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82 15년 경력인데 키톡에 글 쓰는 건 두번째네요. 첫글이 8년전.. 꼬꼬마 아들, 벌써 6학년
몇년간 열심히 도우미를 자처해 친정으로 원정 다닌 결과,
작년 드디어 김장 독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기록으로 남길 겸, 조금의 참고라도 되었으면 하며 키톡에 글 올립니다.
올해 김장 준비하며 참고할 겸 찾아보니 정리해뒀더라구요.
생각해 보니 작년에 키톡용으로 써뒀던 터.. 근데 바로 정리한게 아니고
차일피이리 미루다 결국 못올리고, 아마 올해도 김장 끝내고 바로 올리진 못할거 같아요.
저도 순서는 아마 같을 거고, 부재료들 양 조절 하는 정도로 해서 올해도 김장할 예정이예요.
사진은 참고용으로 처음 절일때, 절인 후 물뺄때, 양념 불릴때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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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료 : 배추 15포기, 무 1단(6개), 소금 7kg
부재료 : 홍갓 1단, 쪽파 1단, 미나리 1단, 대파 4,5대
양념재료
고추가루 3kg, 새우젓 1통(시장에서 파는 빨간 뚜껑통 소자), 액젓(갈치액젓), 매실액기스
청각 1봉, 깐 마늘 2만원어치, 깐생강 1만원어치. 양파 6개, 배 4개, 사과 3개,
찹쌀 풀, 황태머리 5개, 김장용 갈치 5천원어치, 보리새우 1만원어치. 다시마 많이.
1. 재료 준비
2. 이틀전 - 미리 부재료 준비하기 / 배추 주문 o
모든 부재료 밑준비를 시작합니다.
일단 손질된 마늘 생강을 시장에서 다 샀습니다.
한숨 푹푹 쉬며 마늘 생강 언제 깐다냐.. 하며 시장에 갔더니만
세상에나....
이쁘게 손질된 마늘은 심지어 머리 꼭지까지 다 잘라진 채로 이쁘게 담겨있더군요.
물론 조금 비싸겠죠. 하지만 100 포기씩 김장 담그는게 아닌 이상
만원 더 쓰고 조금 편하게 하자..는게 제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입니다.
이렇게 마늘 생강이 해결되니... 뭐.. 그 담부터는 스트레스가 없더군요.
마늘, 생강, 양파, 사과, 배, 무, 갈치,보리새우 모두 갈아둡니다.
무는 잘 안갈립니다. 되도록 잘게 잘라 가는 걸 추천.
생강, 마늘 은 갈면서 눈물 납니다. 매워서.
잘 갈리는 배나 사과를 밑에 깔고 무를 넣어 갈면 그나마 잘 갈려요.
크게 개의치 않으시면 시장에서 갈아오세요.
전.. 세번 가기 귀찮아 집에서 갈았는데 후회 막심.. 은근 시간 걸려요.
잘 갈리는 야채는 용량 큰 믹서기에 먼저 갈고
그 국물을 이용해단단한 무를 갈면 좋을 듯.
김장용 갈치는 잘게 져며 넣기도 하는데 전 그냥 갈았습니다.
갈치, 보리새우는 도깨비 방망이 추천합니다.
믹서기에 막 엉켜요.
저는 걍 다 때려넣고 갈았는데 혹시 용량 조절하고 싶으신 분은
다 별도로 갈아놓고 양념 배합시 양을 조절하세요.
제 준비량대로 하면 양념배합시 마늘맛이 좀 강한데 .
하루정도 숙성되면 그렇지 않으니 참고하세요.
설겆이 거리를 줄이기 위해 저는 다 갈아 김장비닐에 담아 김냉에 두었어요.
4. 하루전 - 배추 손질
배추 겉잎을 충분하게 잘라냅니다.
배추를 세워 뿌리부분부터 2/3 정도 칼집을 넣은 뒤 양쪽으로 쪼갭니다.
쪼갠 반쪽의 뿌리 부분에 1/5 정도 칼집을 넣어 줍니다.
쪼개면서 겉잎 정리를 미리미리 합니다. 떨어진 잎들이 산을 이루죠.. ㅋㅋ
5. 간 하기
소금 간물을 소금:물 = 1:5 의 비율로 만듭니다.
즉 소금 한바가지 가득 = 물 5 바가지 ..
소금 잘 않녹아요. 뜨거운 물 부어 반정도 녹인 후 찬물 부어주세요.
쪼갠 배추를 소금물에 푸욱 담갔다 꺼냅니다.
적신 배추를 배추뿌리를 바닥쪽으로 해 세운 뒤 4,5번 나눈다 생각하고
나누는 줄기 부분쪽에 굵은 소금을 촤라락 뿌려줍니다.
한주먹 집어 한번은 안쪽에 뿌려주고 다시 한주먹은 윗부분 줄기쪽에 주욱 발라주세요.
이후 3시간 간격으로 위아래 배추를 뒤집어 주세요.
배추를 앞뒤로 뒤집는게 아니라 위쪽 배추를 아래로 아래쪽 배추를 위로.
저는 아주 큰 통이 없어 4개의 통을 놓고 한칸씩 옮겨가며 아래위로 절였어요.
5시간 정도 지나면 절여지면서 부피가 반으로 줄어듭니다.
저는 3시에 절여 5시 한번 8시에 한번, 11시에 한번 1시반에 씻었어요.
중간에 간이 어느정도 죽었다 싶으면 속잎을 하나 떼어 씻어 먹어보세요.
간도 보고 절임 정도도 알수 있어요.
6. 절여지는 동안 육수 준비
배추 절이기가 끝나면 육수와 찹쌀풀을 끓입니다.
육수는 다시마는 기본에 황태나 멸치 등등 방법들이 여러가지인데요.
저는 마트에 황태가 있길래 황태사서 들통으로 반통 한시간반 끓였어요.
다시마는 듬뿍 넣으시고, 황태 넣어 푹푹 끓이시면 되요.
찹쌀풀은 시판 찹쌀가루 사서 되직하게 끓여놓으세요.
찹쌀 있으신 분은 묽게 밥을 해서 갈으셔도 되구요.
육수와 찹쌀풀을 식혀 두세요.
육수가 식으면 고추가루에 부어 미리 불려두세요.
이때 불린 고춧가루에 갖은 야채, 찹쌀풀을 섞으면 김장양념 완성입니다.
즉 이 양으로 배추를 버물러야 합니다.
야채와 육수 추가분, 갖은 야채를 섞으면
양이 거의 배가 되다시피 늘어나요.
때문에 양조절을 잘 하셔야 해요.
# 저는 거의 첫 김장이라 잘 모르고 엄마가 주신 고춧가루를 다 부어
거의 5kg 고추가루를 개어놓는 바람에 김장을 두번 한셈이 되었어요.
제가 절인 배추 15포기를 마쳤는데 양념이 너무 많이 남아
추가로 절임배추 20kg을 수소문해 이틀후에 김장을 한번 더...ㅠ.ㅜ..
그럼에도 양념이 4통이 남았어요.
7. 배추 씻기
세번 정도 맑은 물에 배추를 씻으세요.
씻으면서 배추뿌리 부분을 칼로 다듬어 주세요.
씻은 배추는 속부분을 바닥으로 해서 엎어 쌓아 물기 빠지게 해 주세요.
--- 이렇게 배추를 씻어 물빼는데 12시간 정도 걸립니다.
물론 중간중간 체크해 조금씩 조절합니다.
배추가 숨이 죽은채로 줄기부분이 부들부들? 표현이 어렵네요.
먹어보며 간도 보세요.
8. 김장 당일 - 부재료 씻어 놓기 (미리 씻어놓아도 됩니다)
쪽파, 홍갓, 미나리를 씻어 물기를 뺀 후 0.5cm 간격으로 썰어 줍니다.
청각은 물에 4,5번 잘 씻어 이물질이 없게 해 최대한 쫑쫑 잘게 썰어 줍니다.
9. 양념배합
불린 고춧가루에 분량의 찹쌀풀, 새우젓, 액젓, 갈아둔 양념, 넣어
되직함 정도를 본 후 싱거우면 액젓 새우젓 등을 가감합니다.
청각, 매실액기스, 최종적으로 야채 부재료를 섞어둡니다.
무채를 썰어 섞기도 합니다.
10. 양념 바르기
절여진 배추의 잎사귀부분부터 안쪽으로 발라줍니다.
한주먹 쥐고 겉면에 통으로 발라준 후
꼼꼼히 바깥쪽 잎부터 안쪽으로 한장씩
-- 저도 멋모르고 엄마 김장 거들기 시작할 때
진짜 저렇게 한장한장 양념을 바른다는 사실에 기절할 뻔 했어요.
그렇더라구요. 한장한장 양념을 발라야 김치가 되더라구요.
양념 발라진 김치는 이쁜게 겉잎으로 감싼 후
김치통에 정리. 이때 살아있다 싶은 포기는 윗면에 굵은 소름 7,8알갱이 정도 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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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핸 아마 담주쯤 할 예정입니다. 2018년 김장 요약정리본도 올릴 예정입니다.
작년에 해본 감이 있다보니, 추석에 선물 들어온 배(늘 김냉에 넣어두다 썩어 반을 버렸... ㅠ.ㅜ..)
시어른이 챙겨두신 마늘 한봉다리, 엄마가 올해 생강이 좋다며 사놓고 처치곤란이 되어 얻어온 한주먹,
오뎅탕 한다고 사놓고 김냉에서 세월 보내는 무우 크다란거 한개, 등등을 갈아놓고 찧어놓고...
이렇게 부재료만 슬슬 해 놓아도 벌써 반은 끝냈것 같은 착각....
배추 절일 생각에 깊은 한숨이 절로.... ㅠ.ㅠ....
제가 약간 음식부심이 있어서 할려면 제대로.. 요런 막되먹은 생각에
주변에서 절임배추 사라는 성화에도 난 절여서 할거야..라는 고집을 부리는 상황이예요.
절임배추 사면 일이 반에반에반으로 줄어드는 것 같아요. 절임배추 추천입니다. 두번추천이예요.
그냥 전 제대로 3년은 해보고 절임으로 바꿔야지 생각하는 터라 묵묵히 3년은 고생할려구요.
자 그럼 2018년 김장 모두 완전 맛있게 담아지길 바랍니다. ^^