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벌써 일요일 새벽이네요 )
일본 회사에 취직하겠다고 한국을 떠난 보람이가 두 번째 세 번째 면접에서 떨어지는 마음 아픈 경험을 한 뒤
처음으로 최종 면접까지 가서 면접을 보는 날입니다.
욕심이 앞서고 의욕이 넘치던 시기를 지나서 일본에서의 생활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마음이 힘들기도 하고
몸도 지친 날이었는지 한밤중에 전화 통화를 하면서 평소와는 다르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아이와 한 시간이
넘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지요. 그것이 금요일 밤의 일이었는데 오늘 집에 오니 메일이 와 있네요.
엄마 말로는 못했지만 정말 고마웠노라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엄마의 힘이 컸노라고
그리고 조금 비장한 느낌이지만 마지막 면접에서 있는 힘을 다해서 잘하고 오겠노라고요.

일본에서 취직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준비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의 일을 생각하게 되네요.
그 사이에 일어난 지진, 방사능에 대한 공포, 과연 그 곳에서 계속 있어도 되는 것일까, 그런 문제로
오고간 전화, 메일 ,설득을 계속하다가 결국 보람이의 뜻대로 하는 것에 동의하고 그 다음부터는 가능하면
편하게 그곳에서 지낼 수 있도록 신경쓰는 수밖에는 없었던 시간들

내일 인터뷰장에 들어가기 전에 읽을 수 있도록 정성을 담마 메일을 보낸 다음 , 이상하게 잠들기 어려운
기분이네요.
비장하게 말고, 갖고 있는 에너지를 보여줄 수 있게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것
그리고 미래에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도 제대로 말할 수 있길, 무엇보다도 웃으면서 나올 수 있길
이런 마음을 담아서 글을 쓰면서 그동안 주고 받던 수없이 많은 글들을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생각하게 된 것중의 하나는 우리가 어떤 사람의 성취에 대해서 축하하는 경우
결과에 대해서만 축하를 하지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의 본인이 겪은 심리적인 고통이나 가족의 초조함
혹은 좌절, 그것을 함께 이겨나가는 과정의 여러가지 경험에 대해선 참 알기 어려웠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본에 간 지 두 달이 넘어서 드디어 처음으로 마지막 면접까지 가기까지 보람이가 겪었을 마음의 고통을
생각해보게 되네요.
이번 인터뷰 말고도 여러 곳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인데, 이 번에 결정이 되면 다 두고 그냥 한국에 오고
싶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이왕 시작한 일인데 나머지 회사도 더 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지만
얼마나 힘들면 이 곳에서 채용이 결정되면 그냥 돌아아고 싶다고 할까 싶어서 그러라고 했습니다.

마음을 담아서 고른 르동의 그림들, 아이가 보는 것은 아니라도 꽃그림을 골라서 마음을 담아 보내고 싶어서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마음을 담아서 함께 응원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