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그저께부터 위염이 심해져서 고생을 하고있던 중,
어제 저녁에는 몸살기까지 있어서, 멀쩡히 잘 다녀올 수 있을까, 잔뜩 걱정하면서 봉화엘 다녀왔습니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2시간40분, 휴게소 한번 안 들리고 내리 달리기만 했습니다.
봉화터미널에서 다시 택시로 25분쯤? 암튼, 산골마을에서 소박한 할머니의 손맛을 배워보고 왔지요.
같이 보세요.
고들빼기 김치입니다.
자녀가 아홉이나 되는 할머니시라서, 고들빼기김치를 두 항아리나 담가서 자녀들을 다 퍼주신대요.
오늘은 고들빼기의 쓴맛을 빼는 비법을 배웠습니다.
비법 탓인지, 할머니의 고들빼기 김치는 쓴맛이 별로 없었습니다.
또 다른 메뉴는 배추전.
제가 했던 것보다 더 달큰하고 더 고소하고 더 담백하고...
정말 맛있었어요.
취재 대상은 아니고 점심상에 올라온 국이었는데요,
좀 특이했어요.
무채와 배추우거지로 끓인 국인데요.
맹물을 끓여 소금과 간장으로 간하고,
콩가루를 묻힌 배추우거지와 콩가루 묻히지 않은 무채를 넣고 끓이는 국인데요,
마치 된장을 푼 듯, 구수한 맛이 나면서도 담백했어요.
오늘 다녀온 할머니댁은 너무 추워서,
밖의 날씨도 추운데 난방을 전혀 하지 않으시더라구요.
그래도 안 추우시다고 해서, 춥다 소리도 못했어요.
하루 종일 벌벌 떨다와서 그런지, 살짝 몸살기가 더하는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의 손맛을 배워와서, 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