거에요..아니, 저희가 시식한 오렌지는 뭐 였단 말입니까? 그건 맛있었는데...
어지간해서는 물건 반품하는 걸 싫어하는 kimys,
"반품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네요.
(kimys 지론은 제가 뭘 자꾸 반품하면 그 비용이 모두 다른 제품에 반영돼, 남들이 피해본다는 거죠..ㅠㅠ..)
정말, kimys가 싫어하거나 말거나, 갈 일만 있으면 먹던 오렌지 싸가지고 가서 반품하려고 했어요.
근데, 그거 반품하자고 차끌고가면...휘발유값이 아까워서..참았습니다.
그리고는 오늘~~
냉장고 안에서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고 하던 오렌지를...구제해주기로 했습니다.
어제 꼼짝하고, 이런 저런 영어요리책들을 들여다보다가 필이 확 꽂힌 메뉴가 있었는데,
거기에 오렌지 마멀레이드가 들어가는 거에요.
한병 살까 싶어서, 쇼핑 리스트에 올려놨는데..
요즘 우리 식구 빵도 잘 안먹는데 한병 사다가 음식 한번 하고 굴리자니, 냉장고 속만 번잡하고,
해서 한번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재료
오렌지 4개, 레몬 1개, 물 300㎖, 설탕 600㎖, 베이킹 소다 1g
그리고..펙틴이 50g 들어가야한다는데..없는 펙틴은 빼고...
펙틴 안들어가면 걸쭉한 농도는 안나오겠지만..빵에 발라먹을 것도 아니고, 소스에 쓸거니까,
걸쭉하지 않으면 어떠랴 싶어서 그냥 했습니다.
(음...역시, 저는 무대뽀 정신으로 음식을....^^;;)
오렌지로 마멀레이드를 만들 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오렌지의 거죽의 농약이나 방부제 같은거잖아요?
그래서 잘 씻어줬습니다. 소금에 한번 닦고, 크린베지에도 10분간 담가주고..
(크린베지 체험단, 그냥 회원가입하고 신청만 하면 되는 것 같던데..많이들 안하신 것 같아요...얼른 가서 하시징~)
만들기
1. 오렌지와 레몬의 거죽에 꽃소금을 묻혀서 박박 닦아줍니다.

2. 과일채소 전용세제를 풀어 오렌지와 레몬을 담가둡니다.
3. 망에 건져서 물기를 말립니다.


4. 오렌지와 레몬의 껍질을 아주 두껍게 벗겨, 속껍질까지 벗겨지도록 깎습니다.

5. 껍질은 흰색부분을 도려내 준비합니다.

6. 알맹이도 속살만 발라냅니다.

7. 오렌지와 레몬의 껍질을 채썰어요.

8. 오렌지껍질채와 레몬껍질채에 물과 베이킹소다를 넣고 약한 불에서 푹끓여요.
(30분 정도 끓여야 합니다.)

9. 껍질이 어느 정도 물렀다 싶으면 속살을 넣어서 약 20분 정도 더 끓여줍니다.


10. 껍질과 속살이 무르고 나면 설탕을 넣어요.

11. 설탕을 넣은 후 이따금 저어주면 30분 정도 졸입니다.
역시 펙틴이 들어가지 않아서 병조림으로 파는 오렌지 마멀레이드보다 농도가 훨씬 묽네요.
그러나...
향은..훨씬 좋습니다. 기대 이상입니다.
설탕 넣기전에 껍질과 과육을 끓이는 냄새가 그냥, 오렌지 냄샌지, 귤껍질 냄샌지 구분할 수 없는...
그런 감귤류를 끓일때나는 평범한 냄새가 나길래, 별 기대 안했었는데..
완성후 먹어보니, 그리 달지도 않고, 약간 쌉싸름하면서 오렌지 향기가 살아있네요.
대략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