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저 어렸을 떄 우리 엄마는,
가을이 되면 팥고물을 듬뿍 얹은 시루떡을 집에서 손수 쪄서 고사를 지내고,
집 마당에 쌓을 수 있는 곳 어디라도 빽빽하게 연탄을 들이시고,
그리고 항아리 가득가득 김장을 담그시고는 뿌듯한 미소를 지으셨더랬습니다.
월동 준비를 마친, 흐뭇한 미소~~
그거에 비해면 요즘 제 월동 준비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집에서 떡을 쪄서 고사를 지내는 것도 아니고,
땔감을 준비하는 것도 아니고,
김장도 옛날 처럼 많이 하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김장도, 제 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받아서 해넣고..
그래도 그게 힘들었는지, 오늘 김장 해넣고는 허리가 살살 아프네요.
몇년전부터,
김장을 해넣고 나서, 배추는 몇포기 했는지, 고춧가루는 한근에 얼마짜리를 얼마나 넣었는지,
꼼꼼하게 기록해두는데요, 올 김장 결산을 하느라 그 파일을 열어 그동안의 김장비용과 비교해보니,
정말 김장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었습니다.
작년에 배추값이 비싸서 김장비용 많이 썼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 같아요.
어쨌든, 비싸기는 했지만 좋은 고추 장만해서 넉넉하게 김장해서 김치냉장고를 채우고나니, 뿌듯합니다.
이제부터 온전히 베짱이의 느긋한 생활을 즐겨볼까합니다.
요리도 열심히 하고, 수도 놓고, 재봉도 하고, 레이스도 뜨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