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김치냉장고, 성능이 아주 좋으니까 미리 사둬도 鮮度 걱정 없어, 쇼핑하러간 김에 아예 사둔거죠.
어제 매운찜 한 마리 해먹고, 오늘 아침 부터 7마리 백숙 준비를 했습니다.
어머니 노인정에 5마리, kimys 사무실에 1마리, 그리고 친정아버지 병실에 1마리...
어제 오후 잠시 아버지 병실에 들렸더니, 아버지 어머니께 "낼 말복인데 우리 삼계탕은 어떡하나?"하시는 거에요.
"제가 해다드릴게요" 시원하게 대답했습니다.
해마다 노인정 행사 하는 걸 아는 어머니는 어떻게 다 하려고 하느냐고 걱정하셨지만...한마리 더한다고 뭐 그리 힘들겠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찹쌀 씻어놓은 다음 닭 뱃속에 넣을 재료들, 대추 마늘 파잎 준비했습니다.
닭 엉덩이의 냄새나는 부분 잘라내고, 깨끗히 씻어서 물기 빼고 뱃속에 대추와 마늘 파잎을 넣고 이쑤시개로 막았어요.
삼베주머니 3개에 찹쌀을 담아 준비해뒀구요.
저희 집에서 제일 큰 곰솥에 물을 일단 팔팔 끓이다가 손질한 닭 5마리와 찹쌀을 넣은 제일 큰 베주머니를 넣었어요.
가시오가피와 황기도 좀 넣고...
그런데 이 일을 우짜면 좋습니까, 냄비가 작네요...작년에도 분명 이 냄비에 다섯마리 해보낸 것 같은데...
닭이 작년보다 컸나 싶더라구요....
올해는 1.2㎏짜리 썼거든요...
맨위에 올라온 닭이 국물에 잠기질 못해서, 찹쌀주머니를 끄집어 내고 국물을 좀 덜어서 다른 냄비에 끓였어요.
백숙냄비에 뜬 노란 기름 좀 걷어내고, 다시 찹쌀주머니와 덜어낸 국물을 부었어요.
이러느라 애 좀 먹었죠.
냄비, 들어보니 엄청 무겁더이다.
우리 아파트 현관에서 넘어지면 딱 코가 닿을 위치에 있는, 약 30m 거리에 있는 노인정까지 4번 쉬어가며 들고 갔어요.
꼭 12시에 맞춰 가져다 드릴 일이 아니기에, 10시 좀 넘어서, 일찌감치 가져다 드렸습니다.
올라와서 1마리를 불에 올렸어요. kimys 사무실에 보낼 거요..
오늘 저희집에 손님이 오기로 했는데, 몇시에 올건지 정확하게 약속을 하지 않아서, 친정아버지께는 오후 4시쯤 가져다 드린다고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손님이 오전엔 올 것 같지 않더라구요.
차라리 몸을 재게 놀려서 아버지 병원까지 다녀오는 것이 나을 듯 싶어서 1마리 마저 불에 올렸습니다.
2마리가 완성되는 걸 기다리는 동안 작은 밀폐용기에 소금 후추도 담고, 파 마늘도 담고...
완성된 후 찹쌀밥 따로, 국물은 국물대로, 닭은 닭대로 따로 담아서..
손잡이가 달린 큰 밀폐용기안에 작은 밀폐용기를 넣었습니다.
똑같은 백숙도시락 2개가 완성되더이다.
11시30분쯤 집에서 출발, kimys 사무실에 도시락 가방 하나 배달하고, 다른 하나는 병원으로 배달했죠.
아버지는 막 나온 점심, 한쪽에 밀어두고 절 기다리고 계셨어요,.
11시쯤 점심 전에 가져다 드리겠다고, 기다리시라고 전화했었거든요.
밀폐용기 죄 풀어놓고나서, 제가 손으로 고기를 죄 발라드렸어요.
찹쌀밥에 국물을 타서 죽처럼 드시면서 고기 잘 잡숫더이다. 엄마도 같이 너무너무 잘 잡숫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 평생 처음 아닌가 싶어요...아버지께 복날 백숙해드린 것이...
아버지, 넘넘 맛있다고, 넘넘 잘먹었다고 몇번이나 얘기하며 좋아하시네요..
불효막심한 딸, 시어머니 노인정엔 해마다 해보내면서, 친정부모께는 "두분 나가 사잡수세요" 하고 거침없이 얘기하는 불효녀.
약속한 이로부터 2시쯤 도착하다는 전화를 받고,
아버지 어머니 식사가 끝나자마자 도시락통 챙겨들고 돌아오는 길에 kimys의 도시락통까지 수거해왔네요.
친정아버지 고기 뜯어드리고, 갈비뼈부분은 가지고 왔어요.
그거 푹 육수를 낸 후 아버지 어머니가 덜어드시고 남은 찹쌀밥에, kimys 사무실에서 먹고 남은 찹쌀밥 모두 섞어서 닭죽을 쒔습니다. 생각해보니, 전 복달임을 제대로 안했더라구요. 아버지 옆에서 고기 뜯어드리면서 한두점 먹은 게 전부.
전 저녁에 닭죽 먹으려구요, 그나저나 kimys랑 어머니는 뭘 해드리나? 점심에 백숙들을 드셨으니...
전 지금 부엌으로 나갑니다...냉동고 뒤지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