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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가짓수 보다는 양으로 [돼지 불고기]

| 조회수 : 9,708 | 추천수 : 74
작성일 : 2004-08-14 20:31:20

어젠 하루 종일 서재방의 북쪽창으로 시원한 바람이 가득 들어왔습니다.
모처럼 원고 좀 붙잡고 썼어요.

새책은 25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어요.
지난 8월 3,4일까지 손에 모터라도 달린 듯 매일 한두 chapter씩 써젖히는 바람에 11개나 넘겨, 출판사 담당자를 기쁘게 했었어요. 그런데 지난 주말부터 딱 손을 놓아버린 거에요. 더워서인지, 아니면 집중을 못해서 인지, 암튼 한 글자도 안써지는 거 있죠?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에라 놀자, 컴퓨터 앞에 앉아만 있는다고 일이 되는 것도 아닌걸...하면서 이번주는 월요일부터 열심히 놀았어요.

그랬는데 드뎌 어제 그 시원한 바람 덕분인지, 원고가 술술 풀려 2개 넘기고, 넘기지는 못했지만 상당 부분 써놓고. 이러다 보니 저녁밥 하기 너무 싫은 거에요. 게다가 점심에 밥먹으면서 조금씩 남아있던 반찬 싹싹 긁어 먹어 먹을 반찬 하나도 없고, 재료도 없고, 그러니 정말 밥하기 싫더라구요.
그래서 어제 저녁은 나가서 어머니 좋아하는 민물장어 사먹었어요.
저, 원래 민물장어 안좋아하는데 어젠 아주 맛있더라구요, 그래, 먹자, 먹고 힘내서 열심히 쓰자 싶어서 맹렬히 먹어댔네요.

냉장고 안이 텅텅 비어 오늘은 몽땅 새 반찬으로 차려야 하는 날.
토요일이면 아파트 마당에 서는 알뜰장에 가보니, 뭐 이렇다 하고 사고 싶은 것도 없네요.
무 하나, 오이 2개, 호박 2개, 상추 1근, 청양고추 500원어치...이렇게 사들고 들어왔어요.

가짓수보다는 양이라고...

호박나물도 평소보다 많이 볶고,
돼지 고추장불고기도 다른 날보다 많이 굽고,
된장찌개도 많이 끓이고,
김치도 많이 썰고...
얼핏보면 푸짐해보이지만 그릇만 크지 실상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오늘 낮에 현석마미장아찌 다시 만들었고,
내일은 냉동고 들들 뒤져서, 뭐 멸치볶음이나 대구포무침이라도 좀 해놓고...
밑반찬 좀 만들어야겠어요.

이제 조금씩 시원해질테니까 부엌 들어가는 거 무서워하지 말아야겠죠?
3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새봄
    '04.8.14 8:48 PM

    어? 정말 제가 제일 먼저 인가요?
    근데 너무 맛나 보이는 밥상입니다.

  • 2. 하늘사랑
    '04.8.14 8:53 PM

    맛나 보여요.저희는 짬뽕하고 탕수육으로 한끼 해결했는데...

  • 3. cosmos
    '04.8.14 8:53 PM

    토요일...오랫만에 아이들 아빠랑 저녁먹는 날...
    근데 전 피자시켜먹었답니다.
    선생님 사진 보니까 미안해지네용...*^^*

  • 4. 체리
    '04.8.14 8:54 PM

    너무 푸짐합니다.

  • 5. 여니쌤
    '04.8.14 8:56 PM

    제가 보기에도 푸짐한걸요..
    침이 꿀꺽 넘어가는게..
    먹고싶어요...

  • 6. 치즈
    '04.8.14 8:58 PM

    아이고 이게 왠일이래요.
    집에서 할 일이 없으니 순위권에 돌입.ㅎㅎㅎ

    저 저녁도 못먹고 있답니다
    고문이어요
    아까 찜질방 말씀 하셔서 식혜가 갑자기 너무 마시고 싶어졌어요.
    거기 미역국도요.
    쌈은 있는데 밥이 없고....
    진짜 맛나보여요.
    여기도 북창에서 바람이 슝슝 불어와요.

  • 7. 복주아
    '04.8.14 8:59 PM

    김새봄님 저두요~^^

    선생님 저도요~ 오늘은 차분하게 맘먹고 조용히 앉아서
    다소곳하게 퀼트 하던거 퀼팅했답니다^^
    그동안 한달 가까이 덥다고 장롱옆 귀퉁이에다가 팽개쳐 놨었거든요~

    선생님! 이제 날씨도 정상을 찾는듯 합니다.
    선생님도 늘~ 건강하세요^^

  • 8. 고소미
    '04.8.14 9:02 PM

    선생님 . 호박나물 저랑 찌찌뽕~! 저도 돼지고추장불고기 넘 먹고싶지만, 아이들이 매운걸 잘 못먹어 걍 불고기 했어요. 당면도 넣고요. 선생님 , 꼭 라면처럼 네모지게 낱개 포장한 당면 보셨나요? 그거 참 편리하고 , 딱 한끼 분량이라 찌개나 전골에 당면사리 넣을 때 넘 좋더라구요. 굵기도 적당히 얇구요. ^^ . 아니 근데 어쩜 바람이 갑자기 시원하니 적응이 안돼네요. ㅋㅋ

  • 9. 고소미
    '04.8.14 9:06 PM

    나~ 참! 저 저기 써놓은 것 좀 보세요. 굵기가 가늘어야지 얇은게 뭐래요... 제가 왜 이런데요. 나 못살어!!!!!

  • 10. 유혜경
    '04.8.14 9:13 PM

    돼지불고기랑 상추에 올인!!
    친정엄마랑 같이 살때는 울엄마가 아침에도 저거 해주셨다는...
    심지어 삼겹살도..맛있게 할줄 몰라 못해먹는데,문득 엄마 생각이 나네요.
    먹고싶어 죽겠어요,흑흑 ㅠ.ㅠ

  • 11. cosmos
    '04.8.14 9:31 PM

    고소미님...다 알아서들 읽어요...**...
    전 읽고도 틀렸는지 몰랐는데 고소미님때문에 알았네용...

  • 12. 다시마
    '04.8.14 10:01 PM

    저희집도 오랜만에 떡갈비,상추, 게장, 콩국으로 제대로 차려서 먹어봤답니다.
    더위가 누그러드니 쬐금씩 인간성을 되찾는 느낌이 듭니다. ^^

  • 13. coco
    '04.8.14 10:16 PM

    맨날 소꿉놀이 하듯 쪼끔씩 하다보니 저렇게 푸짐한 엄마의 밥상이 너무 그립습니다.ㅜ_ㅜ
    그릇도 어쩜 저리 예쁠까요...

  • 14. 아모로소
    '04.8.14 11:09 PM

    후배가 저녁을 사겠다고 해서
    가족 모두 나가서...낙지 전골과 낙지회와 세발낙지를 먹고 왔슴다.
    주인 아줌마 말씀이 힘이 불끈불끈 솟는다고,,,
    밥 한끼 안해서 좋고 좋은 사람들 만나서 좋고 음식 맛있어서 좋고...
    아직도 배가 꺼지지 않았다는...

  • 15. yuni
    '04.8.14 11:14 PM

    확실히 바람이 선선하게 부니 반찬할 맛 나요.
    저도 여름내내 있는반찬으로 버팅기기 하다가 현석마미 장아찌도 새로하고, 우엉도 볶고, 김도 무치고, 꽈리고추도 튀기고... 좀 주부스러운 하루였어요.
    앗싸!!

  • 16. byulnim
    '04.8.14 11:35 PM

    저 팔각 그릇 저도 있어요. 크기가 적당해서
    이것 저것 폼나게 담을 떄 좋지요?
    지금 남편이 칭수;보고 골뱅이 무치네요.

  • 17. 조용필팬
    '04.8.14 11:50 PM

    요번주 월요일만 빼고 매일 나가서 그런지 오늘은 손하나 까닦하기 싫더군요
    한것도 없는데 피곤했는지 편도도 붙고...
    아들은 아침저녁 찬밥으로 대충 먹였는데 저녁에 신랑이 문제 더군요
    신랑한테 사정하면서 저희는 오늘 탕수육이랑 쟁반짜장 먹었네요
    근데 맛은 별로 였어요 신랑앞에서는 맛있지 하며 먹었지만요
    저도 시장봐서 밑반찬해야하는데....

  • 18. 디저트
    '04.8.15 12:16 AM

    점심을 함께 하자는 부부가 있어서
    오늘 점심은 횡계에 가서 황태구이를
    먹었지요.

    코스모스,
    비 내리는 용평스키장은 참 차분했습니다.
    진입하는 도로 양쪽으로 강아지 마냥 어린 코스모스들이
    꽃 길을 만들며 펼쳐졌는데

    마시는 커피도 운치를 더 했지요.

    (자정이 넘었네요>)

  • 19. 수국
    '04.8.15 12:25 AM

    저 저녁 8시에 탕수육 만들었어요 ㅠㅠ
    근데 샘의 된장찌개 너무 먹고싶어요~~
    재료 크기도 아주 딱딱딱 !! 적당하구.ㅠㅠ
    으~으~~ 맛을 상상하지 말아야지...

  • 20. 소금별
    '04.8.15 12:39 AM

    샘님.. 밥상 차려내시는거 볼때마다.. 정말.. 감탄을 연발하게 되네요..
    저는 오늘 외식했어요..
    맛집이라고 신랑이 찾아온 마포주먹고기집까지 가서 맛나게 먹구 왔답니다..
    주먹고기가 목살을 얘기한다는걸 오늘 알았어요..
    싸고 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았고..

    축구 시작전까지만 겜방에 놀다가자기에.. 못이긴척 놀고있어요..

  • 21. 김민지
    '04.8.15 12:48 AM

    이렇게 늦게는 처음 들어와봤어요.
    낮과 다른 재미가 있네요.
    저는 엄마가 먹으러 오라고 해서 쉽게 해결했어요.
    후식까지.
    쯔~양이 오늘 도착했어요.
    남편이 감탄을 하면서 역시 이런 그릇에 먹어야 먹은 거 같애. 그지?
    하는데, 뭘 해서 담아먹을까 고민중이예요.
    날씨도 선선해지고, 저도 의욕이 생기네요.

  • 22. eyecatcher
    '04.8.15 12:53 AM

    글쓰시기 힘드시죠?
    절반은 넘기셨으니... 탄력받아 금방 끝내시기를!

    전 '일.밥'을 처음 대하였을때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계속해서 책을 내시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하세요.

    선생님 책에는... 자상함, 열정, 성심이 배어있어 넘 좋아요
    맹렬히(^^) 잘드시고요, 그 힘 또 한번 쏟아주세요.
    선생님 화이팅!!!

    어제 드셨을 선생님의 저녁상을 보니 이시간에 전 배가 고파지네요...

  • 23. 칼라(구경아)
    '04.8.15 3:26 AM

    날이시원해지니 부엌들어가기 수월해졌는데........근데 선선하니 반찬하기 싫어지는건 뭔 조화인지........
    사진속의접시...백화점에서 들었다 놨다 했는데..
    음식담긴 사진보니 이쁘네요 살걸그랬나봐요.
    세일끝났시요.ㅜ,ㅜ

  • 24. 박미연
    '04.8.15 3:28 AM

    8월 15일 이네요.광복절 ...... 아까 낮에 장보러 나갔는데 거리에 태극기가 넘치더라구요. 그래서 알았죠 .내일이 광복절이구나! 세월 가는 줄 모르구나... 제 나이가 38세이거든요.언제 나이를 먹었는지. ㅎㅎㅎ.저 오늘 처음 입장입니다. 잘 봐주세요. 선생님 메뉴 그거 웰빙이네요. 맛있겠당.저는 오늘 좋은 친구가와서 함께 닭 백숙 해 먹었죠.영양부추 새콤달콤하게 무쳐서리 닭고기살과 함께 먹으니(쌈처럼) 디게 맛있었어요.근데 광복절날 먹으면 좋은 메뉴가 뭘까요? 한입 먹으면 자유로우면서 행복해지는 그런거... 너무 유치한 발상일까요?ㅠㅠㅎㅎ 아뭏든 참여하게되서 반갑습니다. 자주 뵐게요.

  • 25. 솜사탕
    '04.8.15 3:39 AM

    히야~ 정말 맛나보이는 밥상!! 흠흠.. 저에게는 가짓수도 많은 밥상이네요.. ^^;;;;

  • 26. 폴라
    '04.8.15 4:59 AM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완벽한 저녁 식탁에요-!!
    돼지불고기의 붉은빛의 압박...^^**

    선생님의 새 책 기다려집니다.(빨리 보고 시포요)

  • 27. Ellie
    '04.8.15 5:10 AM

    수국님 리플에 백만표 추가요~
    된장찌게.. 너무 맛나 보여요.. 흐윽~ ㅠ.ㅠ
    새책, 꼬~옥 장만해야쥐~!!!

  • 28. 배영이
    '04.8.15 8:58 AM

    저두 돼지 불고기 해먹었는데..
    올려야 쓰것 네요. ^^
    된장 찌게도 넘 맛나 보이네용

  • 29. 미스테리
    '04.8.15 9:34 AM

    그릇 넘 이뻐요...^^
    그릇만 보면 침흘리는 제 버릇...ㅋ
    돼지블고기에 상추쌈...쓰읍~~~한입 물고 =3=3=3

  • 30. 경빈마마
    '04.8.15 11:49 AM

    냉동실로 직행 돼지고기 남은거 내 놓았습니다.
    맛있으셨겠어요?
    책은 언제 나올 예정인가요?

    선생님...또 사인회 하새요........그러면 이 촌닭 한 번 더 가려구요...

  • 31. june
    '04.8.15 2:15 PM

    저도 냉동실에서 잠자던 돼지고기 꺼내러 가렵니다~
    요즘 너무 잘 먹는데 다 해먹는건 없어서 ㅠ_ㅠ

  • 32. 미씨
    '04.8.15 4:45 PM

    저도 고추장불고기하려고 사났는데,,,,
    오늘저녁 상추에 한아름 넣어 먹어야쥐,,,,,,,,,

  • 33. 존생각
    '04.8.15 7:35 PM

    호..죄송한데 저 그릇 어떤 그릇인가요?
    제가 저 그릇 문양을 어디서 본듯한데..
    혹시 잘 알려진 그릇인지요...
    그릇때문에 음식이 사네요.....음..그릇만으로도 음식이 저리 달라지다니..

  • 34. 김혜경
    '04.8.15 7:50 PM

    백화점에서 세일때 미끼상품으로 염가에 판매한 다찌기찌 그릇입니다.

  • 35. 짱여사
    '04.8.16 10:00 AM

    그릇 너무 예뻐요..^^
    반찬도 이정도면 진수성찬인데..울신랑 보기 전에 갑니다..==333

  • 36. 바비공주
    '04.8.16 11:25 PM

    이게 다찌기찌 그릇이군요 넘 예쁘다
    글구 음식은 푸짐하게 담아야 맛있게 보이더라구요 푸짐하니 좋네요
    전 맏며느리인데 손이 작아서 맨날 모잘라요 아직 요리솜씨가 서툴러서...

  • 37. 이현정
    '04.8.26 9:45 AM

    저도 보자마자 다찌기찌 그릇에 담으셨네 했어요!!
    저번에 백화점에 갔다가 살까말까 고민하다 다른것을 샀거든요!! 음식을 담아놓으니 넘 예뻐요!! 다시 함 가봐야겠어요! 어~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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