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배우기를 새로 시작한 지 벌써 두 달이 다 되어 가네요.
오늘이 7번째, 그 사이에 선생님과의 호흡도 어느 정도 맞고 (보람이 보다 두 살 위인 아주 젊은 선생님인데)
이제는 요구사항도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아직 진도가 아직 멀었지만 이 곳을 연습하는 중이라서
한 번 봐 주실래요?라든가 제가 연습해온 것이 제대로 된 것인지 확인한 후 선생님이 한 번 켜주시면
집에서 연습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요구해서 들어보면 아니 이게 내가 연습하는 바로 그 곡 맞아?
갑자기 머리가 띵할 정도이지만 그렇게 한 번 듣고 나면 다시 해 보는 경우 저도 모르게 소리가 달라져서
나오는 것이라든지 그런 자잘한 변화를 겪으면서 매번 새로운 레슨을 받고 있는 중이랍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나는대로 매일 연습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보다는 진도가 빠르게 나가는 것 같다고
오늘은 아주 쉬운 하이든 곡 하나를 복사해서 주더군요. 조금 어렵더라도 연습해보라고요.
바이올린 레슨이 끝나고 피아노 악보를 보던 중 뭔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본인이 스스로 모범을 보이면서
쳐주기도 하는 등 일곱번의 레슨을 통하면서 변화가 보이는 것이 신기합니다.
진심을 다해서 부딪히면 상대방도 조금 더 진지하게 대해주는 것을 느낀다고 할까요?

매번 그 자리에서는 활을 쓰는 법, 활을 쥐는 법등이 제대로 되다가도 집에 오면 다시 흐트러져서 곤란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요. 같은 악기인데 소리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것도
느껴집니다.

사실 지난 주 금요일부터 오늘 아침까지 보람이 일로 여러가지 상의할 것이 많아서 전화통화에 시간을
많이 쓰고 머릿속은 뒤죽박죽이어서 연습하는 중에도 자꾸 생각이 떠올라 집중이 어려웠습니다.
차라리 한 주 레슨을 미룰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싶어서 그냥 갔는데 막상 레슨이 시작하니 잡념이 다 사라져서
신기하기도 하더군요.
그러니 참 위력이 있구나 레슨이란 것이 하고 돌아오는 길에 싱글벙글 웃으면서 봄을 느끼게 되고
집에 오니 저절로 그림을 찾아서 보게 되네요. 드뷔시의 음악과 더불어

무슨 악기든지 연습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늘어서 언젠가 모여서 함께 놀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상상하다보면 ,그것을 넘어서 말로 이야기하다보면 함께 하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것
그것이 제가 요즘 느끼는 기운이기도 한데요, 언젠가 저도 악기 시작했어요, 나중에 함께 연주해볼까요?
하는 인사를 여기저기서 듣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