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토요일 아침,신문을 읽다가

| 조회수 : 1,847 | 추천수 : 197
작성일 : 2009-08-01 10:58:05

토요일 아침,한겨레신문은 어느 날보다 더 읽을거리가 풍성합니다.

우선 신간서적이 소개되는 날이고,김태권의 에라스뮈스와 친구들,한승동의 동서횡단,서경식의 디아스포라의 눈이 연재되는 날이기도 해서,신문을 꼼꼼하게 챙겨읽기도 하고 메모를 하기도 하는 날이어서요.

그런데 오늘 눈길을 확 끄는 책 한 권이 있어서 메모를 하기도 하고,여럿이서 함께 읽을 수 있게 소개도

하고 싶어집니다.



다른 날이라면 한 번 읽어보고 싶다 정도로 그칠 수도 있었을 이 책에 관심이 간 것은 아무래도

어제 국립박물관에서 만난 차마고도의 삶과 예술이란 전시를 보았기 때문이겠는데요

국립박물관에는 고려실이 개설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물찬 제비님과 함께 보러 간 길이었습니다.

강남의 호림미술관 분관에서 만난 고려 청자들의 새로움에 끌려 고려를 생각하고 있던 중이라

신문에서 고려실 개설에 관한 소식을 읽고는 마음이 끌려 저절로 보러 가게 되었고

목적은 고려실이었지만 그 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전시에 당연히 발길이 그리로 가게 된 것이지요.

천장이 높게 만들어진 국립박물관은 여름인데도 내부가 시원한 바람이 통해서일까요?

방문한 사람들이 많아서 북적거리는데도 조용한 느낌,시원한 느낌이라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더구나 함께 한 물찬 제비님이 차마고도의 삶과 예술에서 소개하고 있는 지역들을 상당히 많이 직접

다녀온 사람이라서 현장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의 입으로 나오는 구체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본다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정말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금요일 오후는 국립박물관에서 보냈지만 사실은 오전부터 약속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역시 한겨레신문에 소개된 기사를 보고 기억하고 있었던 전시회인데요

숙명여자대학교의 박물관에서 열리게 되었다는 자수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 존 에릭 리스의 태피스트리전



신문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정교하고 놀라운 세계를 보여주어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디자이너가 대를 걸친 집안에서 태어나서 당연히 디자인을 배우러 대학에 갔다가 인디언미술에

반하게 되어서 진로를 바꾸게 된 경우라고 합니다.티벳등지를 여행하다가 거기서 받은 영감으로

작업을 여럿 하기도 한 그의 작품세계는 낯익은 것과 낯선 것의 조화라고 할까요?

사람의 상상력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의 문제와 해 아래 과연 새로운 것이 있는가,그렇다고 해도

낯익은 것을 얼마나 새롭게 재해석할 수 있는 것일까 하는 것등을 생각하게 만들어준 시간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만난 도서관의 박혜정씨와 둘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 번 둘러보고

다시 보고 싶은 작품앞으로 가서 다시 한 번 보고 나서야 그 곳에 미리 와서 이미 감상을 끝내고 있던

물찬 제비님과 만났는데,그녀는 우리를 보자마자 자신의 느낌을 쏟아내면서 동양적인 것을 가져다가

이렇게 실질적으로 이용해서 결과를 내는 미국인의 저력에 대해 놀라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한 느낌을

이야기하더군요.

티벳을 다녀왔어도 거기서 만난 문화의 의미를 제대로 모르던 것들을 여기서 이해하게 되었다고

놀라워하는 그녀를 보면서 본다는 것,다시 본다는 것,보면서 알게 된 것이 우리의 삶에서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일깨워줄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러고보면 오전의 관람과 오후의 관람이 묘하게 연결고리가 생기고,오늘 아침 그 경험으로 인해

한 권의 책이 유난히 제 눈길을 끄는 이 과정이 단지 우연은 아닌 것일까요?



토요일 오전 신문을 보는 내내 전재덕의 하모니카 소리를 듣습니다.카루소님이 올려주신 음반 덕분에

어제 밤,그리고 오늘 아침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 사람이 사는 일에서 타인의 선의가 우리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할 수 있는가를 실감하고 있네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09.8.1 11:13 PM

    말로-봄날은간다.

  • 2. 들꽃
    '09.8.2 8:19 AM

    타인의 선의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는 글이 가슴에 크게 와닿습니다.
    인투님의 착하신 마음도 느껴지구요.
    즐거움을 공유하시려는 카루소님께 저도 감사드리고싶어요..

    저도 요즘 재즈음악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봄날은 간다를 이렇게 들으니 또 참 좋으네요.
    인투님~
    카루소님이 7월12일에 올려주신 게시물에
    "카사블랑카"를 재즈풍으로 부른 게 있어요.
    한번 들어보세요.. 너무 멋진 음악이예요^^*

  • 3. intotheself
    '09.8.2 10:10 AM

    무슨 사연인지 카루소님이 올려주신 음악중에서 우리집에서 들을 수 있는 것과

    들을 수 없는 곡이 있네요.말로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마음으로 듣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리고 들꽃님,재즈,저도 요즘 재즈의 매력에 빠져서 오늘 아침에도 마루에 틀어놓고

    듣고 있는 중이랍니다.하모니카 연주에 다녀와서의 변화라고 할까요?

    카사블랑카 잘 듣겠습니다.감사,감사

  • 4. 천하
    '09.8.2 11:44 PM

    배운게 부족해 진정한 뜻은 몰라도 사진속만 들어다봐도 든든하네요.
    항상 좋은글 잘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1753 여름휴가때는 이것으로 8 어부현종 2009.08.01 1,533 42
11752 2009 사과 첫 수확 1 큰손농원 2009.08.01 1,436 22
11751 토요일 아침,신문을 읽다가 4 intotheself 2009.08.01 1,847 197
11750 아이야...동새백이... 9 소꿉칭구.무주심 2009.08.01 1,403 51
11749 쌍둥이네 고성산머루가 제법 많이 자랐어요 3 콩알이 2009.07.31 1,387 10
11748 8월 달력입니다. 13 안나돌리 2009.07.31 1,840 99
11747 피하비치에서의 프로포즈.. 4 쒜아짱 2009.07.31 1,300 28
11746 목요일 아침 어울림누리에서 만난 하모니카 소리 5 intotheself 2009.07.31 1,993 160
11745 독도는 분명 우리땅이었습니다. 국제 학회에서 독도와 동해가 있는.. 2 미실란 2009.07.31 1,584 95
11744 오늘날은 내가 누렸던 그 행복한 시절들에 비해 좀 처량해... 13 카루소 2009.07.31 2,786 95
11743 울진 친환경엑스포 다녀왔어요~ 1 금순이 2009.07.30 1,359 79
11742 성악가 조수미씨가 지원하셔서 출간된 책《반려동물, 그 아름답고도.. 몰리맘 2009.07.30 1,351 28
11741 수락폭포 여행, 가까운 곳에 가족 나들이 했습니다. 4 미실란 2009.07.30 1,477 54
11740 엄마라는 이름의 영화 - 원 트루 씽 5 회색인 2009.07.30 1,678 83
11739 배낭을 찾아서,길을 떠나다 1 intotheself 2009.07.29 1,691 145
11738 일곱 살 아이와 엄마의 대화 4 소꿉칭구.무주심 2009.07.29 1,541 45
11737 한 사람이라도, 한 마리의 잔인한 죽음이라도 막을 수 있기를 바.. 1 몰리맘 2009.07.28 1,170 36
11736 견디기 어려운 밤이 찾아올 때... 16 카루소 2009.07.28 2,921 117
11735 벨벳해바라기 5 여진이 아빠 2009.07.28 1,408 77
11734 fantasia를 듣는 아침-로스코의 그림과 더불어 3 intotheself 2009.07.28 1,632 197
11733 XX X-그 한 많고, 한탄이 많은 곳에 ...거기 언저리 13 Harmony 2009.07.27 2,433 86
11732 탱여사 진도 다녀왔어요 12 탱여사 2009.07.27 1,466 32
11731 이 저자,장대익 교수를 소개합니다. 2 intotheself 2009.07.27 2,655 157
11730 아내에게도 애인이 있었으면 좋겠다... 19 카루소 2009.07.26 3,734 125
11729 여치의 세상구경 6 꿈꾸는하이디 2009.07.26 1,047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