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메지성에 대해서 처음 읽게 된 것은
교보문고에서 구한 한 권의 책을 통해서입니다.
일본역사가 전공인 한 교수가 여러 차례에 걸쳐 가족과
함께 혹은 혼자서 한 일본배낭여행을 글로 남긴 기록을
구했었는데 그 책에서 히메지성에 관한 기록을 아주
자세히 읽을 수 있었지요.
그런데 마침 여행 일정을 보니 이 성에 간다고 되어 있어서
미리부터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열린 문안으로 살짝 들여다본 히메지성 안입니다.
히메지란 센히메라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손녀가 살던
곳이라 그런 이름이 붙여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 곳에 들어가서 무엇을 보게 될까 하는 기대를 품고
안으로 들어갔지요.

우리 일행도 상당히 서둘러서 왔지만 벌써 와서
사진기를 들고 풍광을 담고 있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아침에 사진 정리하는중에 보니 버릴 것은 버리고서도
60장이 넘는 사진을 블로그에 올린 것을 보니
이 곳에서 제가 공간에 반응한 느낌이 상당했었던 모양입니다.


어느 곳에 다녀와서 사진을 보고 있으면
모르는 곳,남이 소개한 곳의 사진을 보는 것과 상당히
다른 느낌이 드는 것을 올해 일년 충분히 (올해 일년이라고
쓰고 보니 벌써 새로운 일년이 시작되었네요) 경험했습니다.
이 사진들도 그 곳에서 처음 찍을 때와는 달리
새로운 곳이 아니라 마음을 실어서 보았고 다시 보니
반가운 ,그 때의 감정이 되살아나는 추억의 공간이 되고
있네요.


이차대전에서 연합군에게 원자폭탄 세례를 받기 전까지는
일본의 경우 내륙에서 다른 나라와 전쟁을 치른 적이 없지요.
그렇지만 이런 저런 내전이 많았던 탓에 많은 성이
여러 번 불타고 혹은 자연재해로 손상을 입어서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성이 거의 없다고 하더군요.
그런 점에서 히메지성은 원형 그대로 보존된 성이라는 것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가치가 있는 성이 된 것이 아닐까요?


드디어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벌써 일행의 모습은 보이지 않네요.
아마 밖에서 카메라 들고 오락가락하다 보니 일행은
앞서서 다 가고 없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밖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이 있으니
찬찬히 즐기면서 보자 하는 마음으로 조그만 방에도
들어가보면서 둘러보았습니다.



건물안 곳곳에서 만난 이런 공간에서 흘러들어오는 빛이
신기해서 찍어보았습니다.


건물의 내부가 길게 이어져서 밖을 내다보면 상당히
다른 장면들이 펼쳐지네요.그래서 빛이 좋은 공간에서는
여러 차례 이런 저런 모습을 담아보았습니다.

일년,카메라와 함께 한 일년이 제겐 참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수동카메라를 쓰던 시절,카메라에 넣는 필름이 어려워 보여서
시도도 해보지 않았던 제게 디카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습니다.
아마 처음의 어려움에 마음을 닫아버리고 역시 내게
기계는 무리야 하고 넘어갔더라면 지금의 즐거움을 누리지
못했겠지요?




성이 공성을 위한 공간이라고 해도 역시 사람들이 살아간
곳이니 여자들이 여럿 살았겠지요?
그들을 위한 공간이 따로 있었던 모양입니다.



대망이란 소설에서 상당히 자세하게 만난 센희메
그녀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손녀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요구로 정략결혼을 하게 됩니다.
히데요리(히데요시의 아들과 )와 어린 나이에 결혼한 그녀에게
삶이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었지요.
그런데 결정적으로 히데요리와 내전으로 맞붙게 된 이에야스
소설에서는 그녀가 남편을 따라 죽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나
역사적 사실로 보면 그녀는 재혼해서 바로 이 성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그녀가 놀이를 했던 공간을 재현해놓았더군요.
들어갈 수는 없게 막아놓아서 밖에서 한 컷 찍어보았습니다.


대망이 32권으로 번역되었던 시절,아는 분에게 빌려서
근 한 달 이상을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다시 열한권인가 두 권으로 새롭게
출간되어서 대여점에서 새 책으로 다시 빌려 보았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것을 되새긴 것도 있지만 새롭게 느끼게 된 것
역사책을 읽으면서 보충이 되어 생생하게 살아있는
지식으로 보충된 것도 있고 인간에 대해서 평가가 달라지는
부분도 있어서 이런 것이 다시 읽는 것의 맛이로군 하면서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바로 그 역사소설의 현장에 오게 되다니 신기하다
싶어서 더 자세하게 이 공간속에서 두리번거렸던지도 몰라요.




천수각으로 올라가는 길에 만난 장면들입니다.
올라가는 중에 한 젊은 일본인 부부의 손을 잡고 오르는
귀여운 꼬마에게 눈길이 갔습니다.
사진 한 장 찍어도 되겠는가 물으니 선선히 오케이를 해서
담아보았습니다.






열린 공간으로 빛이 스며들어오면 꼭 발길을 멈추고
바라보게 되고 카메라에 손이 가는 것을 보니
바로 이런 것에 내가 매료되는 모양이란 것을 알겠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