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절 탓일까요...요즘..별게 다 그립고..별게 다 생각난다는..
요즘이야 식재료가 너무나 흔해서 그렇지 않지만, 예전에야 김치야 말로 가장 중요한 식재료였죠.
상에 한번 올라갔던 김치 들, 맛이 덜하다고 다시 상에 올리지않고 모아뒀다가,
그걸로 국도 끓이고 찌개도 끓이고 볶음밥도 하고 전도 부치고, 참 다양하게 활용했죠.
저희들 어렸을 때, 매년 겨울이면 김치를 활용한 음식들을 정말 많이 먹었어요.
쇠고기를 넣고 끓인 김치국도 맛있고, 돼지고기를 넣고 끓인 김치찌개도 고기 건져먹는 재미가 쏠쏠했지만..
뭣보담도 김치볶음밥이 참 좋았습니다.
이 김치볶음밥의 필수품은 바로 베이컨 기름.
김치볶음밥을 하기 전에...엄마는 일단 기름기가 많은 베이컨을 지져서 기름을 뺍니다.
아니면, 빵 같은데 끼우느라 베이컨을 지지면 거기서 나온 기름은 모두 잘 보관했습니다.
베이컨 기름이 담겨있던 종지..아, 지금도 눈앞에 선합니다. 베이컨 기름을 종지에 담아 보관해두면 하얗고 단단한 기름이 됐습니다.
기름을 빼낸 베이컨에 잘게 썬 김치를 넣고 달달 볶다가 찬밥을 넣어 잘 볶아준 후 소금 후추로 간하면 끝!!
베이컨이 들어있는 김치볶음밥....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연신 입속으로 퍼넣었습니다.
굳혀놓은 베이컨 기름도 버리는 것이 아니라..
김치볶음밥을 할 때 마다 베이컨은 없어도 식용유 대신 이 베이컨기름으로 밥을 볶아주시면,
베이컨이 들은 것만이야 못하지만..그래도 베이컨의 향이 나는 것이 너무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동물성 지방이 몸에 안좋다고, 베이컨의 기름을 쫙 뺀 후 먹는게 일반적이죠.
물론 빼놓은 기름도 다 버리구요.
세상이..달라졌습니다...
어제 해놓은 찬밥이 많아서..저녁엔 복고풍 볶음밥을 했습니다..김치볶음밥....
어쩌다 한번 해먹는 것이라 베이컨도 듬뿍 넣고..베이컨의 기름 하나도 안 따라내고 고대로 놔두구요.
모아놓은 김치그릇에서 김치를 꺼내 아주 잘게 썰고, 베이컨도 썰어주고,
웍에 베이컨을 완전히 볶은 다음 김치 넣어서 잘 볶은 후 찬밥과 소금, 후추를 넣었습니다.
오랜만의 김치볶음밥이라 그런지..맛이 좋으네요.
예전의 진했던 베이컨향에 비하면 베이컨 향이 잘 나지는 않지만..그래도 좋았어요.
그냥 식용유에 한 볶음밥 보다 훨씬 맛이 좋은데...체중은 좀..걱정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