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들처럼, 부(富)도, 명예도 갖지 못했지만...전 늘 제 자신이 많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쌀 떨어질 걱정 없고, 가족 중에 아픈 사람 없고, 또 일가친척 중 누구와도 싸울 일 없고,
가끔씩 하고픈 여가활동할 수 있는 것도 즐겁고..
그리고 제철에 나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도 크나큰 행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후에..보일러 설치를 마치고 나서, 보일러실과 다용도실을 치우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대강 해놓고 보니 저녁 시간.
냉동실의 완두를 꺼내서, 하루 종일 수고한 kimys를 위해서 kimys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완두콩밥을 지었습니다.
제가 밥 짓는 동안 kimys는 바베큐 그릴을 꺼내서 번개탄을 피웠습니다.
어제, 전어회를 뜨면서 같이 산 전어를 제대로 구워먹으려구요.
전에는 불을 피우면 연기가 모두 집안으로 들어와 그 매캐한 연기 때문에 견딜 수가 없었는데,
오늘은 바람의 방향탓인지..연기가 안으로는 들어오지 않더라는...

한마리에 1천원씩 주고 산 전어 다섯마리에, 김치냉장고에 있던 고등어까지 한마리 구웠습니다.
종로통 어디에 있는 생선구이 전문식당이 하나도 안부러웠습니다.
역시..전어는 생선구이의 왕입니다.
냄새가 너무 고소하고, 살점 한점만 떼어 먹어도 어쩌면 그리 맛있는지..허긴 불(火)탓도 있겠죠...
고등어도..정말 맛있네요..냄새도 기막히고..
아무리 오븐에 고등어가 잘 구워지고, 전기그릴에 잘 구워진다 해도...숯불은 못 당하는 것 같아요.
추워지기 전에 얼른 해야지 해야지 하며 벼르고 또 벼르던 보일러 공사 마치고, 계절의 진미 전어까지 구워서 밥 잘 먹고...
부 권력 명예를 거머쥐고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가진 것은 별로 없지만, 딱 이만큼 누리고 사는 저는..참 행복한 여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