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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목요일 아침 어울림누리에서 만난 하모니카 소리

| 조회수 : 1,993 | 추천수 : 160
작성일 : 2009-07-31 08:24:08

길거리에 붙어 있던 포스터에서 마지막 목요일 아침 어울림누리에서 하모니카 공연이 있다는 것을

읽고는 하모니카 연주자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표를 예약했었습니다.오래전

그리고 드디어 그 날이 와서 설레는 마음으로  어제 공연장을 찾았지요.

사실 갈 때만 해도 제가 갖고 있는 유일한 하모니카 앨범에서처럼 클래식소품을 만날 것이라고

막연히 짐작했었는데 무대에 나온 사람들을 보니 키보드와 피아노 (같은 사람이) 베이스,기타, 퍼커션

그리고 드럼이 연주를 담당하고,하모니카를 부는 전재덕씨,이렇게 구성된 팀이었습니다.

어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구성이었지만 덕분에 새로움을 만끽한 시간이었지요.



언젠가 하모니카 연주자의 기가 막힌 연주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요,사실은 그 사람의 이름이 발음하기

너무 어려워서 투 어쩌고 이런 식으로밖에 기억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하모니카 연주자가 처음으로 그 악기에 관심갖게 된 사연을 이야기 하던 중 바로

그 사람의 연주를 듣고 악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어떻게 하면 그런 소리를 낼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연습했다는 소리를 들으니 정말 반갑더군요.

그의 팀이 연주하는 소리중에서 유난히 저를 자극하고 집중하게 한 것은 퍼커션과 키보드,그리고 피아노였습니다.

그런데 연주장을 나와서 도서관의 박혜정씨와 버스를 타러 내려오면서 그 이야기를 하니

그녀 역시 키보드와 피아노 소리가 정말 좋았노라고 해서 함께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어제의 써프라이즈라면 특별초대손님 차례였는데요

말로라는 이름의 재즈 가수가 나와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녀의 노래를 처음 들은 것은 과천의 현대미술관에 그림을 보러 갔다가 나오던 길에

야외 무대가 열리던 중이라 궁금해서 참여했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미국에서 공부중이던 그녀가 한국에 다니러 왔을 때 섭외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우선 한국여성의 체형인가 놀랐던 기억,그리고 재즈를 연주가 아니라 노래로 들어본 것이 제겐

처음이었던 점,그리고 그녀의 노래가 정말 근사했던 기억으로 그녀의 이름으로 나온 음반을 하나 구해서

한동안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 음반이 어디 있는지도 기억을 못할 정도로 잊고 있던

이름이었는데,막상 무대에 선 그녀를 만나니 반가운 마음으로 노래를 들었습니다.



연주를 들으러 들어가기 전에 복도에 비치되어 있는 공연소식을 둘러 보았는데요

아람누리에서 8월에 무료로 연주되는 재즈 페스티벌에 대해 소개를 받았습니다.

사실 8월에는 클래식 공연이 거의 청소년용이라 갈 만한 음악회가 없다고 하네요.

21일에야 첫 공연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아쉬워하던 참인데 ,목요일 오전 공연에서 생기를 받은 기분이라

그렇다면 8월에는 재즈를 들으러 가야겠구나 하고 나오는 길에서는 마음을 딱 정하게 되었습니다.



콘서트에 가서 손으로는 마음껏 즐거움을 표시했지만 발까지 움직이면서 소리에 반응했던 적은 처음이라

신기했던 날,그 소리,소리들의 어울림을 오래 간직하게 될 것 같군요.

아마 다음에 레코드숍에 가면 저절로 하모니카 연주곡들을 뒤적이고 있지 않을까,상상을 하면서

웃게 됩니다.

밖에서 들어오는 자극이 우리들 몸속을 휘젓고,그것이 에너지가 되어 앞으로 나가게 하는 놀라운 힘

그런 매력들을 하나 하나 알아가는 것의 즐거움을 느낀 날,문득 그 소리와 어울리는 그림으로

폴락의 이미지가 떠오르더군요.



어제는 돌아오는 길,점심을 함께 하면서 이야기 나누느라,정작 중간에 집에서 귀한 낮잠을 즐기지 못한 탓에

오후 4시부터 늦은 밤까지 계속되는 수업으로 몸이 지쳐버려,하모니카 소리에 반한 이야기를 쓰고 싶어도

한 줄 시작할 기력이 없더니 아침이 되니 거짓말처럼 피로가 가시고,

어제 그 시간의 매력이 떠오르니,참 신기한 일이네요.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09.7.31 8:01 PM

    01, 우리 젊은 날- Intro
    전제덕 음악인생의 ‘1막1장’에 해당하는 데뷔음반의 첫머리를
    무반주 하모니카 연주로 시작하고 있다.

    02,번 트랙의 C section에 나올 멜로디를 미리 빌려와
    루바토(rubato, 자유로운 템포로 연주하는 형식)로 연주했다.
    마지막에 나오는 하모니카 리프 (riff, 반복적인 악절)는
    2번 트랙에서 베이스와 기타가 받아 바로 이어간다.
    원래는 1,2번 트랙이 하나의 곡으로 구상되었으나,
    독립적 인트로를 만들기 위해 별도의 트랙으로 나눴다.

    1,2번 트랙간에 시간적 간격이 없이 편집돼 연속해서 들으면
    마치 하나의 곡으로 들리는 다소 특이한 구성을 하고 있다.

    02, 우리 젊은 날 2
    하모니카는 ‘호흡이 유장한 서정적 악기’라는 통념을 여지없이 깨고,
    음반의 처음부터 아주 펑키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베이스와 기타의 리프가 문을 열면 그 위에서 하모니카가
    화려한 테크닉을 뽐내며 약동한다.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멋진 그루브를 만들어내며,
    하모니카도 어떤 관악기 못지 않게 뛰어난 솔로 악기임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
    중반부의 뮤트 트럼펫 솔로와 후반부의 힘찬 하모니카 솔로가 매력적이다.

    03, 여름이 지나간 자리
    제목처럼 한편의 그림을 보는 듯한 서정적인 발라드.
    느리지만 격정적이고 기복이 큰 음악적 특징을 살리기 위해,
    소편성 오케스트라(5 strings+ 4 Woodwinds)를 동원하고,
    클라이막스에 일렉 기타 솔로를 입혔다.
    오케스트라 선율 위에 실린 하모니카가 더 없이 맑고 투명하다.
    중반부의 키 변화가 일반적이진 않지만 최대한 일반적 사운드를 갖추기 위해
    전제덕의 연주가 비교적 뚜렷한 선율로 구성되어 있다.

    04, 바람
    음반 타이틀곡. 화려한 라틴리듬의 5분33초짜리 곡.
    음반 중에서 가장 길며 전제덕이 직접 작곡했다.
    마치 폭풍이 몰아치듯 숨돌릴 틈 없이 하모니카가 질주한다.
    격정이 넘치면서도 짙은 애상이 묻어난다.
    하모니카 연주라고 믿기 힘들만큼 화려한 속주를 선보이고 있다.
    원래는 로젠베르그-짚시 풍의 사운드를 원했지만,
    녹음을 앞두고 라틴 재즈 구성으로 선회했다.
    우수에 찬 정광진의 트럼펫과,
    1분여에 달하는 정수욱의 어쿠스틱 나일론 기타 솔로가 눈부시다.
    곡 후반부 하모니카와 트럼펫의 ‘트레이딩(주고 받는 연주형식)’이
    곡을 대단원의 절정으로 이끈다.

    05, 시들은 꽃
    포크듀오 ‘해바라기’의 숨은 명곡을 리메이크했다.
    이번 음반에서 유일하게 미디 프로그래밍된 곡이며,
    어쿠스틱한 다른 곡들과 사뭇 다른 독특한 느낌을 선사하고 있다.
    이번 음반의 프로듀서이자 기타연주자인 정수욱의 서정적인 기타 연주와
    기타 리듬패턴이 인상적이다.
    하모니카의 연주는 더 없이 쓸쓸하고 처연하다.
    후렴 부분은 전제덕이 3번의 오버더빙을 거쳐
    굵고 화려한 하모니카 소리를 연출하고 있다.

    06, 가을빛 저무는 날
    노래와 연주가 대화하듯 진행되는 곡.
    가수 BMK가 보컬 피처링을 했다.
    BMK특유의 파워풀한 창법과 섬세하면서도 서정적 보컬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전주 없이 바로 노래가 시작되는 곡 형식이 독특하며,
    1절 노래가 끝나면 2절은 전제덕이 하모니카 연주로 대답한다.
    보컬과 하모니카가 어울려 멋진 절정을 만들어낸다.
    원래는 하모니카 연주곡으로 작곡되었으나,
    전재덕의 제의로 가사와 보컬을 덧입혔다.

    07, 추억
    느린 템포의 보사노바곡.
    과거를 회상하는 시선이 쓸쓸하면서도 따뜻하다.
    드럼 없이 기타,베이스, 피아노와 키보드만으로 잔잔하게 연주했다.
    마음을 파고드는 하모니카 소리와 함께
    곡 중반부의 신디사이저 솔로가 애절함을 더해준다.

    08, 나의 하모니카
    전제덕이 작곡한 또 다른 곡.
    레게곡이지만 레게 특유의 공격적 분위기를 줄이고
    비교적 차분한 편곡으로 모던한 느낌을 살렸다.
    같은 제목인 12번 트랙의 보컬버전과 같은 멜로디의 연주곡.
    최근 음악적 주가를 높이고 있는
    애시드 소울 밴드 ‘커먼 그라운드’가 혼섹션의 편곡과 연주에
    우정 참여해 한층 풍성한 느낌을 주고 있다.
    전제덕은 ‘커먼 그라운드’의 데뷔음반에 하모니카 피처링을 한 바 있다.

    09, 혼자 걷는 길
    가벼운 펑키곡. 리듬의 완급이 교차되는 형식이 독특하다.
    혼자 걷는 길의 ‘쓸쓸한 고독’이 아니라 ‘즐거운 고독’을 그리고 있다.
    들숨과 날숨으로 연주를 이어가는 하모니카의 주법의 특성상
    연주하기 쉽지 않은 멜로디 라인이지만,
    전재덕은 그만의 깨끗하고 정확한 연주로 이 곡을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고 있다.


    10, 편지
    김광진의 히트넘버를 리메이크했다.
    피아노와 하모니카 만으로 연주해 전체 트랙중
    가장 단촐하나 감동은 그 어느 곡보다 크다.
    민경인의 섬세한 피아노 터치와 슬픔의 심연에서 퍼올린 듯한
    전재덕의 하모니카는 원곡이 주는 애틋함을 더 크고 깊게 만들어내고 있다.
    녹음당시 피아노와 하모니카가 서로 음 간섭을 막기 위해
    각각 밀폐된 공간에서 여러 차례 연주했다가,
    마지막에 피아니스트 민경인의 제의로 음 간섭을 무릅쓰고
    두 연주자가 나란히 붙어앉아 연주했다.
    그 마지막 녹음의 감정표현이 너무나 뛰어나
    단 한 곳의 편집이나 수정도 없이 이번 음반에 그대로 실리게 됐다.

    11, 허풍 같은 사랑 이야기
    제대로 사랑해보지도 못한 어느 남자가 허풍처럼 자기 이야기를 떠든다는,
    조금은 익살스럽지만 페이소스가 넘치는 곡이다.
    가벼운 삼바 리듬에 "브라질리언"효과를 위해
    소프라노 색소폰과, 스캣, 퍼커션 등을 채워넣었다.
    재즈보컬리스트 말로가 부른 중간의 스캣은 약간의 신비감을 위해
    아무런 기교 없이 한번만 불러 넣었다.

    12, 나의 하모니카
    전제덕이 직접 노래한 보컬곡.
    자신의 첫 음반의 문을 하모니카 독주로 열고, 노래로 닫고 있다.
    8번트랙 연주곡 멜로디에 자신의 음악과 인생을
    함축적인 내용으로 담아 노래하고 있다.
    원래 연주곡은 레게곡이었지만 이 트랙에선
    어쿠스틱 재즈 펑키곡으로 편곡이 바뀌었다.
    하모니카 연주실력 못지않은 전제덕의 노래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재즈 피아니스트 곽윤찬의 화려한 피아노 연주가
    음반의 대미를 멋지게 장식해주고 있다.

  • 2. intotheself
    '09.7.31 10:54 PM

    오늘 금요일이라 하루 종일 신나게 놀고 들어왔는데

    마지막 보너스로 카루소님이 전재덕의 연주를 올려주셨네요.

    감사,감사.

    덕분에 피로를 씻고 남은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 3. Clip
    '09.8.1 12:19 AM

    하모니카 소리는 왜 이리 쓸쓸한지 모르겠어요.
    밝은 리듬을 탈때조차도, 현악기 선율처럼 가슴이 저리는 듯...
    어릴때, 혼자 외롭고 쓸쓸할때 불고 들었던게 하모니카라서 그런건지 싶어요.

  • 4. intotheself
    '09.8.1 12:22 AM

    그런데 카루소님,이왕 이 곡을 찾아주신 김에 말로의 재즈도

    들을 수 있게 해주실수 있나요?

    제가 갖고 있던 음반을 아무리해도 찾을 수 없어서요.

    살려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인가요? 그래도...

  • 5. 들꽃
    '09.8.2 8:06 AM

    인투님과 카루소님 덕분에 이 아침이 풍요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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