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분주했던 화요일 하루,드디어 하루가 다 지나고
집에 들어와 재즈음반의 마지막을 들으면서 쉬고 있는 중입니다.
어제 도서관으로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오랫동안 도서관에서 만나던 아이가 캐나다로 유학을 갔지요.
한국에서는 공부에 그다지 관심이 많은 아이가 아니었는데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해하던 중 일전에도 한 번 만나서
달라진 모습에 고맙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변한 모습이었지요.
학기중인데 어떻게 왔나 했더니 운동하다가 이를 다쳐서
치료차 나왔는데 마침 그 곳이 2주간 방학이라
열흘정도라도 세계사를 한 번 공부하고 싶다고 하네요.
그것은 그렇다고 해도 옆에 있던 엄마가
그런데 선생님,이 애가 영시에 관심을 갖고
집에 와서도 시를 읽어주기도 하고 번역시가 갖는
힘이 덜한 것같다고 제대로 된 영시를 읽고 싶어한다고
놀라워하더군요.
저도 놀랍고 신기해서 어떤 시에 관심이 있는가
학과목중에서 힘든 것은 무엇이고 무엇이 재미있는가
전공을 무엇으로 정하고 싶은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그런데 네가 읽고 싶은 부분은 무엇이니? 세계역사중에서
그랬더니 학교에서는 1,2차 세계대전을 읽어야한다고 합니다.
그래? 그런데 그 전쟁을 알려면 제국주의에 대해서
그리고 제국주의를 알려면 산업혁명에 대해서 알아야하니
결국은 18세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혹시 미리 읽어올 수 있는 분량을 많이 잡을 수 있다면
처음부터 빠른 속도로 읽어서 전 과정을 보면 어떻겠니?
옆에 있던 어머니가 요즘 시간이 많으니 분량이 많아도
읽을 수 있다고 추임새를 넣어주는 바람에 그러면
이슬람의 등장이전까지 읽어오라고 했지요.
덕분에 저도 새로운 책을 조금 더 읽어볼까 하고
책장에서 뽑아본 것이 일본인 교수가 쓴 정보로 본 역사인데요
어느 대학의 초청으로 3일간에 걸쳐서 정보로 본 세계역사를
다룬 책이었습니다.
오래 전에 처음 읽을 때 어렵다고 느꼈고,한참 뒤 다시
읽으면서 어느 부분은 정말 재미있고 어느 부분은 오리무중이라고
느꼈던 책,책 내용은 정말 좋은데 부분 부분 걸리는 오역이
거슬린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책이었지요.
역사책의 보조자료로 읽으려고 생각하고 책을 펴니
웬걸요,우주의 생성에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가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어라,이것이 내게 보내는 초대장인가 하는
엉뚱한 생각을 했습니다.
자전거님이 우주의 물리학적 이해라는 강의를 듣자고
여러 차례 권했어도 어렵겠지? 거기까지 알아야하나?
그래도 너무 인문학쪽으로만 치우쳐서 하는 독서가
불균형이 지나친 것 아닌가,그래서 불구처럼 느끼는
부분이 점점 늘어가고 치유가 되지 않는 상태로 계속
가야하나? 고민하던 차에 마치 이렇게 들이대도
공부하지 않을건가 그렇게 권하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첫 수업을 하러 온 아이가 접어둔 부분까지 다 읽어온 덕분에
전체적인 흐름을 설명한 다음 영어책으로 그 부분을 더
보충해서 읽도록 하면서 그동안의 세월 이 아이에게
일어난 변화를 실감한 날,아들의 친구이기도 한 아이,
그리고 아들의 삶에서의 차이를 생각해본 날이기도 했지요.
밤에 집에 들어와 everymonth에 들어가보니
자전거님이 요즘 듣는 강의에 대한 글을 지렁이란 제목으로
올려놓았네요.
지렁이가 굳은 땅을 지나가듯 그렇게 여기 저기 쑤시면서
강의를 듣고 있는 이야기를요.
what a coincidence it is !
그런 감탄의 소리가 절로 나는 시간,재즈의 소리와
내 마음속의 감탄이 한데 어울려 빛을 발하는군요.
그렇다면 이 초대를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여야지
나도 지렁이전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