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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팔불출 엄마 [우리 집 오늘 점심]

| 조회수 : 15,643 | 추천수 : 197
작성일 : 2006-09-10 21:54:57


오늘은..제가 자식자랑하는 팔불출 엄마 소리를 듣더라도...자식 자랑을 해야할 것 같아요.

얼마전, 저도 잘 모르는 사이에 우리 친정어머니께서 지나가는 말로 우리 딸에게,
"할머니는 뮤지컬을 한번도 못봤다!!" 하셨대요.
그랬더니..우리 딸이..
"그럼 할머니..맘마미아 보실래요? 할머니가 보시기에는 미스 사이공보다 그게 재밌으실 것 같아요, 아는 노래도 많고... "

그러더니..맘마미아 표를 간신히 두장 예매를 한 모양이에요.
제게 불쑥 들이밀면서.."엄마가 할머니 모시고 맘마미아 볼 수 있지?? 난 봤어..."하는 거에요.
"할머니는 박해미껄로 보시고 싶다고 했는데..표가 없어서...그냥 딴걸로 샀어요..."

그 공연날이 공연 마지막날인 바로 오늘 낮 3시였답니다.
정말 오랜만에 엄마랑 둘이 보는 공연인데다가,
그것도 딸이 사준, 한장에 10만원도 넘는 좋은 좌석...
재미없는 공연이라도 충분히 좋았을텐데..재미까지 있는 뮤지컬이라..
그야말로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였습니다.

자식 키워놓으니까..이렇게 자식이 뮤지컬도 구경시켜주네요..흡족흡족..^^

식구들 다 놔두고...혼자만 구경가는 터라..점심상은 제법 잘 차렸답니다..




우선 냉채. 딱 한덩어리 있던 닭가슴살을 끓는 물에 삶아 찢어 두고,
적채, 파프리카, 오이, 양파 등을 채썰어 담아, 마늘소스를 뿌렸어요.
날씨가 더운 여름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원해서 먹을만 했어요.




채소박스에 반개 남아있던 호박은 채썰어 부침가루 넣고 전을 부쳤어요.
장난 좀 치느라...위에는 메추리알을 하나씩 깨서 얹었는데..
이렇게 하려면 프라이팬보다는 오븐에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오븐에는 전을 뒤집지 않아도 되거든요.




조금 남아있던 생선커틀렛은 한 입 크기로 자른 후 프라이팬에 기름을 조금만 붓고,
지지듯 튀겨냈어요.




도루묵은 찜도 아닌 것이 찌개도 아닌 것이..어중간하게 조리했어요.
운두가 낮은 전골냄비에 도루묵을 쭈욱 깔고, 양파, 풋고추, 파, 마늘을 얹어주고...
양념은 맹물에 조선간장과 참기름 후추 고춧가루를 조금 넣었어요.




양파장아찌는 참기름과 통깨만 넣어 무쳤어요.
kimys, 그냥 양파장아찌는 잘 안먹으면서..이렇게..무친 건 참 잘먹어요.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렇지
    '06.9.10 9:59 PM

    1등..ㅋㅋ 처음이네요^^

  • 2. 주원맘
    '06.9.10 10:09 PM

    일단 3등 찍구요....ㅋㅋㅋ

  • 3. 주원맘
    '06.9.10 10:11 PM

    저희 주원이도 제가 온 맘을 다해 키우면 나중에 엄마맘 알아주겠죠?
    선생님이 따님을 정성을 다해 바르게 키우셨으니까 이런 대접 받으시는 거겠죠....
    저도 울 엄마한테 이런 딸인가 다시 함 생각해봅니다...

  • 4. 소금별
    '06.9.10 10:29 PM

    재미나게 구경하셨나요??

    아들만 둘인 저는.. 정말정말.. 무시무지 부럽습니다..

  • 5. 샤이
    '06.9.10 10:55 PM

    좋으셨겠네요~
    엄마에겐 역시 딸이 있어야한대요...
    딸의 딸이 선물한 티켓, 딸과 함께 관람한 어머니는 좋으셨겠어요...^^

  • 6. 인디안 사랑
    '06.9.11 12:09 AM

    맛있는 음식들 잘 보고 돌아 갑니다....

  • 7. 라일락향기
    '06.9.11 9:04 AM

    많이 흐뭇하셨겠어요.
    우리 딸도 할머니가 키워주셨는데 그 공을 언제쫌 알게 될까요?

    맛있는 점심 저도 함께 먹고 갑니다.

  • 8. miru
    '06.9.11 9:52 AM

    저도 꼭 보고 싶었던 공연이었는데...
    샘께서 재미있게 보셨다니 왠지 대리만족이 되는 듯 합니다..^^

    닭가슴살냉채 맛나보여요,.. 지난번에 겨자소스에 냈을때 반응이 별로였는데,
    담엔 저도 마늘소스로 다시 도전해봐야 겠어요.. ^^

  • 9. chatenay
    '06.9.11 11:05 AM

    ㅎㅎ~몇년전에 엄마랑 관람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생각 나네요..
    가을이였는데 비극임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참 좋아라~하셨어요....
    서양음식을 싫어하시는 아빠덕에 거의 못 드신 스파게티 사드리고 집에 돌아오는 길 내내 행복해하는 엄말 보며 자주 이런데이트 해야겠다~했는데 어느덧 몇년이 훌쩍 지났네요...
    샘글을 보며 올가을 남편과 함께가 아닌,친정엄마와 데이트 한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10. 삐삐네
    '06.9.11 11:47 AM

    제가 알기론 그 티켓 구하기가 아마 하늘의 별따기였을거에요. 마지막 보름 정도 남겨놓고 8월 말부터 막공까지 B석만 몇장 남아있다 했었거든요. 관계자인 저도 표 구하기가 힘들정도였어요. 정말 기특한 따님이네요.

  • 11. 둥이둥이
    '06.9.11 11:52 AM

    저도 지난 봄 간송 전시에 엄마랑 같이 갔다가..
    근처 제주 토속 음식점 가서 눈 딱 감고(비싸서리..) 맛난 음식 사드린 기억이 나네요...
    10월 중순께 또 한번 성북동 나들이 엄마랑 해야겠네요...^^
    선생님도 어머님이랑 함께 구경 가셔요~~

  • 12. 일산딸기네
    '06.9.11 1:26 PM

    전 신랑이 장모님과 함께가라고 표를 구해줘서..박해미씨 공연을 보았답니다..
    신랑이 너무너무 이뻤어요...ㅋㅋ

  • 13. 사비에나
    '06.9.12 1:00 AM

    세상에~
    저랑 같은 공연 보셨네요
    저두 저저번주에 예매했는데도 박해미씨 공연은 이미 매진이라 그 공연을 본거였어요
    좌석까지 거의 같은곳이었을것 같아서 넘 놀랬어요
    주위를 좀더 둘러볼걸 그랬나봐요 ㅎㅎ

  • 14. 오드리
    '06.9.12 10:46 AM

    저 도루묵 지짐...보니까 울 엄마 생각나네요...거게 아마도 이북식일거에요...
    맛나보여여...
    호박 지짐 위에 동그랗고 노리끼라한게 뭔가 했는데 메추리알이라니...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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