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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나만 몰랐더냐...다꼬님 손우동

| 조회수 : 3,818 | 추천수 : 5
작성일 : 2004-07-17 14:46:15
저는 인격이 고매하고 우아한 사람들만
손으로 반죽해서 국수 만들어 먹는 줄 알았답니다.
마른 국수 천지인 이 인스턴트 시대에
어려운 길을 택하는 고수의 깊은 뜻을
소인배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지요.

그러던 어느날..
평상시 먹는 거 보기를 돌같이 하던 울 아들내미가
국수가 먹고 싶다는 겁니다.
마미..누들! 누들! (울아들 3살..)
원체 먹는 거 안 좋아하는 애가 뭐 먹겠다는 데
뭐라도 안해 줄 엄마가 세상에 어딨단 말입니까!!
그런데 부엌을 뒤져보니 마침 국수가 없는 겁니다.
파스타는 있는데 그냥 그걸 먹여?
남편도 없는데 애들 차에 태우고 마켓가서 국수를 사와?

그러다가 인우둥님의 손콩국수..다꼬님의 손우동 생각에
칼을 뽑았답니다.
그래..나도 만들어보자.

여기서 돌발퀴즈..

이러한 상황을 말해주는 속담이나 격언으로 적당한 것은?

1. 가는 날이 장날.
2.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3. 윗 물이 맑아야 아랫 물이 맑다.
4. 맹모삼천지교
5. 뱁새가 황새를 좇아가려면 가랑이가 찢어진다.

(정답 및 해설은 맨 밑에...)

그래서 다꼬님이 올려주신 대로 저질러 봤습니다.

1.밀가루 파이렉스 계량컵으로 대충 내 짐작으로 두드려 맞춰서 300g..
2.물..원래는 140cc인데 아들래미가 그 순간에 말 시키는 바람에 실수로 200cc..
(출산이후 두가지 일 절대 한꺼번에 못함)
3. 10분 동안 반죽하기...(원래는 소금을 넣고 해야 하는데 깜빡해서 국수 삶을 때 넣었지요..그러고 보니 올려주신 대로 한 게 없네요..)
4. 비니루봉다리에다가 넣고 30분..
5. 그담에 발로 밟으라고 하셨는데 제가 좀 소심해서리 그냥 손으로 눌렀어요.
6. 다꼬님은 파스타 기계로 국수를 뽑으셨던 데요.
제가 그게 평상시 무지 탐나서 아무리 찾아봐도 파는 데를 발견 못했답니다.
아시는 분에게 후사를...
7. 장선용 선생님 레시피에는 밀대로 밀어서 칼로 끊듯이 썰어라..고 되있군요.
(근데 이거이 내맘대로 잘 안되서 반죽 엄청 다시 했습니다.)
8. 결국 칼로 끊듯이 썰은 것 만으론 국수발이 맘에 안들어서 어디서 본 가락으로 짜장면집에서 하듯이
국수발을 들고 줄넘기 넘듯 휘익 돌려주었더니...
아....그게 되는 겁니다. 아시죠? 짜장면집 주방장이 하는거...
저 너무 감격해서 이참에 짜장면집 차려볼까 심각하게 고려했답니다..
9. 국수발 만든 거에 밀가루 휘휘 뿌려주고..뒤적뒤적..
10. 삶아서 찬물에 조물조물 씻어주고...

날도 덥고 해서 가쓰오부시 국시장국으로 냉국을 만들어 이른바 냉우동을 해먹었습니다.

감격의 눈물 쫘악~ ㅠ.ㅠ
워낙 반죽을 많이 한 탓에 쫄깃한 것이 너무 맛있었어요.
3살 짜리 아들, 1살짜리 딸래미, 그리고 저..이렇게 달려들어서 후르륵..짭짭..꿀꺽..
이래서 고수님들은 국수를 손으로 반죽해서 만들어 드시는 구나 하면서...

*정답 및 해설*

위에 상황을 말해주는 속담이나 격언으로 적당한 것은?

1. 가는 날이 장날: 파스타까지 없었다면 해당되었겠지만 그래도 뭔가 있었음으로 무효..
2.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국수를 만들려는 찰나 남편이 으응 그냥 사왔어..하고 국수봉다리를 내밀지 않았으므로 무효..
3. 윗 물이 맑아야 아랫 물이 맑다: 이경우는 윗물이 그냥 인스턴트 먹어야 아랫물도 그냥 인스턴트 먹는다임으로 무효..
4. 맹모삼천지교: 아들의 영양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사랑이 잘 나타나 있으나 속담이나 격언이 아닌 고사성어임으로 안타깝게 무효..
5. 뱁새가 황새를 좇아가려면 가랑이가 찢어진다: 손우동이 너무 맛있어서 입맛을 버린 관계로 앞으로 인스턴트를 잘 먹을 수 있을까 심히 걱정되기도 하고
그렇다고 맨날 국수 손으로 뽑자니 팔이 아플것이니...

정답은 5번.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현숙
    '04.7.17 3:21 PM

    바람이 몰고 다니는 궂은 비에
    님의 맛갈스러운 글과 손맛이 깊게 밴 우동에,
    따스한 맘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2. 나나
    '04.7.17 3:24 PM

    쌀집 고양이님 글솜씨에..
    너무 즐거워 지네요>,,<

    전 정답이 2번이나 4번일줄 알았어요^^ 틀렸네요^^

  • 3. 로렌
    '04.7.17 3:37 PM

    정답 맞췄는데요 .....상품은요 ..? ㅎㅎ =3=3=3 ~~

  • 4. 따라쟁이
    '04.7.17 3:43 PM

    정말 우동맛 끝내 주었을것같네요. 아마 앞으로 팔이 아프더라도 또 해들실듯..ㅋㅋ

  • 5. 치치아줌마
    '04.7.17 4:24 PM

    출산이후 두가지 일 절대 한꺼번에 못함 <------ 동감 ㅋㅋㅋ

  • 6. jasmine
    '04.7.17 8:35 PM

    저, 돌리는거 한 번도 안해봤어요,
    그게 되던가요? 지금 국수반죽이 기다리고 있는데, 꼭 해보겠습니다.

  • 7. 금빛새
    '04.7.17 8:48 PM

    저는 인격이 고상하고 우아해도
    지금까지 손국수 만들어본적 없답니다 ^^
    별 걸 다 해서 드시네요....
    밀가루음식 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한 남자하고
    그리도 오랜 세월을 같이 살아왔건만
    우아하고 고상한 품격을 내세우며 밀가루 주물러 국수 만들기를 거부 하고 살다가
    일 년전에 착한 아내가 되고 싶은 잠간동안의 착란 증세를 못이기고
    홈쇼핑에서 국수뽑는 기계를 사들였는데
    포장도 뜯지 않은채 그냥..... 쳐박혀 있다는 사실...
    쌀고양님 가져가실래요??

  • 8. tazo
    '04.7.17 9:30 PM

    출산이후 두가지 일 절대 한꺼번에 못함 <------ 동감 ㅋㅋㅋ
    저두 동감 동감 입니당!

  • 9. La Cucina
    '04.7.18 4:06 AM - 삭제된댓글

    ㅋㅋㅋ
    저 파스타 기계 어디서 파는지 가르쳐 드릴께요.
    bed, bath and beyond에서 팔아요.
    재고가 없으면 카다로그 보여 달라고 해서 주문 가능합니다.
    Sur la Table에서도 본 것 같은데 이것은 정확하지 않아서 장담 못하고요.
    전자는 확실합니다요~

  • 10. 쌀집고양이
    '04.7.18 10:09 AM

    이현숙님, 나나님.. 따스하고 즐거우셨다니 감솨~
    로렌님..그럴 줄 알고 상품 안달았지롱요.
    따라쟁이님..그러게요.ㅋㅋㅋ 멀고도 험한 뱁새의 인생이여~
    쟈스민님..그거 잘 돌리실 거 같아요.
    치치아줌마, 따조님..ㅋㅋㅋ 어쩔땐 한가지 일도 잘 못한답니다..
    금빛새님..그래요..그거 나 주세요.
    쿠치나님.. 캄사~ 저 그가게 넘 좋아해서 wedding registry도 거기서 했다지요.
    금빛새님이 국수기계 안주시면 거기 가서 살랍니다.

  • 11. 김혜경
    '04.7.18 11:30 PM

    ㅋㅋ..전 정답 맞췄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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