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이 임박해오니까..맘이 바빠집니다.
이사온 지 14년이나 됐는데 그동안 한번도 바꾸지 않았던 보일러(저희 집 개별난방입니다)도 바꿔줘야하고,
역시 이사오면서 구입해 너무 낡은 리클라이너(발받침이 빠지는 의자), 천갈이도 해주고,
커튼도 뜯어 빨아야하고, 구석구석 치워야겠고...
추석 전에 하나하나 차근차근 하려고 일단 어제부터 리클라이너를 천갈이할 곳을 물색했습니다.
그런데..
집 근처 소파 천갈이집 몇군데를 돌아보니,
전에 천갈이한 집은 문을 닫았고, 한 곳은 달랑 한개라 안해준다고 하고, 또 한군데는 천갈이값이 물경 35만원!!
요즘 40만원 정도 주면 리클라이너를 살 수 있다는데..너무 비싸서, 그냥 리클라이너를 버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아까운 거에요.
여기 이사올 때, 꽤 거금주고 산..'lazy boy'표 리클라이너거든요.
아침에 인터넷을 뒤져서 또 여기저기 천갈이를 알아보니,
싼곳은 25만원(천이 그저 그런 것)에서부터 50만원(천이 좋은 것)까지 부르는 거에요.
궁리 끝에...그 리클라이너를 사무실로 가져다 두기로 했습니다.
거기에서 좀 쓰다가 싼 천갈이집을 물색해서, 천갈이를 하든가...
끙끙거리며 kimys랑 둘이서 1층까지 내려와서 제가 타는 승용차에 실으려고 하면서 차에 시동을 거니,
허걱..시동이 안걸리는 거에요.
참...황당하대요, 멀쩡하던 차..시동이 안걸리니..
얼른 애니카서비스에 전화하니, 신고 후 5분만에 도착하는 거에요.
뭐, 연료가 많이 들어가서 초크가 났다나요..무슨 말인지는 알 수 없지만..암튼 금방 고쳐서 다행이었죠.
사무실에 의자를 내려놓고,
집에 들어와서..의자가 빠져나간 거실을 치웠는데..어쩜 의자 하나 빼냈을 뿐인데, 집이 엄청 넓어진 거에요.
기분이 좋아가지고..저녁 찬거리를 기다리고 있는데...이번에는 택배가 영~~ 안오는 거에요.
오늘 메뉴는 알탕!! 알은 물론이고, 국물이랑 채소까지 대령한다는 알탕을 주문했는데, 감감 무소식.
발송됐다는 문자는 진작에 받았거든요.
송장번호를 가지고 추적해보니...허참...제 알탕을 싣고 나간 택배기사가 갑자기 다쳐서 119에 실려갔다나요.
우째 이런 일이...
때문에 내일 보낸다는 거에요, 현대택배에서..안된다고, 수산물이라고, 늦어도 오늘 받아야 한다고 하니까..
밤늦게라도 보내준대요.
대략난감...
그럼 오늘 저녁은 뭘 먹으라고...ㅠㅠ
부랴부랴 김치냉장고 안에 있던 돼지목살 덩어리를 꺼내, 삶았습니다.
언젠가 TV에서 보니까, 된장을 아주 많이 풀고 채소도 이것저것 넣어 가마솥에 삶아 내는데 어찌나 맛있어 보이든지..

저도 물을 팔팔 끓인 다음 된장을 넉넉히 풀었어요. 단, 찍어먹어봐서 짜지 않을 정도로.
거기에 양파랑 무랑 파랑 마늘이랑 넣어서 돼지고기를 삶았는데..너무너무 안 익는 거에요. 너무 많이 한거죠..^^;;
평소 저녁시간보다 많이 늦었는데도 고기가 덜 삶아져서, 일단 한덩어리를 꺼내 먹기 좋게 썬 다음
망바구니에 담아서 냄비에 도로 넣었어요..샤브샤브 익히듯, 조각조각 익히는 거죠.
그렇게라도 해야지, 고기 제대로 익기만을 기다렸다가는 밥을 언제 먹을 수 있지 모르겠더라구요.
다행스럽게도...결과가 좋았습니다.
담에 돼지고기 삶으실 때...된장 많이 풀고 한번 삶아보세요. 고기에서 누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쫄깃쫄깃 맛있네요..^^
고기는 삶았지만...국이나 찌개가 없잖아요...
돼지를 삶은 된장국물을 조금 떠먹어보니, 돼지냄새가 하나도 나지 않는 거에요.
국 대신 이 수육국물을 좀 떠놨는데...울 엄니.."된장국이 아주 맛있다"시며 너무 잘 드시는 거 있죠??
다 먹고 치우고 나니 도착한 알탕!!
늦었지만 그래도 얼음이 다 녹지도 않은 상태로 도착했네요.
내일은 저녁 약속이 있어서, 알탕 못 끓이는데..ㅠㅠ, 모레에나 먹을 수 있을 듯...
차 시동 안걸리고, 택배기사는 다치고, 일이 좀 꼬이기는 했지만...그래도 이만하기 다행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