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대화도서관에서 빌린 책중의 한 권이
바쇼의 하이쿠 기행입니다.
1.2.3권으로 되어 있으나 다른 책을 고르느라 우선
1권만 빌린 이 책을 (다섯권중에서 밀려서 이제야 손대기
시작했는데요) 오늘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에도시대의 하이쿠 시인인 바쇼가 에도에서 오쿠로 가는 길을
따라 하이쿠를 쓰기도 하고 산문으로 기록을 남기기도 한
이 책은 여행문학의 백미라고 일컬어지는 책이라고 하네요.
지금과는 지명이 다른 곳들을 지도로 일단 다 표시해놓고
시작하는 책이라 글 갈피마다 모르는 곳이 나오면
지도를 다시 찾아가면서 따라 읽어가다 보니
마치 제가 그 시절 여행에 동참한 기분이 나는 책이로군요.
그 중에서도 책갈피 곳곳에서 나오는 그림들에 눈길을
빼앗겨 오히려 집에 오자 그림을 찾아보게 되네요.

사실 그가 찾아가는 지역이나 사람들은 제겐 너무 낯선
곳이나 사람들이 많아서 예전이라면 흥미있게 읽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마음이 가서 저절로 집중해서 읽게 되는
것을 보면 사람의 마음이란 얼마나 힘이 강한 것인가
그런 생각이 절로 드네요.


하이쿠가 번역으로만 나와 있어서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잘 모르더라도 일본어의 맛을 느끼면서 번역과 더불어
읽을 수 있게 편집이 되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이런 점은 영미시 번역에서도 느끼는 것인데요
번역만으로는 언어의 맛을 다 느끼기엔 무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보고 있는데 마루에서 보람이라 엄마를 부르네요.
엄마,미적분을 아무래도 공부해야겠는데 인터넷 강의를
신청해야 할 것 같다고요.
경제학을 수강하려면 미적분을 모르고는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수업시간에 따라가면서 공부하려면 아무래도
무리가 될 것 같은 모양입니다.
제가 고등학교다닐때는 미적분을 문과에서도 공부했었는데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배우지 않게 되었다가
다시 교육과정이 바뀌는 다음 번에는 미적분을 문과에서
배우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그 사이에 끼인 아이들만 고생스럽구나 ,조금 더 길게
보는 힘이 있어야 되는 것이 아닌가 공연히 화가 납니다.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닛코,이 곳에 도쿠가와 가문의
3대 쇼군이 할아버지 이에야스를 위해 세운 도쇼구가 있다고
하네요.
이번 여행에 닛코도 하루 코스로 넣었기 때문에
유심히 그림을 보고 있는 중입니다.


바쇼의 하이쿠 기행을 3권까지 따라가다보면 낯설고
매혹적인 곳과 사람들과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설레임을 느끼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