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여행이 끝난지 오래 되었어도 아직도 제 안에서 끝나지 않는 것은 역시 사진 정리가 남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 드디어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찍은 사진을 보기 시작했는데요, 28일, 29일 이틀간에 걸쳐서 그 곳에서 본 그림이
너무 많아서 정리하는 일자체가 시간을 요하는 일이 될 것 같네요.
그림을 보러 간 것이지만 역시 처음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이 장면이었습니다.
마침 요즘 어린 학생들과 이집트에 관한 책을 읽는 중이라서 이미 본 것들이라고 그냥 지나치지 말고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도
역사 유물을 조금 더 잘 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군요.
처음에는 박물관 지도를 펴 놓고 고민하다가 마침 하고 있는 특별전시 르네상스 시대의 초상화전을 먼저 보아야지 하고
마음 먹고 찾아가던 중, 그 길로 가기 전에 다비드를 시작으로 눈길을 끄는 그림들이 가득하더군요. 그러자 저절로 마음이 동해서
방향을 틀었습니다. 보다가 사진기를 꺼내게 된 것은 고야의 그림앞에서 였습니다.
고야의 그림중 걸작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대개 스페인의 마드리드에 있는 프라도 미술관에 있지만 역시 여기에서도 눈길을
끄는 그렇지만 조금 더 밝은 고야의 그림들과 만났습니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액자는 누가 고르는 것이고 어떤 근거로 각각의 그림에 액자를 선택하는가 갑자기 사진을 보고 있으니
그런 생각이 드네요.
아마 샤르댕의 그림이 아닐까 싶은데요, (오래 되어서 확실하지 않네요 ) 비누 방울을 불면서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는 청년도
청년이지만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는 꼬마의 얼굴에 눈길이 가는군요.
로코코시대의 그림이라고 해도 위와 아래의 그림 분위기는 상당히 달라서 우리가 카테고리를 지어서 묶는 것의 편리함과
그것 못지 않게 일반화의 오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되네요.
루이 14세 시대의 재상 콜베르가 초상화의 주인공이라고 하네요.
어떤 소재를 택하느냐에 따라 캔버스의 느낌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두 작품, 특히 아래 작품은 도판에서 보고는
직접 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인데 이 곳에서 딱 만났습니다.그 때의 즐거움이라니 ...
프라도에서 못 본 엘 그레꼬의 작품이 여기 다 모였네, 물론 다 모였네는 과장이지만 그 당시는 여기 다 모였네, 그런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이렇게 사진을 정리하고 있자니 미술사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아니 미술사 보다는 한 화가 한 화가를 조금은 심도있게
다룬 책을 보는 것이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