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나는 치명적이다-저자의 강의로 만나다 (1)

| 조회수 : 1,590 | 추천수 : 64
작성일 : 2010-08-25 09:44:46
  
24일 화요일, 수업이 없는 날, 마침 일산의 여성민우회에서 저자 제미란님을 모시고 강의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책을 재미잇게 읽었는데 저자는 어떤 식으로 여성민우회의 회원들과 만날까 궁금한 마음에

신청을 했지만 막상 그 날이 되니  다 읽은 책에 대해서 일부러 들으러 갈 필요가 있을까, 할 일도 산더미인데

갈등을 하게 되더라고요.

일단 미리 집을 나서서 신청해놓은 전자여권을 찾은 다음 , 걸어서 강의 장소를 찾아가는데 영화관이 보이면서

유혹이 시작되었지요. 영화를 보고 싶다는 유혹, 사실 정해놓은 영화도 없는데 마치 숙제를 하면서 놀고 싶어서

갈등하는 어린 아이꼴이로군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기본적으로 성실성이 지나친? 사람이라서 그래도 간다고 약속을 햇는데 싶어서 마음을 바꾸어 먹고 여성민우회에  도착하니 벌써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네요. 낯선 사람들속에서 마리포사님을 발견하고 그 앞에

자리잡고 앉았습니다.

수선스럽던 마음이 강사가 인사를 하는 순간 다 사라져버렸습니다.

슬라이드를 통해 그림을 설명하기 전 자신이 왜  이런 작업을 하게 되었는가 이야기를 하더군요.

대학시절, 운동권 언저리에 있었던 그녀는 남성들의 이론,이론, 수없이 이어지는 이론앞에서 자신의 언어를

발설하기 어려웠던 경험이 있었고 일종의 우울증이라고 할 만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는데 마침 공장에 위장

취업을 했을 때  피로에 지친 한 아주머니의 모습에서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게

되었노라고. 그렇게 그림과 인연을 맺은 그녀는 지금 직접 전업화가가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예술을 통해서

치료효과를 얻는 ,적극적 의미의 미술 수용에 관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요.

처음에는 슬라이드를 찍고 싶긴 하지만 방해가 될까봐 조심하다가 두 번째 화가를 소개하는 시간부터는

마음을 참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미리 말을 하고 양해를 구하고, 시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문제는 시작 단계에서는 그런 생각을 못 했다는 것, 그래서 조심스럽게 한 작가의 작품중에서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 한 점 두 점찍다가 앞자리 사람에게 자리를 바꾸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흑연으로 인체를 표현하는 작가 김은주의 작업입니다, 처음 이 그림을 보았을 때 마치 미켈란젤로를 만난 듯한

기분이었지요. 미켈란젤로가 인체를 조각으로 표현하는 방식의 물질성을 느꼈다고 할까요?

이렇게 사진으로가 아니라 현장에서 그녀의 작업을 직접 만날 수 있는 날을 기다리게 됩니다.

강사가 아버지의 딸로 자란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융과 관련해서 우리 안의 남성성 여성성 이야기를

할 때 상당한 공감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안에는 여성성이 모자라고 오히려 남성성이 과도하지 않나,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여성이란 정체성이 부족해서 혼자서 시달렸던 경험이 있어서요.

오히려 요즘 두 가지 요소가 공존하면서 평화를 누리고 있다고 할까요?  그림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러 갔다가

오히려 좋은 생각거리를 안고 돌아와서 정말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느끼게 되는 ,그래서 우연의 촉발이

정말 중요한 것이란 것을 마음에 새긴 날이기도 했습니다.



김주연은 정말 독특한 작업을 하는 화가입니다. 이 작품은 신문지를 모아서 그 안에 씨앗을 뿌리고 물주면서

변화를 보여주는 작업이라고요. 신문지만이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드레스에 어떤 경우에는 책에

이런 작업은 전시장에서 내내 있으면서 건조하지 않도록 물을 주어야 하는 것이라 중노동에 가까운 작업이라고

할 수 있고 작품으로 팔 수 있는 것도 아니지요. 우리에게 보여준 다음에는 사진으로만 남는 이런 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노고란 대단하구나, 그들에게 이런 작업을 지속하게 하는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내내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수줍은듯한 꿈꾸는듯한 표정의 강사를 살짝 찍은 사진입니다.



세상의 모든 폭력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화가  류준화, 이 작품의 제목은 집사람입니다.

처음 그림을 보았을때 얼굴의 기형에 놀라서 한참을 바라보았는데 아하, 집사람이라고 불리는 여성들의

상처를 그녀는 이렇게 보았구나 ,그런데 이런 작업이 베이컨의 분화되지 않은 얼굴이랑 참 닮은 느낌이구나

하고 생각했었지요.그러나 여러 번 보다 보니 직접적인 느낌은 비슷했지만 그들의 작품 세계가 한 가지

코드로 읽힐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생각에 다시 보게 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류준화의 그림 중 한 점이 나는 치명적이다의 표지작으로 선정되었는데요, 저자는 왜 이 그림을 표지작으로

골랐을까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대목이기도 하네요.



결혼한 첫 날, 이것은 아닌데 라고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는 화가 박미화, 그녀는 삶의 고통을 그림으로 풀어내게
되는데 초기에는 마치 순교의 이미지라고 할까요? 희생제의의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다가 나중에는 작품이

변하면서 여성성에서 치유의 기능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더군요. 그런 작업중의 한 편입니다.



책중에서 가장 주목하게 된 화가중의 한 명이 지금 암스테르담에 거주하고 있다는 송상희 입니다.

그녀의 작업은 허를 찌르는 부분도 있고 스케일도 크고, 매번 새롭게 변신을 해서 화가란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면이 있는 작가더군요.

매향리를 다룬 작업인데요, 처음에는 새를 쏘는 사람의 이미지가 나오고 여기선 총에 맞아 총을 쏜 사람들이

쓰러져 있는  모습입니다. 매향리,한국 현대사의 모순이 응축되어 있는 이름이지요. 우리에겐 그냥 부를 수 없는

연도도, 그냥 부르기 어려운 지명도 참 많구나, 우리에게만 그런 것은 아닐테지만 ,이런 상처가 언제까지

지속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루어야 할 화가가 많아서 오전에는 여기까지 쓰고 나가야 할 것 같네요. )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10.8.25 2:11 PM

    Gocce Drops(물방울) / Franco Simone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3779 햅틱폰, 배경화면 직접 만든거에요. 지은맘 2010.08.27 2,192 123
13778 고래상어를 탄 사나이 1 어부현종 2010.08.27 1,614 115
13777 소원을 빌었습니다. 3 해남정가네 2010.08.27 1,551 118
13776 르네상스 건축-브루넬레스키가 문을 열다 1 intotheself 2010.08.27 2,483 80
13775 사르트르 대성당 -고딕의 정수를 보여주다 6 intotheself 2010.08.27 3,164 75
13774 한여름 병아리 탄생 6 미실란 2010.08.27 1,566 63
13773 꽃 피는가 싶더니 꽃 지고 있습니다. 2 안나돌리 2010.08.27 1,594 69
13772 건축사 수업 마지막 날-구겐에서의 after 2 intotheself 2010.08.27 1,612 76
13771 외로움으로 온몸이 타들어가고 있어요... 5 카루소 2010.08.27 2,645 76
13770 천연 립스틱 4 꿀아가 2010.08.26 1,912 99
13769 우리동네 나비님 사진^^ 4 노니 2010.08.26 1,908 110
13768 사랑하라,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7 마실쟁이 2010.08.26 3,136 128
13767 오리의 뒤바뀐 운명 - 고깃집오리에서 자연속 백조가 된 오리 4 미실란 2010.08.26 1,657 49
13766 나는 치명적이다-저자의 강의로 만나다 (2) intotheself 2010.08.25 1,406 62
13765 그곳으로 가고 있습니다. 7 카루소 2010.08.25 2,761 70
13764 [바자회] 기념 셀카 인증샷 23 추억만이 2010.08.25 5,427 57
13763 나는 치명적이다-저자의 강의로 만나다 (1) 1 intotheself 2010.08.25 1,590 64
13762 길 잃은 고양이 '미실란' 농부 창고에 둥지 틀다.- 7 미실란 2010.08.25 1,751 54
13761 행복만들기팀이 출동 합니다.(모임공지) 21 카루소 2010.08.24 3,180 71
13760 남이섬 5 엉클티티 2010.08.24 2,161 101
13759 인왕산에서 바라본 삼각산 9 안나돌리 2010.08.24 1,814 85
13758 삼도수군통제영 7 예쁜솔 2010.08.24 1,662 76
13757 내 남은 시간 동안... 13 카루소 2010.08.23 4,395 63
13756 작은 움직임이 세상을 바꾸죠~ Ann 2010.08.23 1,814 109
13755 저도 추억을 더듬어, 통영, 거제도 사진 올려봐요 7 예쁜솔 2010.08.23 1,888 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